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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산(山)ㆍ천(川)

[걷고 싶은 길 12선] 식장산 계곡에서 들려오는 봄의 소리

 

 

걷고싶은길 12선, 식장산 계곡에서 들려오는 봄의소리

식장산 숲길, 대전 동구 세천동

 

 

 

***

 

 

 

 지난 겨울은 눈도 참 많이 오고 날씨도 무척이나 추웠지요~

2월이 되니 겨울의 맹렬하던 기세도 한풀 꺾였는지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라도

봄기운은 이미 온 천지에 스민 듯 여겨집니다.

 

가까운 공원에서는 봄소식을 알리는 꽃들이 흰 눈을 헤치고 피어난다고 하는데

겨울을 지낸 산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지난 주말에는 식장산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식장산은 충북 옥천군 군서면·군북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대전의 터줏산으로,

계곡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은 사계절 내내 사람들을 찾게 하여

매력적인 휴식처로 한몫을 하고 있는 곳이지요.

 

또한 백제 시대에는 군량을 많이 저장하여 신라를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였다고 하는 데요,

이는 '식장산'이라고 하는 지명의 유래가 되기도 합니다.

 

식장산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이외에도

옛날 이 산에서 스님이 기도를 하는데 어느 날 벽에서 쌀이 한 톨씩 나오자

쌀을 더 나오게 하려고 작대기로 그 구멍을 후볐더니 그마저 나오지 않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설,

그리고 음식을 조금 담아 놓고 잠시 기다리면 음식이 몇 배로 불어나게 하는 식기가 묻혀 있어

'식기산' 또는 '식장산'이라 했다는 전설 등이 전해집니다.

 

 

백제멸망과 관련 있는 역사적인 곳이자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식장산 계곡에서는 이미 두꺼운 겨울 얼음을 녹인

봄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들어보세요, 봄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과

단체로 산을 찾은 동호회원들로 세천공원 입구가 분주합니다.

 

 

 

 

따스한 봄볕이라고 느껴지는 데도

평상 위에는 아직 지난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네요.

 

 

 

 

식장산 숲길은 대전의 명소로 '걷고 싶은 길 12선'에 선정된 곳입니다.

무엇보다 식장산은 해돋이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해돋이 전망대까지 가보리라는 생각으로 산행을 시작했지만

2시간 코스가 산책을 겸한 산행으로 적당해서

가는 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출발~! 하였습니다.

 

 

 

 

대전둘레산길 제4구간입니다.

 

 

 

 

산길은 아직도 내린 눈이 녹질 않아

미끄럽고 위험하네요.

아이젠을 챙겨오지 않아서 조심조심~갈 수 밖에요.

 

 

 

 

아직까지 저수지도 꽁꽁 얼어붙어 있습니다.

 

 

 

 

봄햇살은 발걸음마다 따스히 스며들고자 하네요~

 

 

 

 

 

가을잎을 여태 간직한 이 참나무도

조금만 지나면

파릇파릇 새싹을 틔워낼 테지요~

 

 

 

 

두터워서 녹지 않을 것만 같던 얼음장도

봄햇살에 그만

빗장을 풀었습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어떤 꽃을 보는 것보다도

아름답게 들려옵니다.

 

 

 

 

 

자주 봐왔던 나무들이 명찰을 달았습니다.

한번쯤 이름을 불러봐 주셔요~

우리가 나무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무는 우리와 더~더~ 친해질 수 있겠지요?

 

 

 

 

나무이름을 보니

참 재미난 이름도 많습니다

 

 

 

 

 

 

아빠의 손을 잡지 않고도 미끄러운 산길을

잘도 걸어가는 예쁜 아이가 있네요.

자연 속에서 더욱 건강해지는 하루가 될 것 같아요.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미끄러운 산길을 장비없이 계속 가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 싶어

철탑사거리 방향으로 가다가 내려가는 코스로 정했습니다.

 

 

 

 

 

내려오시는 분들께서

미끄러우니까 조심하라고 일러주시네요~

산사람의 마음이란 이런 거네요.

다음 사람을 위해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안내해주는~

 

어려운 산행에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동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간 오르다보니

계곡에서 들려오는 소리,,,

작은 목조 다리 아래로 봄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빛까지 담아

더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이네요~

 

 

 

 

흰 눈이 덮인 바위와 그 사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

유유히 그들을 비껴가듯 흘러내려오는

 물줄기가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녹여주는 것 같아요.

 

 

 

 

 

 

 

산의 입구만 맴돌다가 내려오는 듯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빙판길이 위험할 것 같아

철탑삼거리 등산로에서 도로방면으로 난 길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봄이 오면 꼭 다시 와보리라 다짐하며

발걸음을 옮겼어요~

 

 

 

 

 

 

 

 

 

 

뒤를 돌아보니 그대로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키 큰 소나무를 따라 파란 하늘도 한 번 쳐다보았지요~

 

 

 

 

 

도로 쪽으로 나왔는데도

차량통제가 될 정도로 길은 아직 얼어 있었습니다.

검은 봄물이 오른 나무들 속에서 흰 눈빛을 지닌

자작나무도 눈길을 끄네요.

 

 

 

 

 

높지 않은 위치에 있었지만 대전 시가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지요~

 

 

 

 

계곡물이 얼음장을 열고 터져나오는 소리,

봄의 맑고 따스한 소리가 졸졸졸 흘러나오는 곳,

식장산에서의 짧은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마음 속에는 이미 봄이 성큼 들어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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