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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중견배우의 고백같은 연극, '배우할인' in아신극장1관



중견배우의 고백같은 연극, '배우할인' in아신극장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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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고 나온 것인지, 아니면 연극 배우의 고백을 듣고 나온 것인지 

헷갈리는 작품을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신극장1관에서 11월 22일까지 만날 수 있는 '배우할인' 입니다. 




이 연극은 2인극으로 

20년간 대학로에서 연극을 지켜온 중견배우 만달, 





그리고 그와 같은 분장실을 쓰는 신입단원 현우가 등장합니다. 





40대 중반의 무명배우 역을 맡은 장달만 배우는 실제 대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로 

현재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연극 시작전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는데 

“내 인생에서 만났던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작품”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연극을 보기 전이라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깊게 이해는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연극을 마치고 나니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작품에서는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만 배우의 길을 걸어 온 선배 역을 맡았는데요, 

연극배우가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에 나오는 것은 배신이라는 원칙을 자신의 후배에게 고수합니다.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그렇게 대학로의 소극장을 20년간 지켜온 만달은 

갓 입단해  열심히 연습하는 후배 현우가 기특해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주고는 합니다. 




자신에게 많은 경험을 말해주는 선배가 고마운 현우는 더욱 열심히 노력하며 성장해 갑니다. 




그러나 공연이 거듭될수록,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성공이라는 목표에 대한 확신과 열의에 찬 현우는 눈에 띄게 성장해 가고, 

만달은 점점 배우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결국 만달과 현우의 갈등은 점점 깊어가게 됩니다. 

이 갈등은 현우가 대형뮤지컬 오디션에 합격을 하게 되어 

더 넓은 무대를 향해 나아가게 되자 만달은 질투와 혼란으로 

자제력을 잃어버리며 갈등은 폭발을 하게 됩니다. 




연극 “배우할인”은 배우들의 무대 위와 무대 뒤에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연극이 아니라 무대 뒤의 분장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일종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의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배우를 소재로 드러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극장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드러나는 

허무, 욕망, 질투심이라는 감정을 보여주어 

연극을 관람하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극이 끝나고 나면 무대 위에서 

펼쳐진 연극이 배우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나의 이야기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 연극을 보면서 만달이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가 

마치 자신의 배우 인생을 무대 위의 후배가 아닌

관객을 향해 하는 말 같아 많은 생각을 하며 봤습니다. 


그 중 몇 개의 대사를 적어 봤습니다.


“너 연극이 뭐라고 생각하냐? 나 20년 있었어. 대학로에... 이 바닥은 오래 버티는 놈이 이기는거야”

“무대 위엔 너 혼자 있는 것 아니야”

“인생이 녹아 있어야 연기 예술이지”

“연극은 인생 그 자체야... 삶의 일부야...”

“배우는 이제 힘들어...”





연극이 끝난 후 가슴 한 구석에 20년간 소극장무대를 지켜온 중견배우의 

나지막한 마지막 대사가 제 마음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비트박스, 계단, 로비, 극장, 오퍼레이터실, 그리드실, 

스피커들, 조명, 의상실, 분장실, 소품,세트, 객석, 그리고 무대.... 시간 참 빨리 간다”


그 마지막 대사를 들으며 공연 전 제게 자신의 인생에서 만난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작품이라는 말의 의미에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10월 22일(목) ~ 11월 22일(일) / 아신극장 1관

평일(화~금): 오후 8시 / 토,일: 3시, 6시 (월요일 쉼)


주최: 극단 해라 / 주관: 아신아트컴퍼니 / T.1599-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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