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입니다. 3월을 향한 설렘이 조금씩 언 가슴을 녹이지만, 설렘만으로는 추위를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겨울 추위가 아직도 한창 기승을 부릴 때죠. 그렇다고 집 안에만 있기엔 그저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좀이 쑤시기만 합니다. 어디로든 오감을 호강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야죠!
이런 때에 재미난 전시 소식은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숨바꼭질하듯 집 안에서 꽁꽁 숨어있을 대전시민을 위한 독특한 체험전. 비록 작은 전시이지만 추위도 잊게 만들만큼 고맙게 여겨집니다.
대전 '롯데갤러리'가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특별한 체험전<겨울잠 말고 놀이>을 선보였습니다. 미디어 작품들로 구성된 아기자기한 전시는 아쉽게도 2월 5일이 전시 마지막 날이었네요.
▲롯데갤러리 특별 체험전 현장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미디어 작품 이야기 좀 해볼까요?
미디어란 매체는 범주가 다양하죠. 이제는 단순한 정보제공의 차원을 넘어 현대인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생활양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개인적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비중을 많이 차지하게 된 거죠.
미디어 창작그룹 '리즈닝 미디어'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겨울잠 말고 놀이'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눈길을 끕니다.
'리즈닝 미디어(reasoning media)'라고 들어보셨나요?
인문학으로 놀이와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미디어 창작그룹이라고 하는데요. 리즈닝 미디어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 형태의 미디어를 제시하여 어린이, 어른 모두가 언어와 문화를 뛰어 넘어 생각을 공유하고 넓혀가는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 집니다. 또한 미디어의 사회적 올바른 역할과 전시콘텐츠의 지역적 확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번 롯데갤러리 특별한 체험전 역시 대전 내 색다른 전시콘텐츠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롯데갤러리 '특별 체험전' 현장
미디어의 여러 갈래 중, 이번 체험전이 선택한 작품들은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구성을 따르고 있죠.
'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언어 그대로 '상호작용하는 매체'의 뜻을 지닙니다.
텍스트, 그래픽, 애니메이션, 영상, 소리와 같은 여러가지 콘텐츠를 눌러서 사용자의 동작에 반응하는 디지털 시스템으로 통하는데요. '대화식 매체', '대화형 미디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움직임에 창의적으로 답하는 미디어 속 영상의 움직임은 기발합니다.
요즘 어느곳에서나 화두가 되는 것은 '공감'과 '소통'입니다. 인간생활 다양한 영역에서 밀접하게 작용하는 미디어가 쉽고 유쾌한 방식으로 인간을 향해 소통을 시도 합니다. 어렵지 않게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작품들 안에서 신기하고 재미져서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 이정도면 매력점수 99점 줘도 되겠죠?
크기도 모양도 색도 다른 블럭들이 구르고 움직일 때마다, 주변에 그림자를 그려 내듯 각자 지닌 색으로 패턴을 찍어냅니다. 블럭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이 작품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할 거예요. 손과 눈의 능력을 동시에 활용하여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이런 류의 작품들은, 갤러리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을 편하게 해주는 마력을 펼칩니다. 가만히 있는것이 힘든 어린 아이들에게는 특히 이런 체험전시가 꼭 맞는 옷처럼 편안합니다.
돋보기를 들고 스크린을 향해 감각을 곤두세우면 다양한 상이 맺혀 눈앞에 펼쳐집니다. 작품을 향한 관심을, 집중된 어떤 행동으로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특징이 드러납니다.
블럭으로 길을 만들면 길 끝에서 강아지들이 바닥에 스며져 있는 듯 화면에 떠오릅니다. 제한 시간 안에 미로 속의 강아지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블록을 이어 길을 만들어 주면 되는 방법 인데요. 성취 욕구가 불타오르는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화면 앞에 서서 사진을 4번 찍으면 체험전의 추억을 담아 '나만의 상자'를 만들 수 있는 도면이 출력되는데요. 좋아하는 동행자와 함께 화면을 바라보고 서서 사진을 찍는 일만으로도 유쾌한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되리라, 체험전을 찾는 모든 이들을 향해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출력된 도면을 정성스레 오리고 붙여 만든 아이와 엄마의 특별한 종이상자. 사진과 패턴이 고루 배합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상자가 구겨지진 않을까 걱정되어 가방이 고이 모시고 돌아 왔네요.
이외에도 겨울 눈이 내리는 스크린에 몸을 싣고 어딘가로 여행온 듯한 디지털적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체험도 있으며, 화면에 있는 단어를 조합하고 문장을 만들기 위해 몸을 열심히 움직여 보는 몸놀이 체험도 가능했는데요. 직접 움직여 보는 롯데갤러리의 특별한 이번 전시는 활동이 부족한 겨울철에 딱 맞춤으로 여겨졌습니다.
바깥놀이가 부족한 겨울철 어린이, 그리고 웃음기 없고 상상력 고갈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어른 모두에게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했으리라 생각되네요. 아이 보다 더 신나게 놀다온 어른, 여기 한 사람 손!
롯데갤러리 대전점 |
대전광역시 서구 계룡로 598 롯데백화점 대전점 9층 |
문의 |
042-601-2828 |
전시기간 |
2017.01.13~2017.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