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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촛불로 채워진 음악회, 노은역광장 촛불음악회





촛불로 채워진 음악회, 노은역광장 촛불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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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촛불이 하나씩 모여 절망의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촛불들이 모여 음악으로 채워진 현장을 만났습니다.

지난 5월 27일(화) 저녁 7시 30분, 노은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 음악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청소년들을 만날 때 마다 마음 한 켠에서 솟아오르는 감정이 있습니다.

슬픔과 분노, 그리고 미안함입니다.





가로수에 하나씩 매어지기 시작한 노란리본들...

그리고 그 수만큼 채워지는 노은역 광장의 빈자리들...

거리공연이 사라진 2014년 5월의 대한민국의 광장에는

소소한 사람들의 촛불이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이날 음악회를 주관한 곳은 다름 아닌 침신대 후문 쪽 상가에 위치해 있는 작은 교회,

그것도 20명 남짓 되는 청년부에서 주관했습니다.


요즘 큰 교회 목사님들께서 내뱉는 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 하고 있는데

이렇게 작은 교회에서 이런 행사를 준비했다니...

참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음악회를 위해 서울에서 아무 조건없이 내려오신 CCM 가수, 김명식씨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사진, 좌측 첫 번째).

페이스북으로 이번 행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접하고 

흔쾌히 동참을 하시게 되었다더군요.





이렇게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줘야 하는 어른들의 미안함이

아무런 조건 없이 서울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동참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허림(새누리2교회 청년부 전도사)와 기타리스트 김민호 선생님은 서로 고교동창인데

이번 음악회를 함께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다음은 몇 가지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이번 행사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Q. 촛불 음악회를 준비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했나요?
A. 1주일이요. 20일 밤 회의를 통해 27일의 행사가 결정되었습니다.


Q. 1주일만에 촛불 음악회를 준비할 정도면 청년부가 큰가봐요?
A. 청년예배 참석인원은 보통 20-25명입니다. 
박삼종 목사의 '교회생각'이라는 도서가 외치는 문구는 허상이 아니었습니다.


Q. 어떤 문구이죠?
A. "숫자가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Q. 이번 음악회에 동참한 분들은 어떻게 모시게 되었나요?

A. 지인, 친구, 선후배, 그리고 온라인에서 알게 된 분들께서
이 음악회에 아무조건없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동참을 해주셨습니다.


Q. 교회들이 거대행사인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및 소모적인 행사에 쓸 예산을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데(ex음악회) 돌리기 시작하고 꾸준히 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한다면??

A. 아마도 지역 주민들에게 이런 대답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 지난번에 촛불음악회랑 가을음악회 했던 교횐가요?
저 그 때 갔었어요. 제 남편은 공원에 운동 나갔다가 버스킹이라고 하나?
뭐 그런 거 연주하는 것도 봤대요.
흘러간 노래라서 듣기 좋았대요, 운동해야 하는데 넋놓고 봤다고 ㅎㅎㅎ'



<개인적 소견>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소박함이 마구 묻어나는 소탈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것을 욕심내는 거대함 보다는

모두가 함께 나누고 위로할 수 있는 소박함이 바로 이 촛불 음악회의 본질은 아닐까요?






이날 촛불음악회에는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잠시 눈을 감고 묵상하고 계신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서의 연주와 노래가 끝나고 나면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손에 있는 촛불을 높이 들고

"잊지 말자"는 각오를 표현했습니다.





부산에서 버스커 가수로 활동중인 김민영 양입니다.


매주 광안리 해변가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 음악회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올라와 함께 동참했다고 합니다.





김명식의 "남겨진 아빠의 기도"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명식이 직접 작사했다는 가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겨진 아빠의 기도


-김명식-




다시 돌아 올수 없겠니  
매일 집에 오는 것처럼

한번만 웃는 얼굴 더 보여주렴  처음 웃던 그날처럼

한치앞도 안보여 잠못 이룰때   너를 보며 행복했는데

너의 빈자리 온세상 보다 클줄 미처 몰랐어


얼마나 무섭고 또 아파했을까  홀로 남겨진 그곳에서

못난 어른들은 널 버렸지만   넌 그들 믿었지..

세월이 흘러 시간이 지나면 다들 잊고 살겠지만

넌 이제 내안에 함께 있을꺼야 나의 아이야


나레이션: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한 아이야


아빤 널 만나 너무너무 행복 했단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눈물도 없고 슬픔도 없고 욕심도 없는 그곳에서 사랑해 안녕



내일일을 모르고 하루하루 살아도 너와 함께 있었기에

나 두려움 없이 여기까지 왔어 너무 고마워  


아이야 우릴 용서 할 수 있겠니  이못난 세상만든 우리를

부디 평안하길 기도할께 고통없는 그곳에서 영원히 널 기억할께

나의 사랑 나의 전부








혼자 듣기 아까워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이날 촬영한 사진과 영상으로 편집한 이 영상으로

<남겨진 아빠의 기도> 공식 영상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하셔서

흔쾌히 기증했습니다.


http://youtu.be/cnx8AouhSGk





T.L.P. 팀(대표: 송용민) 도 이날 함께 하였습니다.

춤으로 슬픔과 위로를 전하는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촛불에는 나이도 없습니다.

남여의 차별도 없습니다.

그저 사랑하고 위로할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노은역 광장을 매운 이 촛불이 바로 그것을 보여줍니다.





손에 들린 초의 불이 꺼지자 다시 불을 붙이는 학생

아빠의 가슴에 안겨 해 맑게 웃는 아이


이 모든 이들의 웃음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함으로 가득했던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노은역 광장의 촛불음악회...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처럼

이들의 희생을, 그리고 어처구니 없었던 2014년의 대한민국을 

결코 잊어서도 용서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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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로 채워진 음악회, 노은역광장 촛불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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