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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대전명소 한밭수목원 겨울숲의 매력에 빠져 보자

▲ 엑스포시민광장을 중심으로 왼쪽은 한밭수목원 서원 오른쪽은 동원이다



새하얀 함박눈이 온 세상을 가득 메우는 겨울. 겨울의 묘미를 한껏 즐기고 싶으신가요? 병신년 새해 겨울은 추억을 남길 눈도, 두껍게 꽁꽁 언 얼음도, 손시려 호호, 발시려 동동거리는 모습조차 보지 못하고 올 겨울을 보내는가 싶었는데, 수십년만에 닥친 한파와 폭설에 전세계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대기 온난화현상으로 촉을 틔웠던 한밭수목원 양지 매화는 다시 하얀눈으로 덮였습니다. 일주일 넘게 계속됐던 강추위가 영상으로 바뀌면서 햇살가득 비춰지는 엑스포시민광장엔 자전거 타는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로 가득합니다.




▲ 화려한 경관조명을 자랑하는 한빛탑과 엑스포다리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을 따라 발길이 닿은 곳은 한밭수목원 엑스포광장입니다. 시민광장에서 바라본 하이얀 한빛탑과 빨강 파랑의 조화로 더욱 빛나는 엑스포다리앞에 섰습니다. "견우직녀" 다리라 불리는 엑스포다리(Expo Bridge)는 1993년 대전엑스포가 열리는 해애 설치되어 둔산대공원과 엑스포과학공원을 연결하는 통로로 대전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명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한여름 밤 한빛탑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분수와 견우직녀 다리에서 반짝이는 경관조명은 아름답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지요.. 아름다운 두 개의 아치가 마치 음과 양을 상징하는 한쌍의 선남선녀가 만나듯 매년 견우직녀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곳. 갑천이 흐르는 은하수에 놓인 바로 이 견우직녀다리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 한밭수목원 동원에 자리한 호수




도심속의 한밭수목원의 겨울숲을 걸어 본 적 있으신가요? 

매캐한 사무실 공기에서 벗어나 싸늘한 바람이지만 상큼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한밭수목원은 한겨울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특히 둔산지역에 사무실을 둔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걷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곳입니다.


 

▲ 한밭수목원 동원에 자리한 호수



꽁꽁 얼어붙어 있어야 할 호숫가 분수는 봄날인양 하늘로 치솟고,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분위기로 따스한 햇살에 반짝이는 물빛은 봄이 멀지않았음을 느끼게 합니다. 호수 주변으로 구불구불하게 조성된 테크길을 따라 동원의 끝자락 암석원에 닿습니다. 


▲ 한밭수목원 암석원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따스한 봄날. 이 암석원에 붉은 영산홍이 가득하게 핀 모습을 만나본 적 있으신가요? 그 모습 상상만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형형색색으로 붉게 물들인 이 암석원을 둘러싼 영산홍에 반해 이곳을 찾을 때마다 텔레토비 동산처럼 마구 뒹굴어도 좋을것 같은~, 골집 뒷동산 같은 바로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곳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파란 하늘이 더없이 맑아 보입니다.

 

▲ 한밭수목원 암석원 둘레길




지금은 비록 앙상한 가지만으로 휑한 모습이지만 화려한 꽃이 없어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널직한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절로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이 됩니다. 두 다리엔 튼튼한 근육을~ 두 발엔 편안함을 제공하는 길로 한밭수목원에서도 제일 끄트머리에 자리한 조용한 숲길입니다. 이곳에선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로쇠 나무, 굴피나무, 붉나무, 느릅나무, 독일가문비나무, 참빗살나무 등 귀한 교목들이 줄지어 반갑게 맞아 주고 붉은 영산홍과 푸르름 가득한 건강한 나무들이 눈을 호강시켜 주는 숲길입니다.



▲ 한밭수목원 서원 습지원




비포장된 흙길로 겨울 숲이 안내하는 곳으로 돌아 나오면 엑스포 원형잔디광장을 지나 습지원에 닿습니다. 
여름내 넓고 푸른 잎과 아름다운 연꽃으로 눈호강을 시켜 주던 습지원엔 비단잉어와 이름 모를 큼직한 고기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는 모습이 간간이 보입니다. 


▲ 한밭수목원 서원 습지원의 연꽃이 진 겨울 모습



빛바랜 겨울 모습 그대로지만 아늑하고 참 따스해 보입니다. 이곳 습지원엔 물가에서 잘 자라거나 물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많이 생육하고 있으며  수생식물과 수서곤충 등 조류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로 생태계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푸른 색을 띈 건강한 연잎이 수명을 다해 고개를 떨꾼 모습도 겨울에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입니다. 



▲ 한밭수목원 푸른숲 길이 시작되는 곳


 

여러갈래로 난 숲길 가운데 최고로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침엽수림이 가득한 푸른숲 길입니다. 한밭수목원 서원 전체를 한바퀴 도는 1km 정도의 푸른 숲길을 천천히 걸어보니 50여분 정도 소요되는데요. 소나무숲, 참나무숲(굴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침엽수원 등으로 조성되어 숲이 울창하여 한밭수목원에선 최적의 산책코스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 수북이 쌓인 낙엽은 정말 멋진 장관입니다. 
도심속에서 늦가을.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숲길로 잔잔한 자연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길입니다. 



▲ 한밭수목원 소나무 숲 아래 예쁘게 남아 있는 남천 열매




처음 시작되는 푸르른숲 길의 소나무 숲 아래엔 앙증맞게 오릴조밀 달려있는 남천 열매가 붉은색으로 새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눈호강 하기엔 최고로 멋진 빨간 열매입니다.




▲ 한밭수목원 푸른숲 길 소나무 숲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날. 푸르디 푸른 꿋꿋한 소나무 아래엔 산수국이 걷는이들의 눈길을 끌고 평생 이루지 못할 사랑을 꽃피우는 꽃무릇(석산) 또한 수없이 피어나는 곳입니다. 



▲ 한밭수목원 서원 습지부근 갈대 숲




한밭수목원의 잔디광장 바로 뒷편 갈대가 가득한 습지 주변은  사랑을 속삭이는듯한 운치있는 분위기로 야외 웨딩촬영이 잦은 곳입니다. 그래선지 숲길 이름도 속삭임 길로 불리고 있지요.






한밭수목원 작은도서관 앞 자작나무 길▲ 한밭수목원 서원 숲 속의 작은 도서관 앞 자작나무 길




습지원을 돌고 돌아 숲 속의 작은 문고로 가는 길.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자작나무 꼭대기엔 새들의 지저귐이 가득합니다. 손만 대면 금방이라도 벗겨질 것 같은 하이얀 수피와 하늘 향해 쭉쭉 뻗은 가지는 가히 숲 속의 귀족이라고 불릴만 합니다. 주로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자작나무가 한밭수목원에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큰 키를 자랑하며 맞아주는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가 더없이 아름답게 빛나 보입니다. 달랑 대여섯 그루지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나무입니다. 아름드리로 성장해 이곳에 자작나무 숲이 조성되었다면 참으로 멋졌을텐데 말입니다. 봄에 꽃을 피워 늦가을 길죽한 모양으로 잘 영근 열매가 지금도 나뭇가지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이 자작나무로 팔만대장경을 만들었고,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한 "천마도" 역시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 한밭수목원 졸참나무 숲




숲 속의 작은 도서관을 지나니 드디어 바스락 낙엽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참나무 숲길로 들어 섭니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우리는 흔히 참나무라고 하는데요. 참나무 중에서도 제일 막내인 졸참나무가 숲을 이룬 곳입니다. 참나무 6형제 중에서도 잎이 가장 작은 나무로 열매 역시 제일 작은(졸) 참나무 라는 뜻입니다. 막내둥이를 주로 졸병이라고 흔히들 놀리듯이 바로 그런뜻으로 불리는 참나무 중에서도 제일 막내가 졸참나무랍니다. 



▲ 한밭수목원 참나무 숲




참나무는 여러 종류가 있어 서로 섞여 있으면 구별하기 정말 어려운 나무예요. 숲 해설가인 저도 아직 참나무 육형제들의 특징을 잘 모르고 있을 정도인데요. 우리나라 중부권 최대의 한밭수목원에는 어떤 참나무가 많이 있는지 도토리가 열리는 가을에 산책겸 천천히 둘러보시면 제대로 공부하기 좋을것 같습니다. 참고로 참나무의 육형제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입니다.

한밭수목원 서원에는 주로 침엽수와 활엽수가 많아 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을 찾아 걷기엔 참 좋은 곳입니다. 
느티나무, 오동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 등은 잎이 넓적하고 무늬가 아름답고 단단하여 가구나 목공예품 등의 재료로 이용되는 나무들이 활엽수이구요.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주목, 비자나무 등은 잎이 바늘처럼 가늘고 길며 무결 또한 곧고 단단하여 건축이나 토목 재료로 많이 쓰이는 나무들이 침엽수입니다. 



▲ 한밭수목원 참나무 숲 속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소리는 귓가에 작은 속삭임으로 다가와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집니다.
계절의 변화와 차이 때문에 생기는 나이테는 한 해에 한 개씩 생겨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습니다. 무더위가 한창인 여름날 시원한 바람과 함께 활엽수들 아래 곱게 피어난 소담한  야생화들의 군락들을 보며 걷노라면 어느새 더위가 말끔히 씻깁니다. 
 
오색찬란한 단풍이 지고 나면 늦가을 쯤엔 나무들도 월동준비를 위하여 나뭇잎을 떨어뜨립니다. 천천히 한밭수목원의 여러갈래로 난 숲길을 걸으면서 낙엽은 왜 떨어지는지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고 스산한 겨울 숲길이지만 감춰진 겨울 숲에서 느낌있는 내면의 모습을 느껴보는 시간을 하루쯤 가져 보시는건 어떠신지요? 겨울이 주는 또다른 상큼함이 기다리고 있을것 같지 않나요?



매년 한밭수목원 서원에서 열리는 우리꽃 전시회 입니다.
 




찬바람 불고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을 맨 몸으로 이겨내면서도 나무는 자신의 생명을 다하여 싱그러움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도시인들에게 힐링 할 수 있는 기쁨을 선물하는 도시숲 한밭수목원으로 겨울숲의 매력을 즐기러 나와 보시는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