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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수학, 어렵지 않아요! 2016 대전수학체험 한마당

'수학'을 떠올리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신다고요? 재미있게 수학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2016 대전 수학체험 한마당이 22일부터 23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렸습니다.

 

 

5월에도 수학체험전이 열렸기에, '사이언스데이'처럼 봄·가을마다 열리는 행사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들 학교에서는 행사 안내문이 왔는데요. 막상 행사장소인 국립중앙과학관 누리집에서는 '2016 대전 수학체험 한마당'에 대한 자세한 공지글이 없더군요.

알고보니, 해마다 꽃피는 봄에 열리는 '무한상상 수학체험전'이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라면, '대전수학체험한마당'은 대전광역시교육청이 가을마다 주최하는 행사더라고요. 아, 저만 궁금했나요?^^ 뭐, 어디서 주최하든, 우리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에 숨어있는 수학 원리를 찾아보고 수학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체험 장소로는 국립중앙과학관이 딱이죠.

올해로 8회를 맞이한다는 이 행사는, 당연히 수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겠죠?

 

대전의 ·중·고등학교에서 뽑힌 50개 팀이 '수의 세계·평면도형의 세계·입체도형의 세계·생활 속의 수학'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또 수학 문제 풀기는 싫어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한 경진대회도 열렸고요, 그래도 수학이 어렵고 싫은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팍팍 심어주는 수학클리닉 등도 마련되었대요.

 

 

또 같이 부스 대기줄을 서면서 다른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수학체험전'과 '수학체험 한마당'에 참여하고 받은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재된다고 합니다. 알짜정보죠? 이후 수학자 혹은 과학자의 꿈을 지닌 친구들에게는 진로 탐색에 좋은 기회가 되겠네요!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아침 10시부터 시작하는 행사는 적어도 30분 전에 도착해야한다는 걸 뼈저리게 알았지요. 저희는 일요일 아침에 부지런히 달려 9시에 과학관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많은 청소년들과 가족들이 와 있더군요. 정말 부지런한 도시, 교육열이 빛나는 도시, 여기는 대전입니다.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예약제를 거의 폐지하고, 선착순제로 바꾸어서 좋았답니다. 예전에는 특히나 부지런한 분들이 미리 부스들을 돌며 예약을 선점해 버려서, 10시 반쯤 오면 오전 체험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할 때가 많았거든요. 오늘은 오직 은근과 끈기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체험기회가 열렸지요. 물론 수학체험한마당의 인기를 '증명'하듯 한 부스마다 30분 이상은 기다렸습니다.

 

 

그럼, 수학체험한마당에 방문한 기념으로 몇 가지 체험코너를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수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1시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던 '알았다! 수학~ 켜져라! IQ 램프'입니다.

 

 

IQ 퍼즐램프는 1973년 덴마크의 골판지 디자이너 홀거 스트롬이 발명했대요. 같은 모양의 조각으로만 이루어지는데, 조각 수에 따라 완성된 모양이 달라지고 안쪽에 램프를 연결하면 무지 무지 멋진 조명이 된답니다.

실은 요 IQ 퍼즐램프를 지난 봄, '무한상상 수학체험전'에서도 보고 22일에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에서도 봤습지요. 그런데 기다린 보람도 없이 예약도 대기도 안되어 너무 아쉬웠거든요. 각 조각에는 꺾인 홈 2곳과 안 꺾인 홈 2곳이 있어요. 각을 연결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꺾인 부분은 꺾인 부분끼리, 안 꺾인 부분은 안 꺾인 부분끼리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

 

 

멋지죠? 30조각의 퍼즐로 완성된 IQ 램프랍니다.

두번째는 '기온 측정 가능한 황금비 품은 부채 만들기'입니다.

 

 

기온 측정? 황금비? 우리말인데, '부채' 말고는 알쏭달쏭합니다. 옛날부터 인간의 눈에 가장 아름답고 편안해 보이는 길이의 비율이 있는데, 약 1:1.618이래요. 이 비율을 황금비라 하지요. 어린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한 사람씩 컴파스로 작도해 가면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시온안료는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신기한 물감인데, 마이크로캡슐을 분말 형태로 만든 것이래요. 이 마이크로캡슐에는 전자공여체와 전자수용체가 있는데, 온도가 낮아 결합을 하게 되면 색을 띄게 되고, 온도가 높아 결합이 끊어지면 무색으로 변하게 된대요. 자유롭게 색칠한 부채가 다 마른 뒤, 따뜻한 엄지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떼자 정말 그만큼은 색깔이 사라지네요.

 

 

최신 인기가요 제목을 패러디한 'Pick me Pick me Flexi-ball'은 정사각형 모양 색종이로 만든 공입니다.

 

 

색종이를 접어 60개의 조각을 만들고 그것을 순서대로 이으면 기본적으로 동그란 공 모양이 되지만, 아무 곳으로나 찌그러져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 좋은 녀석이네요. 어른도 60개 조각을 접기 어려워서 아이들 넷이 모여 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완성품은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친구가 가지고, 나머지 아이들은 같이 만들었다는데 의의를 두었네요.

 

 

정다면체는 모든 면이 합동이고,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인데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까지 딱 5종류만 있대요. 이 중에서 Flexi-ball처럼 아무 방향으로나 납작하게 찌그러뜨려 접을 수 있는 정다면체는 정육면체 뿐이래요. 그 이유는 정육면체를 구성하는 도형들이 정사각형이고, 정사각형의 네 꼭짓점을 시계방향으로  A,B,C,D라고 할 때 A와 C를 잡고 양쪽으로 당기면 B와 D가 서로 맞붙기 때문이래요.

아이들 덕분에 어깨 너머로 제가 배우고 갑니다. 수학, 어렵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이, 날마다 날마다 학교에서도 이렇게 재밌게 수학을 배우고 익히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