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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장터ㆍ골목길

대흥동 원도심에 5일마다 열리는 "삼팔광땡장"




대흥동 원도심에 5일마다 열리는 "삼팔광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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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 대흥동에서 매월 3과 8이 들어가는 날에는 삼팔광땡장이 선다네요~

북카페 이데 앞에서 이번 달에 시작한 5일 장이 벌써 4회차라고요.


어떤 물건과 어떤 사람들이 나올까 하는 궁금함에 후다닥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꼬맹이와 함께 가려고 기껏 기다렸더니 아빠와 함께 있겠다고 배신을.ㅠㅠ)

 

페이스북을 보면서 가노라니 저녁 6시에 시작되는 삼팔광땡장의 모습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저녁 드시고 살살 산책 나오세요~"라는 문구와 함께요^^





저녁 7시

대흥동 성당의 종치기 할아버지의 종이 뎅뎅~ 울려 퍼집니다.

전국 성당 중 유일하게 대흥동 성당에서만 하루에 두 번 종이 울린다고 하네요.

 

 전쟁고아로 40여 년간 종을 지키고 계십니다.

한번은 할아버지가 아파서 다른 사람이 종을 치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민원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리 몸이 아파도 엘리베이터도 없는

 7층 높이의 계단을 매일 두 번씩 오르며 종을 치고 계신다고 하네요.

저도 시끄러운 소리에 민감한 편인데 듣던 대로 편안한 소리였습니다.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서자 

월간 토마토의 입간판이 장의 개시를 알려줍니다.





길가에 늘어선 판매자들과 달리 카페 문 옆에 자리한 자투리 나무 공방(?^^)

한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하나만 남기고 다 팔린 제품들이라고 자랑합니다.

 

대전 동구 청소년수련원 팀장으로 지난해 소셜벤쳐경연대회에서 

청소년 아이디어부문 우수상 입상을 이끌어 낸

 남편의 웃는 얼굴보다 청소년들의 웃는 모습이 더 좋다는 최선희 씨 


청소년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손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그녀가 길가에 버려진 가구로 만든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고급스러운 소품들에 입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밀과 보리로 만든 천연 발효 빵을 가지고 

나온 판매자는 아낌없이 빵을 잘라 시식을 권합니다.


아침 대용이나 간식으로도 좋은 바게트와 식빵은 

다른 판매자들이 미리 주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네요.

건포도가 들어간 달콤한 바게트를 하나 사서는 

그자리에서 뚝딱 다 해치우고 말았습니다.

(요게 그냥 입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식빵으로 하나더~^^)

알고 보니 '보리와 밀'이라는 사회적기업에서 만드는 빵이었네요.





여름이 되면서 모기에 물리기 시작하고 

요즘은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품절 사태라죠 ?


계절과 문제에 맞혀 천연제품으로 만든 모기퇴치 스프레이와 

약국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손소독제도 여기 있었네요.





욕조에 거품을 풀고 목욕하기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버블바도 몇 개 구매했고요.

(장에서 만난 특권이라며 매장으로 오면 이 가격에 살 수 없다네요^^)







책갈피 하나를 부탁했더니 캘리를 배운 적이 없다는 청년 

그 자리에서 멋들어지게 작품 하나를 탄생시킵니다.


연어 그림도 넣어달라는 주문을 하고는 과연 연어를 어떻게 그릴까 궁금했는데

우문현답이라고 정말 제대로 된 연어그림까지 마음에 쏙 듭니다^^


드라이플라워를 붙이면 2천 원, 꽃이 없으면 천원~





남자의 변신도 무죄~

멋쟁이 아저씨는 시원한 중절모가 못내 아쉬워 

다시 돌아와 꼼꼼히 살펴보고는 맘에 드는 녀석으로 선뜻 구매에 나섭니다.





카페 테라스에 펼쳐진 간이 놀이방(?) 덕분에 

어린아이를 동반한 판매자도 아무 걱정없이 손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배려 너무 좋아요~^^)





한땀 한땀 정성어린 인형쿠션과 가방부터 액세서리까지 !

작지만 필요한 it 아이템들은 모두 모였네요.





"철수야, 넌 사줄 때가 제일 멋져~" 

엄지 척!! 센스있는 멘트에 웃음도 지어봅니다.


땀과 열기로 쾌쾌해진 차량에 타면 문먼저 열어야 했는데 

요녀석이 있으면 상쾌한 기분으로 드라이브도 가능하겠죠?





점토를 직접 빚어 만들었다는 귀걸이가 예쁘지만 

귀를 뚫지 않아서 대신 신상 머리끈으로 대체하고~





광목 커버에 고난도 기술로 자수를 넣고 

사회적기업의 편백나무를 공급받아 만들었다는 베개는 친정엄마를 위해~ 

삼팔광땡장의 곳곳에서 구매하며 저도 사실은 살짝 놀랐네요.

그렇다고 충동구매를 한 건 아니랍니다~

필요한 것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진을 치고 있으니 기회가 딱 맞았다고 할까요? 후훗!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고 팔기도 하고 

저렴한 가격에 줘서 고맙다고 선물을 하고


이 분들 장사를 하는 사람인지 

정을 나누는 사람인지 옆에서 보기에 구분이 안갑니다.

따뜻한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는 장터~

 




제가 장을 본 꾸러미입니다. 

가방에 빵빵하게 구겨넣어야겠죠?

이제 장도 다 봤으니 8시에 하는 공연으로 하루의 고민을 날려볼까합니다.





유독 쑥스러워하던 모습과 달리 노래를 하면서는 진지해지는 것이 가수 맞네요~

어스름한 골목에 켜진 가로등과 카페 조명 사이로 울리는 소리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까지 세워둡니다.

내리 몇 곡을 하고 받은 앙코르는 마침 도착한 친구에게 넘깁니다.





제대한 지 일주일 되었다는 친구는 위대한 탄생의 TOP10에 들었다던 

능력자답게 무대매너도 장난이 아니네요.

군에서 저 끼를 어찌했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신 삼팔광땡장 어떠셨나요 ?

"대흥동 5일장에서 공유와 소통으로 우리 동네에서 재밌게 살기" 를 주제로

처음 4명의 판매자가 모여 시작된 것이 

4회차 만에 12명 정도의 고정적이 멤버가 형성되었고

주말이 끼였던 날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했다고 합니다.


바로 오늘 23일도 5일장이 서는 날이네요.

이른 저녁 드시고 대흥동 장터로의 산책 추천해 드립니다~

 

일시) 3과 8이 들어가는 날  저녁6시 ~ 밤10시

장소) 대전평생학습관 주차장 건너편 북카페 이데 앞

문의 및 신청) 월간 토마토 http://www.tomatoin.com/

042-320-7151

010-9955-9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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