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승효상이 전하는 '거주풍경', 제7회 UST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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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승효상님의 강연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 대덕연구단지 부근까지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강연이 열린 곳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였는데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는 국가 연구소 대학이라고 합니다.
대학원대학교라는 것이 특이했는데요. 찾아보니 학부 과정이 없이 대학원 과정만 둔 대학교라고 해요.
과학분야 전문가들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캠퍼스였어요.
강연은 UST 강당에서 이루어졌는데요.
제7회 UST ACADEMY로 진행된 건축가 승효상님의 "거주풍경" 이라는 이번 강연, 정말 좋았습니다.
건축가 승효상님은 '이로재'라는 건축사무소의 대표이신데요.
파주출판도시 코디네이터로도 잘 알려진 분이시죠. 수많은 수상을 하셨을 뿐만 아니라
<빈자의 미학>,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등의 저서도 있습니다.
'빈자의 미학'을 건축철학으로 삼고 작업하시는 대한민국의 대표 건축가이시죠.
이번 강연을 통해 건축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인지 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사님은 건축의 본질은 내부 공간이며, 우리가 모여 사는 공간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이 사는 곳을 들여다보기 위해선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건축은 인문학에 속하는 분야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셨어요.
강연의 서두에선 건축의 역사를 통해 각 시대의 대표 건축물들의 특징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자세하게 풀이해주셨어요.
과거의 피라미드부터 현대의 아파트까지 말이죠.
들려주신 이야기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세기 파리에 등장한 마스터 플랜을 그대로 본따 만든 미국의 한 도시는
위계적인 도시구조와 용도에 따라 나눈 건축물들의 영향으로
주민 간의 분쟁이 짙어지고, 흉악한 범죄가 끊이지 않아서 그 마스터 플랜을 폐지하고,
결국은 건물을 붕괴시키고 말았다는데요.
안타까운 것은 바로 그 마스터 플랜이 이후 우리 한국에 고스란히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서로 길목에서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지닌 달동네는 재개발 지역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외국처럼 평지가 아닌 배산임수가 랜드마크인 훌륭한 지리적 조건도 갖추고 있는데 말이죠.
연사님께서 현재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를 '보존재개발'을 통해 복원할 설계를 마치셨다고 하니,
연사님의 손을 거쳐 과연 어떤 건축이 그곳에 머물게 될 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연사님께서는 건축이 단순히 세우고 쌓는 물리적인 의미만 지닌 것이 아니라
사유과정을 마친 창조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밥을 짓듯, 농사를 짓듯, 집을 짓는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고 하셨죠.
그리고 현재 한국의 도시들은 천편일률적인 풍경으로 지역적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모든 땅에는 다 각기 다른 터에 새겨진 무늬인 '터무니'가 있다고 합니다.
터무니 없는 건축들이 난무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자연과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그런 아름다운 공간들이 지속되기를 바래봅니다.
약 한시간 반 정도의 강연을 들으며,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해 그리고 대전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먼 곳까지 강연을 들으러 달려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름다운 캠퍼스로 유명하고, 도둑들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진 '대전대학교'도 승효상 대표님께서 설계하신 거라고 합니다.
대전대학교는 제가 대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캠퍼스였는데요.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대전에 개성있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건축물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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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승효상이 전하는 '거주풍경' - 제7회 UST Academ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