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사람이 소소한 인연으로 만나 시작한 결혼.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둘만의 가정을 이루며 세상으로 한발자국 걸어가는 그 시작점은 누구에게나 기억되기 마련입니다.
작은 집에서 아기자기하게 만들면서 웃고웃으며 살아가는 때를 기억해보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랑의 연으로 만나 어렵사리 신혼집을 마련하고 완전하지 못한 모양으로 살더라도 주변의 한점한점을 살펴보며 아름답다라는 의미를 여기저기에 부여합니다.
대전 선화동 높은 언덕길에 집을 마련하고 제2의 삶을 그려가는 처음. 이 장소에서 주변을 살펴보다 찾은 카페 <시레>. '시레'라는 말은 깊고깊은 산속에 흐르는 차가운물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지요.
주변의 건물들과는 다른 비율로된 건물이기에 요리조리 살펴보다 문앞에서야 이곳이 바로 천천히 음악과 커피를 즐길수 있는 카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용하고도 분위기있던 카페인데요. 다시 걸음을 한 이곳은 처음느낌 그대로 맑은 기운의 차와 음악이 시간과 함께 천천히 걸어갑니다.
다른 어떤 카페와는 다르게 단순한 간판, 커피, 음악. 그저 지나치는 사람들은 이집의 간판이라 착각하겠지만 '시레'라는 이름이 이번 걸음의 종착지입니다.
이곳은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의 대화와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며 15세 이하의 유아와 어린이들의 출입을 금하는 안내입니다.
시레에 들어서면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곳이 펼쳐집니다. 고풍스러운 가구위에 올려진 녹색 잎사귀들이 분위기를 한층 더합니다. 일반적인 카페와는 다른 구조, 시레 박사장님의 담백한 이야기를 거치면서 이곳이 손수 건축한 곳임을 알게됩니다.
추억에 젖어 방문한 외로운 손님임에도 박사장님은 한적한 탁자로 이끌어 주변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벽에 걸린 여러모양의 액자들, 저멀리 보이는 악기들. 알게모르게 귀를 오고가는 분위기있는 재즈음악.
모과차 한잔을 기다리며 여기저기 알맞은 자리에 놓여있는 악기와 오디오 그리고 커다란 스피커. 은근히 잘어울리는 자연속 북과 언제라도 큰소리를 뿜어낼것 같은 트럼본. 여기저기 쌓여있는 CD들 그리고 글이 담긴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장님은 무엇을 했는지부터가 궁금해집니다.
따뜻한 담소로 얼은 몸을 식혀주며 카페를 짓기 위한 15년동안의 고민을 듣다보면 한시간의 시간이 금새 지나갑니다.
지금도 스스로 찍은 사진은 없다며 한사코 거절하는 겸손함에 이야기만 길어져 인생사를 하나하나 이야기하다보니 이곳은 음악속에 흐르는 담소만 가득한 곳입니다.
대화를 통해 진실된 마음을 알아가고 처음느낌 그대로 담백한 카페, 삶의 위로가 되는곳 이곳은 선화동 <시레>입니다.
운영시간 : 오전 11:30~오후 9시(일요일은 휴무)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의 휴식공간으로 15세 이하 유하, 어린이들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