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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동구맛집

대전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물총, 김치 한 점과 후루룩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대전에 있는 음식점 중, 좀 많지 않나 싶을 정도로 가는 길 골목마다 한두 개쯤은 어김없이 자리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칼국수'집 아닐까 싶습니다. 모처럼 서울에서 지인이 방문한 지난 일요일 벼르고 별렀던 '오씨칼국수' 집을 다녀왔습니다.

 

사진으로, 방송으로 보고 들었지만 정작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서울에서 내려온 지인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곳에 가고 싶다고 하니 마침 잘 됐습니다. 듣자하니 항상 줄을 서서 기다려 먹는다고 하여 붐비는 점심시간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느즈막히 찾은 시간은 일요일 오후 2시 50분, 주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문 앞에 가보니 말 그대로 문전성시입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칼국수집 앞에서 줄 서 기다리는 식객들을 비집고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칼국수를 먹고 있습니다. 번호표를 뽑아 들었습니다. 저의 대기번호는 188번입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밖에 나와 대기번호를 살피니 159번입니다.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돌아간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얼추 20여 팀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한참을 기다린듯해 보이는 대기자에게 몇 번이냐 물었더니 165번이고 현재 50분째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늦은 점심식사라 하지만 이 상태로라면 점심식사를  4시나 돼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게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수도 있겠지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른 음식을 찾아갈까도 싶었지만 일부러 맛집이라 검색하고 찾아온 서울 지인의 눈빛을 보니.. 아.... 그냥 기다려야겠습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남는 시간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니 칼국수 면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밖에 기다리는 손님들을 감안한다면 저렇게 하루 종일 면을 밀어야 할 것 같아 보입니다. 기계의 힘을 빌리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맛을 유지하려는 초심을 지키기 위한 모습인듯하니 보는 내내 기분이 좋습니다.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기만 합니다.

 

시간이 30분 이상 지났습니다. 밖에서 대기 중인 사람들도, 식당 내에 있는  사람들도 바뀌었습니다. 제 순서가 가까워졌다는 말입니다. 시간은 3시 30분. 번호표를 뽑아 들은지 어느새 35분이나 지났습니다만 이제 곧 입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대전에 왜 이렇게 칼국수집이 많고, 또 인기가 많을까요? 오죽하면 매년 '칼국수 축제'까지 열리는것일까요?

 

이유는 칼국수의 주재료인 '밀가루'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밀가루가 흔한 식재료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한국 전쟁 때부터라고 합니다. 미군의 식량 원조시 무상 구호 물자 중 하나가 밀가루였고, 우리나라 철도 운송의 거점인 대전역이 구호물자의 집산지 역할을 한 것도 큰 이유가 되었다합니다.

 

그런 이유로 대전지역이 밀가루 유통의 거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대전역 주변의 상권에 칼국수 전문점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니 칼국수가 어느새 우리가 쉽게 접할수 있는 흔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대전의 대표 향토음식이 칼국수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드디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오랜 기다림은 기대감을 더 크게 증폭시킵니다. 우리가 주문한 '물총' 1㎏이 먼저 등장합니다. '물총'은 음식의 이름이고 요리에 쓰인 조개는 '동죽'입니다. 동죽은 다른 조개류와 마찬가지로 빈혈에 좋은 철분이 많고, 피로회복에 좋은 아미노산 역시 풍부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살이 통통해 '맛이 좋다'는 것일 겁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둘러앉은 지인들이 표정을 보니 모두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동죽 조개 사이로 알싸한 청양고추가 보입니다. 개운한 국물에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물총 동죽

 

 

먼저 국물 맛을 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개운함에 청양고추가 제법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청양고추는 '신의 한 수'입니다. 앞으로 집에서 조개탕을 끓인다면 꼭 참고할 생각입니다. 조개를 꺼내 먹어봅니다. 역시 통통한 조개의 식감, 매우 좋습니다. 동행한 지인들은 분주히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참고로, 아이들이 먹기엔 약간 맵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총

 

 

그러는동안 등장한 손칼국수(2인분)입니다. 아까 열심히 반죽을 밀던 모습이 떠오르니 이 맛도 또 기대됩니다. 국물 맛이 궁금합니다. 국물을 떠먹어보니 시원하고 담백한 조개국물입니다. 면을 휘휘 저어보니 아래에 깔린 동죽이 올라옵니다. 멸치육수로 만든 칼국수와는 또 다른 개운함입니다.

 

 

칼국수맛집 오씨칼국수

 

 

직접 밀가루를 숙성하고 홍두깨로 밀어 썰은 국수라서 면발이 일정치 않습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시간은 어느새 4시를 넘겼습니다. 이게 늦은 점심인지 빠른 저녁인지, 이젠 그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땀 흘리며 즐거운 한 끼를 먹고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사실, 먹는 내내 식당 안쪽에 붙어 있던 김치에 대한 안내문구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매우니까 조금씩 자주 꺼내 먹으라는 안내에 겁을 집어먹은 저는 칼국수를 먹는 내내 김치는 한점도 집어먹질 않았습니다. 매운맛이 입안을 마비시키면 담백한 칼국수 맛이 사라질 듯 해 칼국수를 먹는 내내 바라만 봤던 김치입니다.

 

하지만 맛은 봐야겠기에 마지막 면발을 '호로록' 한 후 먹어 본 김치는 '역대급'입니다. 매운 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제가 감당하기엔 애초부터 무리였습니다만, 저와는 반대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아내는 연신 '엄지척'입니다. 김치에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네요. 아주 맵다는 것은 필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항상 말로만 듣던 음식점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대감이 증폭된 '오씨칼국수'는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한 지인도 흐믓해하니 제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대전이 왜 칼국수의 고장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말이 아닌 맛으로 !

 

 


 

※오씨칼국수

▶ 주       소 : 대전시 동구 옛신탄진로 13 (삼성동 304-36)

전화번호 : 042-627-9972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9시

휴 무 일 : 매주 월요일

▶ 대전역에서 1.4㎞ (택시비 약 3,000원) / 대전복합터미널에서 2.2㎞ (택시비 약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