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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박물관ㆍ시설

500년 전 군관의 러브레터, 대전역사박물관





500년 전 군관의 러브레터, 대전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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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끝이 없이 수없이 하네.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아기랑 다 반가이 보고자 하다가 장수가 혼자가시며 날 못 가게 하시니, 

못 다녀가네.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꼬?"


구구절절 애틋함이 묻어나는 이 편지는

500여년 전, 군관 나신걸이 영안도(지금의 함경도)로 발령이 나 떠나면서

회덕에 있는 부인에게 쓴 안부편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이기도 합니다.





2011년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 안정나씨 묘소 이장때 발굴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 편지는

총 2점으로, 부인 신창 맹씨의 목관안에서 배냇저고리를 포함한 의복, 명기 등과 함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남는 여백까지 빼곡히 적힌 편지를 읽다보면 애틋한 부부애와 함께

조선시대 부부간의 소통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요.


"논밭은 다 소작 주고 농사 짓지 말고 가래질할 때는 기새(노비 이름으로 추정)보고 도우라 하소.(중략) 

내 삼베 철릭이랑 모시 철릭이랑 성한 것으로 가리어 다 보내소. 

또 분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가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가네. 어머님과 아기를 모시고 다 잘 계시소. 내년 가을에 나오고자 하네.(하략)"


"분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왠지 조선시대에는, 감정의 표현이나 방식이 인색하고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 . .

그런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을만큼

세세한 감정표현이 감동을 주고도 남습니다.


안정나씨의 한글편지가 있는 "대전역사박물관"에는

이밖에도 대전지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편지글과 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6세 송명흠이 아버지께 올리는 편지(1710년 숙종 36년)글입니다.

아이의 서체라서 반듯하지는 못하나, 6세에 이런 편지글을 쓸 수 있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유성온천에 머무르고 있는 아들에게 보낸 아버지의 편지글 또한 눈길을 끄는데요.

유성온천은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휴양소로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기록물 중 하나입니다.

아픈 아이를 두고 온, 애틋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너를 두고 온 이래로 머릿속에 맴도는 근심을 뭐라 형언할 수 없구나.

어제 목욕한 뒤 아무 일도 없느냐? 차츰 효과는 있느냐?

모름지기 잘 조섭하고 바람을 피하여 감기에 걸리지 말고 언제나 내 곁에 있는 듯이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대전 역사박물관"에는 흥미로운 전시물들이 많았는데요.

대전의 과거부터 현재, 미래를 담은 공간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근대에 이르기까지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나, 조선시대에도 성적표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유생들의 성적표"나

1888년에 과거 문과 시험에 1등으로 급제한 답안지 

다양한 체험코너와 애니메이션, 대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디오라마 등은

자칫, 박물관이 재미없는 공간이라 생각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은진송씨 늑천가 인장 일괄


목적에 따라 서책의 소유자가 자기 소유임을 나타내기 위한 장서인,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던 사인, 봉함인 등

인장의 다양함과 화려함이 놀라웠습니다.





도안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그에 앞서 실시된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대규모 건물지로 확인된 상대동 중동골 유적은, 조선시대나 그전 시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시대의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대전역사박물관에 가시면 약 1,000년 전 '고려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은제 잔과 사슴형 은제 연적


사슴형 은제 연적과 한 세트로 되어있던 은제 잔입니다.

뚜껑과 몸체에 연결된 매화무늬와 우아한 곡선을 지닌 손잡이가 특징인데요.

조선후기, 임금에게 하사받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경평군 태 항아리


조선 14대 선조의 11번째 왕자, 이륵의 태를 모셔놓은 태 항아리입니다.

왕실에서는 공주나 왕자가 태어나면 그들의 장수를 빌고자 명산을 찾아 그곳에 태를 묻었다고 하는데요.

이 태실은 1991년 대전 논산간 도로 확장공사로 인하여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격몽요결과 서산


격몽요결은 어린이의 초학 교육을 위해 '율곡 이이'가 지은 책입니다.

부모를 봉양하고, 남을 대접할 줄 알며,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독서의 방향을 제시한 책으로

왕실에서는 원자의 교육을 위한 교재로 사용되었고, 

인조대에는 전국 향교에서 교재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서산'은 글을 몇번이나 읽었는지 세어 표시해 두는 도구라고 합니다.






대전 역사박물관에 있는 "기부를 먹고 자라는 나무"입니다.

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놓은 공간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대전 역사박물관에 있는 "기증유물실"은 

대전 지역에 있는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받아 공개한 전시공간입니다.





다른 박물관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자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도안동에 위치한 대전역사박물관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우리 지역의 역사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떻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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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대전광역시 유성구 상대동 488 대전역사박물관

전화번호 : 042-270-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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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군관의 러브레터, 대전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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