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한화맨으로 거듭난,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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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화이글스를 말하다] 영원한 한화맨으로 거듭난 "한상훈"
시즌이 끝난 지금 야구계는 더 없이 뜨거운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스토브 리그를 정확히 알리는 FA 영입에 이어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각 팀들의 내년도 사활이 걸린 본격적인 영입경쟁이 더 뜨거운 열기로 뿜어져 나오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한화는 "펠릭스 피에"에 이어서 "케일럼 클레이"까지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마지막 한자리에 더 고심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관심들은 당연히 내년시즌 한화의 성적에 많은 부분 집중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제는 당연히 한상훈 같은 팀의 고참들에게 많은 부분 거는 기대를 이야기하게 한다. 한상훈! 누구던가 한화의 내야를 책임졌던 야수로 그리고 언제나 한화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가 아니던가! 그랬기에 팀에서도 FA로 다가서는 한상훈에게 더 큰 기대가 걸려있는지 모르겠다. 한화이글스를 말하다.오늘은 한상훈의 2013년을 뒤돌아본다.
더블 포지션
2013 전지훈련 김응룡 감독이 오키나와에서 자신 있게 내 놓았던 과제는 팀의 더블 포지션 실현이었다. 그것은 백업이 두텁지 못한 한화에 있어서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쥐어짜서 극대화를 이루겠다는 감독의 묘수 였다. 그리고 이것은 한편으로 이전까지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못하고 있는 한화 주전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로까지 비쳤었다. 그랬기에 언론에서 차트 포인트처럼 찍어 주었던 부분은 한화 외야의 교통정리 정도로 생각되게 하였지만 실상 실전으로 들어가니 그 포인트는 내야 구성에 많은 부분이 몰려 있었다.
그것은 하주석과 겹치는 이대수, 그리고 돌아올 송광민의 문제 거기에 2012년 급성장을 반복했던 오선진의 선전이 있었다. 그랬기에 어떻게든 교통정리가 필요했던 상황, 하지만 오키나와를 넘어 국내로 들어왔을 때는 이학준의 급성장이 가장 크게 떠올라 있었다. 마땅한 대주자 하나 없는 한화였기에 빠른 발이 살아있는 이학준은 여러모로 기대치를 웃돌았었다. 이런 복잡 미묘한 구성 싸움에서 결국 피해자는 한상훈이었다.
언제나 백업보다 주전이었던 그였지만 올시즌을 풀어나가는 방법에는 그도 어쩔수가 없었다. 그런 줄다리기는 개막전부터 시작되었다. 3월 30일 이여상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며 밀리기를 시작하더니 31일 교체 출전으로 3월을 마무리했고 4월 들어서 선발 출장이 이어졌지만 4월 중반이 넘어서도 감을 잡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그의 옆에는 이학준이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두 선수 모두 이렇다 할 실마리를 풀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한상훈이 우위를 보이지도 못했다. 한상훈이 수비라면 이학준은 빠른 발이 있었다. 그리고 한 선수가 팀의 전반을 책임진다면 어김없이 한 선수는 팀의 대주자로 그 자리를 채웠다.
5월
하지만 한상훈이 이학준보다 우위를 점유하는 인상적인 활약이 5월에 펼쳐졌다. 지금도 정확한 5월 14일 넥센전, 선발 투수 김영민을 녹다운 시키며 1회부터 펼쳐 보였던 5타수 5안타 4타점 기억은 한상훈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계기였다. 그 시점을 계기로 5월 한상훈의 주가는 확연히 뛰기 시작했다. 14일 전후 10경기에서 13개의 안타를 몰아치는 기염을 토했고 그 탄력은 계속해서 이어지는가 했었다. 하지만 그도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주기에는 너무나 어려웠었다.
4월 초반과 함께 시작된 연패의 끝자락이 5월 잠깐이나마 반전의 기세가 보였었지만 그마저도 무너지면서 고참격인 한상훈도 심적인 부담이 많이 따랐었다. 그리고 성적도 반증처럼 멈춰버렸다. 물론 프로라면 팀의 성적에만 그 초점이 맞춰 가서는 안된다. 당연히 개인적인 성적관리도 필요했지만 이렇다 할 해법을 본인 자신이 찾지 못했다.
(한상훈의 기록에서도 명확히 나와 있지만 통산 성적에서 정점을 찍었던 2011년 기록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도루보다 33개로 희생번트 성공률 리그 1위를 기록한 2번 타자의 역할이었다. 그랬던 그가 2012년 희생타 17개로 반쪽으로 떨어지던 모습을 보이더니 올 시즌 기록한 희생타는 고작 6개에 그쳤다. 그나마 자신의 주특기나 다름없는 수비에서의 실책은 4개로 위세를 떨쳤지만 .... 어딘지 아쉬움이 남는 반쪽짜리 기록이다.)
베테랑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한상훈은 시즌을 무사히 마칠때까지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100% 발휘 할 줄 아는 베테랑이었다. 그것은 기록으로도 찾을 수 없는 수비에서의 안정감, 필자가 지켜봤던 메이져리그급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올해도 계속되었다. 또한 젊은 투수들의 등판이 유독 많았던 올 시즌 그가 마운드 뒤에서 그들을 지켜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그의 존재감은 수치로 표현될 수 없었다. 그리고 후반기 보너스와도 같았던 그의 모습들은 유독 악재가 많았던 한화에서도 후반기 더 큰 빛을 냈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것은 정점을 찍었던 2011년 충분히 2012년 3할에 근접할 줄 알았던 그의 타격이 계속해서 2013년 더 밑으로 선을 긋고 있기에 그렇다. 특히나 2루수로 경쟁을 펼치는 타 구단의 선수들과 비교했을때도 수비에서의 압도적인 모습이 있음에도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부분이 목에 걸린다.
FA
얼마전 인터뷰에서 그는 한화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이 오는 그날까지 이글스와 함께 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FA로서의 11년간의 공헌도를 인정받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리고 현재 그는 당당히 한화에서의 또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앞으로 한상훈이 어떤 활약으로 2014년 이글스의 미래를 밝혀줄지 아마도 그의 어깨에 많은 부분이 걸려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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