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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공유하는 꿀벌들의 모임, 쉐어비파티에서 공유경제 실천해요

 

코워킹스페이스, 공유기업, 공유경제 등 요즘 공유라는 말이 점점 생활에 스며들고 있는데요. 공유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세요?

 

우리 선조들은 품앗이나 두레 등 농사일에 품과 각종 기구 등을 자연스럽게 함께 나누며 사용해왔습니다. 현대에 와서 공유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어쩌면 어렵게 생각되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아진 아이의 옷을 물려 받거나 전기드릴을 빌려주는 등 이미 소소하게 공유를 실천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텐데요. 이렇게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더 많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겠죠?^^

 

사실 나눠쓰고 싶어도 주위에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 대전에서는 매월 공유를 실천하기 위한 작은 모임인 ‘쉐어비파티’가 열리고 있습니다.


공유디자인연구소와 쉐어비파티


2014년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공유경제 아카데미’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단순히 배움에 머무르지 않고, 공유와 공유경제에 대해 좀 더 깊게 공부하고 적용해 보기 위해 ‘공유디자인연구소’를 만들었는데요. 작은 실천 단위로는 매월 '쉐어비파티'를 열고 있습니다.



 

‘쉐어비파티’를 작명한 공유디자인 연구소 안수진 대표에 의하면 ‘쉐어’는 말 그대로 ‘공유’란 의미고, 벌의 ‘bee’를 붙였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bee가 ‘모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쏘잉비’라고 하면 바느질하는 모임이 되고, ‘쉐어비’라고 하면 공유하는 모임이라는 것이죠.

 

유성구의 코워킹스페이스 벌집이란 곳에서 강연을 듣고 난 후 bee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미 나무들이 있고 나무들은 각자의 역량을 갖추었지만 그 나무들이 다 떨어져 있고 그것들을 잇는 꿀벌들이 없다”라는 말을 듣고, 꿀벌의 활동에 큰 의미를 두면서 쉐어비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요. 그러니까 쉐어비는 공유하는 ‘꿀벌’과 ‘모임’란 중의적 표현입니다.

 

쉐어비파티는 외부의 지원없이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3주년 기념 쉐어비파티


쉐어비파티는 대부분 회원들의 공간을 공유하며 진행되는데요. 지난 7월에는 쉐어비파티 3주년 기념으로 ‘땡큐베리팜’ 최선희 대표의 블루베리 농장 공간에서 1박2일로 열렸습니다.

 



 

‘자외선 시러시러~ 선그라스~’

 

매월 달라지는 ‘드레스코드’에 맞춰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합니다. 이번 3주년 드레스코드는 ‘자외선 시러시러~ 선그라스~’였는데요.

 

뜨거운 태양이 잠든 깜깜한 밤이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습니다. 드레스코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베스트 드레서에게는 공유물품을 먼저 선점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소중하지만 자신에게 필요 없는 ‘공유 물품’



‘공유물품’은 소중하지만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한 개 이상 가지고 파티에 참석하게 되는데요. 먼저 각자 가지고 나온 공유물품을 소개하고 값을 정한 후에 서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파티에 그냥 참석하기 보다는 그달의 드레스코드와 공유 물품 등 기대하는 마음과 준비물을 가지고 참여하면 그 즐거움이 배가가 되는데요.

 

이번 3주년 기념 쉐어비 파티의 공유물품으로는 직접 수확한 블루베리와 새치 염색이 가능한 스틱왁스, 사이즈 별로 가지고 있어 짐을 줄일 요량으로 가지고 나온 계량컵, 디퓨져 등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나왔던 공유물품 중에는 선물 받았지만 사용하지 않아 값어치 있게 사용해 주길 바란다는 핸드메이드 접시부터 서예를 하시던 시아버님의 벼루와 먹, 차량 휴대폰 충전기, 책꽂이, 신발과 옷가지 등 다양한 공유물품들이 나왔는데요.

때로는 공유물품으로 살림 장만도 하고, 베스트 드레서 특권으로 선점한 명품지갑을 결혼기념일 선물로 생색내기도 하고, 제가 입고 다니는 옷 중에는 공유물품도 꽤 있답니다.^^


공유의 필요성과 신뢰


지금까지 만들어진 생산품만으로도 인류가 살아가기에 충분하다고 해요.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지금 새로이 물건을 만들어 내기보다 서로의 물건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이 환경을 위하고 또 다음세대를 위한 노력’이 공유를 실천하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유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 내가 필요한 물건이 있고 플랫폼 등을 통해 그것을 쉽게 찾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그런 조건이 갖추어졌어도 신뢰가 없다면 쉽게 공유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기반으로는 SNS에서 그 사람의 활동 이력을 보고 거래를 하게 되고,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며 공유를 확산할 수 있습니다.




공유디자인연구소에서는 지난해 내부적인 공유 실천에서 벗어나 범위를 확대해 대전 시민과 함께 공유를 실천하기 위한 시도를 했는데요.

 

그동안 모은 쌈짓돈을 가지고 써유 공유우산을 만들어 대전 지역 곳곳에 비치해 공유 확산을 시도해 시민들의 환영과 주목을 받기도 했답니다.


공공의 지원으로 확장되는 공유



 

지난 7월 주민제안 공모사업으로 대전시 서구 도마1동에 ‘생활물품공유센터’가 개소했는데요. 텐트나 전기드릴, 예초기 등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고가의 제품을 저렴하게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도마큰시장 고객지원센터' 내 '상인교육관'은 서구 활동가들 모임인 서구마을넷과 협약식을 가졌는데요. 덕분에 공간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공동체들이 안정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공영 자전거 '타슈'도 공유 개념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대전시가 적극 운영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물건과 공간을 넘어 ‘나를 공유합니다’



 

이번 쉐어비파티는 3주년 특별 파티라서 자유로운 시간으로 교육 등 몇 개의 순서가 빠지긴 했는데요. 그중에는 ‘나를 공유합니다’라고 해서 파티 참석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있습니다. 

 

서로 가진 재능과 생각을 알게 되면 협업점을 쉽게 찾을 수 있겠죠. 그런 의미로 진행되는 코너로 각자 사업에 대한 공유도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공유는 단순히 물건과 공간을 넘어 재능과 시간까지도 가능합니다.

 



쉐어비파티는 학생, 마을신문, 공유기업, 사회적 기업가 등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하며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데요.

 

실제로 모임안에서 직원 채용으로 연결되기도 했고, 직원과 대표가 함께 참여함으로서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를 이루기도 합니다.

 

쉐어비파티를 통해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을 거쳐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하는가 하면, 모임에서만 만나는 관계가 아닌 사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협업 관계를 이어나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쉐어비 파티에 오면 그동안 힘들었던 일을 잊게 되고 웃을 수 있어 힐링이 된다고 합니다. 쉐어비파티 통해서 끈끈한 정을 나누고 서로에게 언제든 편하게 전화해서 물어볼 수 있고 그런 관계가 만들어 졌다고요.

 



 

쉐어비파티는 공유에 관심있는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공유디자인연구소 쉐어비파티‘에 공지된 8월 파티 계획을 보시고 참여해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 오세요~


 

공유디자인연구소 쉐어비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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