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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대전전시회ㅣ나무에 새긴 정신, 제3회 울림서각회 회원전


대전전시회ㅣ나무에 새긴 정신, 제3회 울림서각회 회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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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울림서각회 회원전

대전시청 1층 제1전시실

2015.8.6-11

 

 나무에 새긴 서각의 특징을 잘 표현한 글이

이번 울림서각회 회원전의 주제입니다.

바로, 목향만리(木香萬里)

"나무에 감성을 새기니 그 향기가 만리를 가더라"

 

 

 

 대전 시청에서 참 따뜻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올해로 3 회째 맞고 있는 그룹전인데요,

나무의 느낌이 좋고 그 안에 담긴 글의 의미가 좋아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이젤 위에 놓은 글귀입니다.

읽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난, 아냐~'하고 생각하며 지나갔는데

자꾸 마음 속의 속삭임이 들리는 겁니다.

'넌 좋은 사람이야...넌 좋은 사람이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나더러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자꾸 맘에 걸리면서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이런 것을 교도소에 걸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나다니다 자꾸 보면서 스스로를 교화시킬 것만 같습니다.


인간은 고도의 뇌를 가진 동물이라 

눈 앞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그냥 수그릴 뿐이지  

남의 강압에 의해서는 교화되지는 않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왼쪽 입구에

내 키 높이의 나무판을 세워놓고

회원 방문객들이 방명록 남기듯 축하의 글과 이름을 남겼는데,

일반적인 방명록을 쓰는 것보다  훨씬 좋아보입니다.

이런 것 하나만 보아도 이 울림서각회원의 생각은

시대에 열린 분들일 것 같습니다.

 

 


 

 작은 아들이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제가 거의 매일 아들을 향해 입에 올리던 글입니다. 

"일신 우일신~! 오늘도 새롭고 내일도 또 조금씩 새로워지라구~!" 

크게 욕심을 부리다가는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게 되고,


[남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한

기준에 의해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내일도 또 조금 씩 스스로에게 새로운 것이 있도록 하라]는 

엄마의 고급진 잔소리였답니다~^^ 

 


 

 

 제가 작은 아들에게 즐겨 사용하던 좋은 말들이 이 서각전에 많이 있네요~^^


진인사대천명

"우리 00아, 진인사대천명이야. 일단 네가 할 수 있는것을 최선을 다한 후에

결과에 대해 미련이나 후회를 두지 마. 

결과라는 것은 항상 내가 의도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거야."

입시생들에게 많이 해당이 되겠죠?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인생삼락을 표현한 것인데요,

인생삼락을 [독서, 주, 색]으로 보았네요.

글쎄요~~~시대가 달라졌는지 남녀가 달라 그런지 별로 공감되지는 않습니다.

이 서각은 주진홍 님의 작품입니다.

다른 고전체의 서각에 비해 이 분은 자유로운 아름다움을 표현한

자신의 서각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데요,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 하다보니, 하하~~

저보다 항렬이 2단계 낮은 손자뻘이었습니다~!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

[계절이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지조)을 알 수 있다.]

공자의 말로, 추사 김정희가 세한도에 써서 더 많이 알려진 글귀입니다.


장무상망(忘)

중국 섬서성에서 출토된 와당에 새겨져있던 말이라고 합니다.

[길이 서로 잊지말자.]

마치 '어미 모'자 처럼 보이는데 '말 무'자라고 합니다~

추사가 그린 유명한 세한도는, 

당시의 신지식인인 추사가 제주도에 뮤배되어 있을 때 

멀리 제주도까지 찾아온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라고 합니다. 

내용을 알고 다시 글귀를 읽으면 뜻이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광복 70주년을 맞은 상황에서...

반백년이 더 지났는데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문제는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 알고 이번에도 과거형 단어로 살짝 피해가려는 것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 해방 후 친일 족속들을 철저히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인것 같기도 합니다. 

친일로 돈과 권력을 쥐고 지금껏 누리는 사람들은 바로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에서 지조가 없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독립운동으로 집안이 풍비박산되신 분들을 

장무상망(忘) 하며 그 뜻을 기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32대조 할아버지인 주자의 말씀입니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세월이 훨씬 빠른 속도로 간다고 느끼는 

어른들도 기억해야할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상대성 원리는 여기에도 적용되네요~^^

 

 

 

 

 

 

 

 

 이 작품도 손주 항렬 쯤 되는 주진홍님의 서각작품입니다.

서각회의 이름인 '울림'을 현대적인 한글 서체로 새겼는데,

바닥에 있는 잔잔한 양각의 글자들은 현재 회원의 이름 모두라고 합니다~!

오호~

또한 그 바닥에 음각으로 새긴 글자는 울림서각회를 떠난 회원의 이름들이랍니다.

의미를 담고 있었네요~!

역시 우리 가문의 손자뻘 답습니다~ 하하하~~^^

 


 

 

 

 류시화 님의 시입니다.

사람은 항상 후회를 하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걸 깨달았다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미루지 말고

지금 하십시오.

다른 핑계는 그저 핑계일 뿐입니다.

스스로 짐을 짊어지려고 하는데서 갈등과 마음의 병이 올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스님이 출가할 때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나는 것과 비숫한 생각이 듭니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인데,

이 나라의 교육은 다양한 방향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머리 좋은 대한민국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의력을 길러야 할텐데요...

그래야 앞으로 21세기 그 후까지 번성할 수 있을텐데요...

교육이 항상 문제의 바탕, 시작이 됩니다...

 

 


 

 

 

 

 위와 아래에 있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는 모두

울림서각회를 이끌고 있는 단헌 양희일 회장의 작품입니다.

위의 [평화를 빕니다]도 양희일 회장의 작품인데,

요셉이라고 있는 것을 보니 카톨릭 신자인가 봅니다.

 


 

 

 

 전시된 작품을 한 바퀴 돌아 감상한 끝에는 

나무의 종류와 새기는 도구, 새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가 있었습니다.

알마시카는 서각용으로 수입하는 열대지방의 나무로,  

서각 작품에 색을 입히는 경우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은행나무는 가장 무른 나무고,

'평화를 빕니다'를 새기는 중인 것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미송입니다.

참죽은 단단하고 무겁지만 결이 좋아서 나무결을 살리는 작품에 사용하고,

느티나무도 단단하고 결이 좋아 결을 살리는 서각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새기는 칼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끌칼, 창칼 등 중에서

 많이 사용하는 몇 가지만 주로 사용한다네요.

만져보니 칼날이 서있는게 아주 날카로웠습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직접 새기는 장면을 시범으로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서각 작품은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하여

초보자의 경우에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취미활동으로 그 만족도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좋은 글을 새기다보니 그 글의 내용에만 집중하며 도를 닦는 마음이 되어

정신 건강에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10월에도 19일~25일까지 대전KBS에서도 작품전시를 할 예정이라고요~

현재 유성구 구암동의 공방에서 작품 작업을 하고 있다는데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울림서각회를 노크해보세요~


회장 단헌 양희일 (010-6483-3080)

사무국장 목천 김병찬 (010-5072-8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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