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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대전연극| 일제강점기의 예술인의 절망과 희망을 노래하다 <청록>




대전연극| 일제강점기의 예술인의 절망과 희망을 노래하다 <청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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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0-11일 양일에 거쳐 대전의 소극장 핫도그에서 만난 

구미 극단 공터_의 작품 <청록>은 일제강점기 예술인의 절망과 희망을 

시와 그림과 노래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Prologue]

 이 연극은 일제 강점기 시기에 박목월, 조지훈의 두 인물이 겪는 

시대적 절망과 상실감을 통해 예술가들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절망의 갈등을 소재로 하여 무대에 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이 연극의 독특한 점은 이 두 시인의 가 무대에서 통기타로 연주되는 음악과 

소품으로 등장하는 글과 배우들의 언어가 복합적으로 결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극의 작품의도에 대한 연출의 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 우리는 그 고통과 절실함을 예술로 승화시켜 살아갑니다

그런 인물들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렇게 살아온 예술가 선배들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들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총 8막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 무대에서 만났던 작품에서는 1막의 박목월의 장례식장을 생략한 채

바로 2막의 박목월과 조지훈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이 장면에서도 몇 씬을 과감히 건너뛰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연극 러닝타임을 고려했거나

아니면 관객으로 하여금 시대적 상황 속에서 겪는

 두 예술가들의 고통을 직면하도록 하려는 연출의 의도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처음 청록이라는 작품의 제목을 듣고는 굉장히 서정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연극의 시작부터 등장하는 테크노 음악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시대적 혼란과 절망의 감정을 테크노 음악을 사용함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적 어둠의 상황 속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는 시인의 열정을 백열등이라는 조명으로 

상징적으로 배치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백열등을 단 한 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아직 남아있는 열정의 예술인들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듯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막과 막 사이의 배경음악을 

통기타 라이브 연주로 사용함으로써 라는 서정적 요소를 연결시킵니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이 연극의 공간적 배경은 경주입니다

연극의 플롯은 박목월과 조지훈은 경주에서의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그간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대화하며 급속히 친해지게 됩니다.




 

 

 이 둘은 서로 기울이는 한 잔의 술과 함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만 이 장면을 이른바 슬로우 모션 기법을 사용하여 아무런 대사도 없이 

그저 서로 술잔을 따르며 마시는 것을 반복하여 이들의 깊어지는 우정을 묘사합니다

첫 만남으로 시작해 이 둘의 깊어지는 신뢰를 상당히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이들은 음유시인이 서당에서 사용한 해학적인 시를 읽으며 

시대적 아픔 속에서도 해학을 통해 그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 있는 시인을 부러워하며 

자신들이 처한 한계상황을 한 잔의 술과 함께 억지스러운 웃음을 통해 

잊어보려 하지만 그 상실감은 더욱 깊어만 갈 뿐입니다.

 

박목월과 조지훈은 문장지의 폐간을 개탄하며 

다른 문학잡지의 사정은 어떠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다른 문학잡지의 사정도 문장지와 다를 바 없이 

족족 폐간되고 있음을 말하며 분개하며 슬퍼합니다

청록파 시인들 폐간 된 문장지의 사무실에 나타나고 

엉망이 된 사무실을 보고 놀라고 이어 폐간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하지만

마땅히 대응책이 없는 자신들의 무력함에 절망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자세한 설명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혼란의 상황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해도 일제가 검열을 강화한다는 소식과 함께

 문단에 가해지는 핍박으로 인해 발표할 수도 없는 현실을 쓰다가 찢어버려 

바닥에 널부러진 예술혼의 파편들을 통해 무대에 등장시키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봤습니다.




 

 

겉으로 일제의 탄압에 숨 죽여 지내는 듯 하지만

 암울한 시대에 따른 문학의 절망, 조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

절망과 고뇌를 바닥에 널부러진 글 조각들 속에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지만 

밀려오는 절망감에 자신의 예술의 조각을 집어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자의 문학과 조국의 대한 고뇌를 하던 박목월과 조지훈은 

깊은 절망 속에서 무력한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며 

점점 히스테릭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에서 시가 무슨 소용이냐며 문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내비칩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엔 자신들은 시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시로써 저항할 것을 결심하고 검열에 걸리지 않고도 

조선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쓰자는 결심을 합니다

이 장면에서 시대적 저항정신을 드러냄으로 

청록파 시인들의 결연한 의지와 결단을 드러냄으로 

오늘은 사는 관객들과 예술인들에게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농민을 탄압하고, 조선인들의 땅을 빼앗고소를 빼앗아가는 일제의 만행

 2차 세계대전을 위해 조선의 물자와 인력을 모두 약탈해가며 

또한 조선인들에 대한 일제의 억압의 역사적 아픔을 드러냅니다

청록파 시인들은 결국 이런 상황에서 갈등과 한계를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조지훈은 그렇게 절망에 빠진 박목월을 향해 자신을 향해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보냅니다

이 장면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목월과 조지훈, 자신들의 시에 가락을 붙여 

새로운 희망과 결심을 드러내며 연극은 끝을 맺습니다.

 

 

[Epilogue]

 

빼앗긴 들에 봄은 찾아 왔건만 봄에 핀 새 싹이 열매를 맺기도 전에

다시 겨울로 돌려보내려는 위정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을 보니 

다시 찾은 들에 찾아 온 봄이 순리를 따라 울창한 여름을 지나 

열매를 맺는 가을을 건너뛰어 다시 황량한 겨울로 향하는 것은 아닐런지....

 

연극의 무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들이 그렇게 고대하던 광복 후에도 

이들은 시의 순수성을 잃지 않았던 모습을 통해 연극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예술의 순수성을 보여줌으로 인해 

광복 후에도 아직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자들에게 

예술의 선배들의 예술혼을 통해 회복하기를 바랬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백범 일지 중, 내가 원하는 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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