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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대전공연 | 뻐지's 대전마실_ 자립음악가 뻐지를 만나다

 

뻐지's 대전마실, 자립음악가 뻐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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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이 왔는데도 여전히 아이처럼 제자리 걸음중인 2월의 겨울입니다. 추위가 길어지면 어른들마저도 달콤한 핫초코 한 잔을 그리워하는 아이가 되고는 하지요. 연이은 추위와 매서운 바람 속에서 아이처럼 달달함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웃음 지을 만한 달콤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끈적끈적하고 달콤한 퍼지(설탕, 버터, 초콜릿으로 만드는 부드러운 영국풍 캔디)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자립음악가, 뻐지(Ffudge)'가 대전 시민들의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러 대전으로 마실 올 채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왔거든요. 

2월 16일 8시에 펼쳐질 <뻐지's 대전마실>의 공연 준비로 바쁜 그를 만나러 서울 마실을 떠났습니다.

 

박: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서 반가워요. 먼저 대전 시민들께 인사 한마디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자립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뻐지(Ffudge)'입니다.

 

박: 2 16일에 첫번째 EP발매 쇼케이스를 하는데, 대전에서 공연이 처음이신가요?

 : 처음은 아니에요. '한살림 대전'에서 행사에 불러주셔서 대전에 와서 공연을 했던 인연이 있어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단독공연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2013 1월에 첫 번째 EP 앨범이 나와서 서울 쇼케이스를 마치고, 2 16일에 대흥동에 위치한 도시여행자라는 카페에서 단독 공연을 하게 됐어요.

 

박: '뻐지(Ffudge)' 닉네임이 특이해요. 캐러멜 같은 조금 특이한 사탕이 퍼지라고 알고 있는데, 혹시 이것과 연관이 있나요?

: 맞아요. 퍼지는 달콤하고 끈적끈적한 캐러멜 같은 사탕이에요. 친구들과 활동을 시작할 때, 본명 말고 어떤 예명이 필요했어요. ‘어떤 닉네임으로 활동할까?’ 생각하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퍼지'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 노래와 목소리가 끈적끈적하다고 아이들이 퍼지 같다고 했죠. 퍼지 뒤에 '퍼지000'처럼 다른 단어를 더 붙여 지으려고 했었는데, 뒤에 뭘 붙여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앞에 F를 대문자로 하나 더 붙여봤어요. 왠지 더 끈적끈적하고 달콤한 이미지가 전달되는 것 같아 '뻐(Ffudge)'로 결정했죠.

 

박: 뻐지라는 닉네임을 통해 또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요?

 : 옛날에는 동요 같은 느낌의 노래를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음악적인 발전을 꾀하면서 퍼지라는 이미지가 저에게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람들에게 퍼지란 게 생소하잖아요. 캐러멜과 초콜릿의 중간 형태인데, 제 희망사항과도 맞는 이미지에요. 제가 추구하는 건 제 음악에 삶의 다양한 면들이 나타나는 거예요. 저는 굉장히 고리타분한 면이 있지만 세련되고도 싶고, 젊지만 애늙기도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또 제가 노래하는 곡들의 주제는 매우 흔한 걸 추구하는 편이에요. 가사에는 굉장히 평범한 주제를 가지고 고집스럽고 순순한 걸 담고 있죠. 그러나 창법과 멜로디는 세련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박: 스스로를 자립음악가라고 말하잖아요. 요즘 들어 '자립음악가'라는 말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뮤지션마다 '자립'에 대한 정의는 다를 것 같은데, 뻐지가 생각하는 자립이란 어떤 것인가요?

: 사람들의 생각이나 모습이 다르듯 꿈이 다른데, 세상은 우리를 한가지로만 밀어 넣는 느낌이에요. 우리 사회는 자립하지 않고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구조에요. 제가 생각하는 자립이란 '어디 소속되지 않고 남의 돈을 받지 않는 것'이에요. 어디에 소속돼서 활동하면 아무래도 다른 이들의 지시를 받게 되고 꼭두각시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배가 고파도 혼자의 힘으로 해나가는 거죠. 누구든 힘든 시기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마음이 기대하는 평균을 조금 낮추면 자립으로 닿는 게 쉬워져요. 상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남들 기준이 100이면 나는 50으로 생각하면 편한 거죠.

 하지만 자립에도 '조건'이 있어요분명히 실력이 있어야 해요예술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람은 보는 이에요예술가라면 적어도 자기 실력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만한 의지가 있어야 해요여기서 중요한건 불안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고요설령 노래를 못 불러도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위해 최소한의 기준과 조건들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 2013 1, 첫 번째 EP앨범이 발매되었어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주변 지인들의 후원이 없으면 앨범을 내지 못했을 거예요. 군대를 제대하고 놀다가 복학을 했겠죠. 저는 예술가와 팬의 관계가 보통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신뢰'를 사고파는 관계죠. 저를 응원해주는 주변 사람들과 팬들에게 '뻐지에게 내 2만원을 투자하면 나는 비록 그렇게 못살지만 뻐지의 삶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내가 뻐지가 성장해가는 과정에 투자하는 거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거죠.

박: 예술가들 중에는 주변 지인들은 자신의 예술에 대해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제 3자들을 자신들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뻐지는 어떤가요?

: 저는 중요하게 구분 짓고 싶지는 않아요. 이번 대전 쇼케이스도 주변 사람을 통해서 도시여행자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이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었잖아요. 주변 사람들이 초창기에는 저를 응원해줄 수 있지만 10년 후에도 그 숫자가 똑같을 수는 없어요. 제가 발전을 하지 않는다면 주변 지인들도 질리게 되겠죠. 제가 생각하기에 저에게 있어서 지인들은 발판이 되어주는 존재인 것 같아요. 지인들이 더 이상 저를 좋아해주지 않는다면 ,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지겠지요. 자기 의지와 실력 문제인 것 같아요. 이런 일들에 동요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박: 노래를 만들고 부르면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싱어송라이터잖아요. 삶의 가치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해요.

: 음악은 시간예술이에요. 시간의 배열에 의해 멜로디를 짜고 박자를 만들죠. 4분짜리 노래가 있으면 그 4분이 끊기지 않고 온전히 이어져야 그것을 들을 수 있잖아요. 회화는 화가가 그려놓고 전시하는 형식이잖아요. 어딜 가나 그 그림은 변함이 없죠. 하지만 음악은 고유의 개성이 있어요. 제가 쓴 가사와 멜로디를 4분 동안 부르고, 그 시간동안은 관객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죠. 관객이 나를 볼 때 노래와 가사, 멜로디와 제스처, 의상과 표정 등을 보면서 뻐지의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고요.

 예술은 사기에요. 악의가 아닌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뒤통수를 치는 사기죠. 예를 들면 핸드폰을 선물한다고 가정해 봐요. 선물 포장을 해서 안보이게 선물을 주면, 상대방에게 '이게 뭘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이게 곧 멜로디에요. 그 뒤에 선물을 열어봤을 때 가사가 핸드폰이고요. 핸드폰을 그냥 주면 별로 감흥이 없는데, 선물 포장을 하니까 그 선물이 더 궁금해지고 받았을 때 더 진한 감동이 생기는 거죠.

 음악에서는 멜로디로 미화시키고 사기를 치는 거예요. 가사는 내용이고 멜로디는 전달력인거죠. 가사가 아무리 좋아도 멜로디가 한 두 개 밖에 없으면 지루하거든요. 멜로디가 환상적이면 가사의 전달력이 더 높아지죠. '착하게 살아라'를 코드와 멜로디, 그리고 박자를 입혀 부르는 건 3-4배의 효과가 있어요. 음악은 만국의 공통어라는 말이 있듯 시너지는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적합한 무기가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박: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번 첫 번째 EP앨범에서 어떤 매력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탄생했는지 더욱 궁금하네요이번 녹음 작업하면서 이 곡은 정말 힘들게 작업한 노래가 있나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내일은 내일 안 오고에요이 곡을 만들었을 때곡은 너무 좋은데기타 멜로디와 퍼커션이 어려웠어요아니다 다를까녹음 당일 3-4시간 부둥켜 앉고 녹음하는데 박자가 정말 맞지 않는 거예요그러다가 조금 쉬고 다시 녹음을 진행했어요. 5시간 만에 녹음하는데 갑자기 박자가 맞아가면서 괜찮아지더라고요사실 그 날 녹음을 끝내고 멜랑꼴리를 타이틀곡으로 갈까 생각했는데다시 들어보니 '내일은 내일 안 오고가 워낙 잘 나와서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결정했죠.

 

박: 매번 공연을 하면서 ', 이 시간만큼은 내가 노래와 하나된 것 같다.'라고 느끼는 순간 있을 것 같아요. 대전에서 2 16일 공연을 앞두고 좋은 공연을 위해 관객들에게 힌트를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 얼마 전까지 만해도 노래를 부를 때 한 단어 한 단어를 곱씹으면서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불렀어요. 그러다 3달 전쯤 , 그렇게 부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나하나 신경 쓰면 전체를 신경 쓸 수 없어요. 노래가 시작되면 가사가 저절로 나와야하고, 생각할 겨를이 없이 지나쳐야 하는 것 같아요. 단어가 아닌 전체 흐름을 봐야하는데, 전체의 흐름을 전달하려면 의식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그것까지도 잊게 만드는 순간들이 찾아오곤 해요.

 관객과 동화되고 집중했다고 느끼는 때는, 4분이 흘렀음에도 시간이 안 흐른 것 같아요. 평소에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는데, 사람들이 진짜 조용해지는 때가 있어요. 그 순간, 관객이 가장 집중할 때라는 게 느껴지죠. 노래를 부르다가 잡음이 들리는 때는 내 노래를 집중해서 안 듣는다는 게 다 느껴져요. 정말 하나가 되는 순간들은 제가 노래하는 중간에 정신이 없고, 관객들의 침묵이 느껴졌을 때에요. 노래가 끝나고 나서야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죠.

 

박: 앞으로의 뻐지만의 계획이나 꿈이 궁금해요.

:  자립음악가로서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제가 사는 걸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도 살 수 있겠구나.' 라고 느끼게 하고 싶어요. 제가 살아가는 걸 행동으로 보여 줄 테니까, 어떤 방법으로든지 도와주세요. 포스터 제작, 장소 소개 등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자립음악과들과 연대해 기획단을 꾸려서 돌아다니고 싶고요. 여러 곳에 흩어진 자립가들이 모이면 대의가 이루어질 거라고 믿어요.

 


자립음악가들과의 연대를 꿈꾸며 함께 소통하고 싶어 하는 뻐지뻐지의 노래가 흐르고 있는 카페에 앉아 진중함과 솔직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카페를 가득 채우고 있는 그의 음악이 따뜻한 열기로 다가왔습니다.

 추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당신이라면2월16일 토요일 저녁 8시 대전으로 마실 오는 그의 달콤한 음악과 함께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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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연 일 정 : 2013년 2월 16일 오후 8시

입 장 료 : 예매 1만원 현장구매_1만2천원

공 연 장 소 : 카페 도시여행자 

 (대전 중구 대흥동 480-3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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