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전문화/공연

대전연극 | 10주년 기념 '경로당폰팅사건', 다시 봐야만 할 이유!!





대전연극 | 10주년 기념 '경로당폰팅사건', 다시 봐야만 할 이유!!




***





현존하는 대전의 1호 소극장이 어디인지 아세요?

바로 드림아트홀입니다.

그 드림아트홀의 대표작은 혹시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경로당 폰팅사건입니다.

이 작품이 무대에 오른지 10년이 되는 올해 

10주년을 기념하여 "경로당 폰팅사건"이 다시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2011년 다루었던 경로당 폰팅사건 포스팅 => http://daejeonstory.com/2539





지난 포스팅에서 폰팅 할머니 역을 했던 남명옥 배우(좌측)가 

이번에는 연출로 변신하여 더욱 진일보된 경로당 폰팅사건을 만들었습니다.





뭐 내용은 크게 변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변한 것이라고는 배우들과 약간의 소소한 부분들인데요..

처음의 실루엣의 춤을 추는 모습에서 무엇인가 묘한 느낌이 듭니다.





이 작품은 10년전 이충무 교수가 가장 외로운 시절에 쓴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그 외로움의 바닥에 숨어 있는 감정이 바로 사랑에 대한, 관심에 대한 갈망일 것입니다.

이 작품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지만 "폰팅"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할머니, 비록 외모는 별로(?)이지만

목소리는 20대를 능가하는 애교와 젊음이 베어 있다는...





백치미를 자랑하는 이 할머니...

공연이 끝난 뒤에 안 사실이지만 20대의 나이로 이 팀의 가장 막내라고 하더군요.

갓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니... 나이는 대충...추측을 해보시구요..





경로당의 할머니들은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도중에

교장선생으로 은퇴한 할아버지의 점잖은 등장!!

하지만 춤에 대한 즐거움에 빠진 터라 온 줄도 모르고 있네요.





앗...이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첫 눈에 반한 것 같습니다.





오호...할머니께서도 한 눈에 무언가에 홀린 듯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

아마도 '사랑'일까요?

연극은 이 부분에 대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극의 곳곳에서 무언가 애틋함이 묻어 납니다.

만약 연극에서 이 부분에 대한 결말을 맺었더라면

이 애틋함이 상실되었을 것 같습니다.

원작자도, 연출가도 이 부분의 결말을 지연시킴으로 더욱 애틋함을 부각시키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는 말입니다....





이번에는 젊은 오빠(?) 할아버지께서 부녀회 회장과 함께 등장합니다.

역시 젊은 오빠답게 패션에 무척이나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난 작품에 비해 젊은 오빠 할아버지 캐릭터는 무척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연출자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배우 자신의 캐릭터를 대입시킨 것 같습니다.





새로 선출된 부녀회장의 통 큰 인심!!

바로 "경로당 전화비 전액 지원"입니다.





그런데 경로당으로 택배 하나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경로당에서 다들 본명이 아닌 별명으로 부르다 보니

택배 수취인의 본명을 모르는 모습에서 서글픈 웃음이 나왔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가 불러주지도 않는 현실이라니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곳곳에 '관심'에 대한 메시지를 내포시켜 놓고 있습니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할아버지에게 배달 온 것은 다름아닌 핸드폰...

10년 전에는 폴더폰이었으나 

2014년 버전에는 스마트 폰이네요.

역시 시대가 변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전화를 받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폴더를 열어야 하는데 폴더도 없고

뒤틀어 보자니 뒤틀어지지도 않는...

당췌 받을 수 없는 스마트폰...

하지만 우리의 할머니...손가락 하나로 "밀어서 잠금 해제"를 감행합니다.

오호...다들 놀라고만 맙니다.

이 할머니 대체 정체가??





그 스마트 폰으로 걸려 온 자식의 전화...

반가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지만

이번에는 찾아 뵐 수 없다는... 그런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다들 이 할아버지의 안타까움을 몸으로 공감합니다.




  


이 전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

전화, TV시청, 인터넷...

그리고 최고의 활용도를 지닌 "셀카"

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참 재미있게들 노십니다. 





이야기는 잠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이 할머니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다들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 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만 하는 절박함을

해학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웃음의 이면에 숨겨 둔 애절한 현실이 웃프더군요.





경로당에서 벌어진 100만원 넘는 전화요금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경로당 폰팅사건...


이 연극의 끝은 범인을 밝히는 수사물로 끝을 맺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

스스로 어른인 척 하지만 잘못한 상대를 품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용서, 배려를 보여줍니다.


만약 경로당 폰팅사건의 중심이 경로당에서 폰팅을 몰래 한 범인을 찾는 것에 있었더라면

이 연극은 그렇게 가슴 한 구석에 따뜻함에 대한 갈망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원작자 이충무 교수가 가장 힘들고 외로운 시기에 썼다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왜 이 작품이 사람들의 외로움을 대변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영화나 연극들이 대부분 초반에 웃기기만 하다가

우연한 결론으로 끝을 맺으며 억지로 눈물코드를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냥 웃기다가 끝에 억지로 눈물 흘리게 하는 그런 수준의 연극이 아닌

연극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하면서 봐야 할 연극입니다.


이 연극이 10년이란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되새겨본다면

이 연극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세상에 나와 무대에올려졌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서울의 대학로에서 초청받아 한 달 넘게 무대에 올렸고

일본에서 초청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과 독창성에서 인정받았습니다.







대전을 대표하는 연극 중 하나를 뽑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경로당 폰팅사건"을 뽑습니다.

이런 작품을 아직도 보지 못하신 분이 계시다면

이번 10주년 기념 "경로당 폰팅사건"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공연을 마친 후 처음으로 배우들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관객분께서 사다 주신 통닭을 함께 먹으면서 작품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이야기와 작품과 연출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무척 행복한 일입니다.


제가 3번 정도 이 작품을 지켜봤는데요

이번 10주년 팀은 아주 좋은 팀웍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충무 교수(원작자)와 주진홍 대표(원래 연출자), 

소극장 핫도그 최창우 대표 역시 이구동성으로 

좋은 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꼭 보셔야 할 이유가 되겠죠?





자세한 공연 정보는 포스터를 참고하세요

아직 못 보셨다면 이번 팀 공연을 꼭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한 보셨던 분들이라도 이번 작품을 보시게 되면 

이 팀이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분명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장소 :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502-15 지하 드림아트홀

전화번호 : 042-252-0887




***




대전연극 | 10주년 기념 '경로당폰팅사건', 다시 봐야만 할 이유!!




대전블로그기자단 허윤기 대전시청홈페이지 대전시청공식블로그 대전시 공식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