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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박물관ㆍ시설

서구-유성구 잇는 카이스트교, 국내 과학자 이야기를 품다

참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카이스트로 가려면 집 부근에서 갑천만 건너면 바로 건너편이 카이스트인데, 갑천대교나 대덕대교로 돌아서 가야만 했죠. 

카이스트는 국내 최고의 과학 인재가 다니는 대학이자 연구기관이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봄이면 벚꽃 명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고, 캠퍼스 내에서 앞서 가는 연구 전시물도 관람 할 수 있으며 조용하고 넓은 캠퍼스는 산책하기에도 그만이지요. 분수 연못에서는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오리와 거위 식구들의 행진도 볼 수 있고요. 

그뿐인가요. 캠퍼스 내의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싸게' 먹으며 캠퍼스의 낭만도 살짝 즐겨볼 수 있어요.^^

 

(출처)대전광역시 개통식 자료사진

 

그런데 멀리 돌아가려면 차를 이용해야 했는데, 다리가 생긴다는 소문이 무성하더니 어느 날 갑천 위에 카이스트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생겼어요.

다리가 생긴다더니 겨우 징검다리?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도 아니고...실망하며 다시 몇 년이 지났는데, 어느 날 안전막이 둘러쳐지고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 시작이 반인가요? 엊그제 공사를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2년 반의 시간이 지나고 완공되어 12월16일에 개통을 하였답니다!

개통 하루 전인 15일에는 중공식이 있었는데, 급한 마음에 하루 전에 미리 보고 왔어요.^^ 갑천을 건너는, 서구와 유성구를 잇는 또 하나의 가교, 카이스트교~!

처음에는 가칭 '융합의 다리'라고 하더니 최종적으로 카이스트교가 되었네요. 이름이 확실하여 누구라도 '이 다리를 건너면 카이스트로 가는구나' 하고 금방 알거예요.^^  

 

 

카이스트교는 총길이 272.5m에 다리의 폭은 25.9m로 4차로로 건설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설계했겠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다리를 보면 조금 아쉬운 점이 보입니다. 이왕이면 카이스트 정문에서 직접 연결되도록 다리를 대각선으로 놓을 수는 없었나 하는 것입니다. 

지금 새로 놓인다리로 들어서려면, 카이스트 정문에서 나와서 좌회전 했다가 다리쪽으로 우회전을 해야 카이스트교로 들어서고, 다리를 건너서 다리 끝에서 갑천도시고속화도로를 직각으로 만나니 신호등으로 다시 흐름이 차단된다는 것입니다. 갑천도시고속화도로의 입장에서도 신호등으로 차단되는 것은 흐름을 한 번 끊는 것인데 말이죠.

굳이 이렇게 설계한 것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겠죠? 궁금하군요.


 

 

카이스트 교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다리 중간에 과학자의 흉상이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서구에서 카이스트 방향으로 넘어가는 왼쪽으로는 현대의 과학자 4명의 흉상이 있고오른쪽에는 고려와 조선등 국사책에 등장하는 과학자 흉상이 있습니다. 

현대의 과학자 흉상은 어떻게 선정되었을까요? 선정에 의문부호가 찍히는 인물이 포함되어 향후 이견이 좀 나올 것 도 같습니다. 

 

최순달(1931-2014)이상수(1925-2010)

 

최순달(1931-2014)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소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발사에 성공한 과학자입니다. 

 이상수(1925-2010)한국과학기술원의 초대 원장이자 물리학자로서 한국 광학 발전에 기여하였고 레이저 연구분야를 국내 최초로 개척하였으며, 1980년대 후반 카이스트의 대덕 시대를 연 과학자라고 합니다. 

 




이원철(1896-1963)우장춘(1898-1959)

 

이원철(1896-1963)우리나라 최초의 이학박사로 천문기상학을 개척하였고, 광복 후 중앙관상대 초대 대장을 하였습니다. 

우장춘(1898-1959)은 명성황후 시해에 참여 후 일본으로 망명한 우범선과 부인인 일본여자의 아들로 유전육종학자입니다. 한국전쟁 직후에 한국으로 와서 식량난 해결에 기여하였으며 한국 농학의 뿌리를 내렸다고 합니다. 

오른쪽에서부터 보면 조선시대 허준, 장영실의 흉상, 고려시대 화약 무기 발명가인 최무선의 흉상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유명한 역사 속의 과학자들이죠. 

그런데 끝의 한 자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위해 빈 자리로 남겨두었다네요. 미래의 과학자를 과거의 과학자 옆에 나란하게 둔다는 것이 조금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조만간 이 자리가 채워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허준(1539-1615)

장영실(1390-1450) 기록상 생몰 연대가 정확하지 않은 분입니다.

최무선(1325-1395)

? (?-?)


카이스트교를  오가는 많은 시민, 특히 학생들이 과학의 꿈을 꾸고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우리나라 과학을 대전이 선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