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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원도심이야기

계룡문고 서점속 문학관, 책숲에서 무더위 탈출하실래요?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세상, 자고나면 새로운 정보들로 가득한 정보의 바다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필자를 비롯한 7080의 세대는 SNS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에 물든 신세대들과 달리 그들에 뒤질세라 열심히 달려 가고 있는 중년세대들입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발달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소식들을 신속히  알 수 있고 공유 할 수 있는 세상, 즉 GIGA LTE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여전히 책과 친숙하신가요?. 



대전의 대표문인 5人(권선근, 최상규, 정훈, 한성기, 박용래)_계룡문고



20세기만해도 신문이나 책, 잡지가 소통의 최고 수단이었는데, 요즘은 스마트기기 하나로 모든게 통하는 시대입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회사일을 할 수 있는 재택근무, 은행을 가지 않고 스마트폰만으로도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스마트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은 예전에 비해 책방나들이는 많이 뜸해졌습니다.



대전의 대표문인 5人(권선근, 최상규, 정훈, 한성기, 박용래)


박용래 시선 "강아지 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금강" 등 신동엽 시선집등 문학집이 가득하다



7월의 장마비가 여러차례 훑고 지나간 주중 오후, 계룡문고를 찾을 즈음 강한 햇살이 구름을 뚫고 회색빛 도시를 달구니 매우 후덥지근 해 졌습니다. 중앙로 지하상가를 거쳐 계룡문고에 들어서니 조용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더위는 절로 식었습니다.


한때 나는 한 봉지 솜과자였다가

한때 나는 한 봉지 붕어빵였다가

한때 나는 좌판에 던져진 햇살였다가

중국집 처마 및 조롱 속의 새였다가

먼 먼 윤회 끝

이제는 돌아와

오류동의 동


몇 년만의 서점나들이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했지만, 책을 고르고 읽는 조용한 분위기는 예전과 다를바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책이 가득 쌓인 중앙부 기둥 사방엔 대전의 대표문인 5人(권선근, 최상규, 정훈, 한성기, 박용래) 의 얼굴이 새겨진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고, '오류동의 동전' 울보시인 박용래의 詩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박용래 시선 '강아지 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금강' 등 신동엽 시선집을 비롯한 작품들이 대전의 대표문인 5人아래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계룡문고내 중고서점 코너 "



계룡문고 한쪽에 자리한 중고서점 '노란 불빛의 책빵'.

대형서점안의 중고서점은 헌책방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입니다. 여느 중고서점처럼 책을 팔기도 사기도 합니다. 기증받은 책의 판매금액은 모두 지역 아동센터나 보육원에 독서복지기금으로 사용되며 이곳에선 50%나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계룡문고를 방문한 중학생들이 마법사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책 읽어 주는 서점'으로 잘 알려진 계룡문고는 중앙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대전 서점의 랜드마크입니다. 또한 시민들의 약속장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지요. 지난 겨울 책 읽어주는 마법사(현미원 이사)의 그림책 읽는 모습에 반해 언제 한 번 꼭 다시 찾아 들어 보리라 맘 먹었었지만 실천에 옮기질 못했습니다.


마녀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모자와 옷을 입고 가슴을 녹이는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성우였습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책 읽는데 쏟아 붓는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서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폭 빠지나 봅니다. 이날도 중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계셨어요.




서점에서 만나는 대전문학관



서점에서 만나는 대전문학관!


(재)대전문화재단 대전문학관이 개관한지 3주년이 지났습니다. 저 역시 자주 가 보진 못했지만 동구 용전동 신동아 아파트가 자리한 산자락의 자그마한 동산아래 예쁘게 지어진 건물이 대전문학관입니다.

 

사계절 예쁘게 피어나는 꽃들과 새들의 노래소리가 있는 동산의 오솔길을 걷노라면 아름다운 시(詩) 한 구절이 절로 나올듯한 대전문학관의 공간입니다.


이미 대전문학관에서는 지난 3월부터 기획전시로 대전문학관 소장품전 '새로움의 연대를 읽다'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제 막바지를 달리고 있습니다.



대전문학관 소장품전 "새로움의 연대를 읽다" 중 중요도서 8권의 영인본이 전시되고 있다.



대전문학관과 계룡문고가 함께하는 '서점 속 문학관'

 

이번 전시는 대전문학관 소장품전 '새로움의 연대를 읽다'로 대전문학관이 소장한 자료 가운데 1920~1950년대 출간된 중요도서 8권의 영인본입니다.

 

전시된 도서는 백석의 친필 서명이 담긴 시집 '사슴'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 시집 '오뇌의 무도' 등 한국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귀중한 자료들로 꼭 한 번 만나 보시길 강추 합니다. 

 

자~~ 그럼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작품. 감상해 볼까요?



오뇌의 무도_김억의 번역시집



1920년대 한국 시의 체질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김억(1896~?) 시인의 '오뇌의 무도' 는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시집이자 현대시집입니다. 김억 시인은 1923년 우리나라 초초의 근대 창작시집을 세상에 내놓기도 했죠.

 


백팔번뇌_최남선의 창작시조집



 최남선(1890~1957)의 '백팔번뇌'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개인 창작시조집으로 민족주의 문학 진영에서 펼쳤던 시조부흥운동의 시발점 역할을 하였으며 현대시조의 선도적 구실을 한 작품집으로 꼽힙니다. 



자연송_황석우의 첫 시집



'태양계, 지구', '소우주, 대우주', '별, 달, 태양', '아침노을' 등 총 151편의 작품이 수록된 '자연송'  황석우(1895~1960)의 첫 시집입니다. 10여 년간의 시편 가운데 자연시만을 골라 수록한 것입니다.



피리_윤곤강의 시집



'피리'는 광복 이후 창작한 작품을 모은 윤곤강(1911~1950)의 시집입니다. 윤곤강의 작품세계는 해방 후부터 전통 계승에 대한 관심과 민족정서의 탐구가 드러나는데, 이러한 특징은 시집의 디자인에서도 나타납니다.


전통적인 분위기 표현을 위해 개화기 이후 상업적 출판물에서는 거의 사라졌던 방식으로 홍색실을 사용해 종이를 엮고, 표지와 본문 모두 한지를 사용했습니다.



천재시인 백석의 유일한 시집_사슴



'천재 시인'이라 불리는 백석(1912~1996) 의 유일한 시집 '사슴'입니다.1936년 초판본으로 당시 100부 밖에 찍지 않아 희귀본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작품 속에 작가의 고향인 평안북도의 방언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향토적, 민속적 세계를 시의 바탕으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전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 책의 속 표지에는 '영랑 형 백석'이라는 백석의 친필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



이태준의 소설집_이태준 단편선



위 사진의 책은 '이태준 단편선'입니다. 이태준(1904~?)은 단편소설의 서정성을 높여 예술적 완성도와 깊이를 세워 나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체로 현실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시대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예술지상적 색채를 농후하게 나타납니다.



육사시집_이육사 초판본.



이육사(1904~1944)는 일제 강점기의 민족적 비운을 소재로 작품 속에 강렬한 저항 의지를 나타냈는데요. 위 사진은 '육사시집' 초판본입니다.

 

이육사의 유고시집으로 신석초, 김광균, 오장환, 이용악 등의 공동 서문과 함께 '청포도', '절정', '광야' 등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시작품 20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청록집_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3인의 시집



문학 종합지 '문장'을 통해 정지용의 추천으로 함께 등단한 청록파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3인 시집인 '청록집' 입니다. 이 시집에는 39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향토적 서정을 노래한 박목월의 詩, 민족정서의 전통에의 향수를 담은 조지훈의 詩, 시대적인 수난과 절망을 강한 생명욕과 자연을 통해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박두진의 詩 세계를 잘 드러내 있습니다.



계룡문고내에서 전시되는 "새로움의 연대를 읽다"



당시의 문학적 흔적을 새로이 만나본 오늘. 마음까지 푸근함이 컸던 시간이었는데요.

7월 24일까지 대전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되는 '새로움의 연대를 읽다' 진본 60여점도 꼭 만나 보시고 한 권의 책이 전하는 새로움의 감동을 느껴 보시면 좋겠습니다.



"청록집" 초간본을 원문 그대로 재수록한 복각본



또 하나. 요즘 다시 발행되는 근대 시집들의 복각본인데요. 1946년도에 을유문화사에서 간행한 '청록집' 초간본을 원문 그대로 재수록 한 책이 나왔습니다.

 

표기법은 원전에 따랐으며 맞춤법과 띄었기 등을 현행 국어 규법에 맞게 고치고, 한자는 한글로 바꾸고 독자의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어려운 어휘에 대한 어휘풀이를 각 작품아래 덧붙여 놓았습니다.



"서점 속 문학관" 계룡문고에서 전시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문학의 꿈은 있습니다.

 

자라면서 꿈이 바뀌고 어른이 되어 세상 고달픔에 부대끼며 살다보니 잠시 잊고 있었을 뿐, 모든 사람은 문학이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기나 편지도 문학의 시작이고, 그러다 발전하면 시. 수필. 소설 등을 쓰는게 문학입니다. 


삼복더위를 맞은 요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때입니다. 대전문학관을 방문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시원한 숲 속같은 도심속 피서지 '계룡문고'로 오셔서 평소 보고 싶었던 책도 읽고 '서점속의 문학관' 만나 보세요!



대전문인들의 좋은 시를 읽을 수 있도록 "시 확산 시민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詩뿌리다

詩꽃피다



계룡문고와 대전문학관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대전문인들의 좋은 시를 읽을 수 있도록 '시 확산 시민운동' 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 편의 詩가 주는 잔잔한 울림이 행복한 도시 대전,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을 '詩 향기 가득한 도시'로 만들어 나갔음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