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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19세 미만은 못 보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을 원작으로 만든 
2030대 젊은 세대의 거침없는 사랑을 담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보고 왔습니다.


이번 연극은 벌써 시즌 7차 연장공연으로 10만명의 관객이 본 연극이라고 합니다.
여태까지 공연에서는 섹시 로맨틱 코메디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두 남녀의 섬세한 감정선을 극대화 시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연극을 보면서 마치 젊음의 사랑을 다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연극은 좀 독특한 타이틀이 붙어 있습니다.
일명 "19금 연극"입니다.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는 연극이라는 말이죠.


첫 공연을 앞둔 리허설 현장을 갔었는데요,
대사와 연극의 장면에서 조금 낯 뜨거운 장면들이 나오더군요.


사실 이 연극은 조금 특별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원나잇 스탠드'라는 다소 민망한 소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소 거침없는 직설적인 대사들이 연극의 중간중간에 베어 나옵니다.
그 뿐 아니라 두 청춘 남녀의 섬세한 감정선까지 다루고 있었습니다.



연극의 시작은 친했던 선배 형과 사랑했던 옛 애인의 결혼식입니다.
씁쓸한 기분으로 참석한 정훈은 밥 한끼 먹고 가려고 식당에 들리게 되죠.
그런데 연어초밥을 내놓으라며 막무가내로 엉겨붙는 시후를 만나게 되면서 사건은 발단이 됩니다.


정훈은 시후와의 실랑이 속에 각자의 옛 애인이 서로 눈을 맞아 결혼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죠.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죽고 싶다는 시후를 달래는 정훈에서 하룻밤만 같이 보내달라고 조르죠.


사실 황당한 상황이지만 연극은 정훈과 시후의 극적인 하룻밤을 담아냅니다.
어찌보면 시후는 이렇게라도 해서 그의 흔적을 지우고 싶었던 셈이죠.


극적인 하룻밤이 지나고 시후는 수면제로 자살을 하려고 하지만 정훈의 만류로 결국 무산되죠.
시후와 비슷한 아픔을 갖고 있는 정훈은 사랑 때문에 상처받지 않으려 여자를 멀리하려고 하죠.


이렇게 연극은 러브라인을 만들어 가면서 그 안에 '사랑'이라는 담론을 담아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담론은 우리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소재 자체에서 갖고 있는 '원나잇 스탠드'라는 한계 때문일까요?
서로는 '사랑'이라는 감정 보다는 지우고 싶은 사랑의 추억을 다른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마음이 앞서있습니다.


그렇다고 시후가 그렇게 막 되먹은 여자는 아닙니다.
단지 사랑에 대한 상처를 치유할 줄 모르는 순정파 연애 초짜이죠.
특수학교 체육교사로 있는 정훈 역시 사랑을 그리워 하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을 두려워 하는 순정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연극은 2인극입니다.
2인극이라도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지루할 틈 없이 웃음을 곳곳에 배치해 두었습니다.
'극적인 하룻밤' 장면에서는 낯뜨거운 장면을 연상할 수 있는 단어들로 
민망함이 아닌 웃어 넘길 수 있는 장면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의상은 조금 민망스럽긴 했지만 말이죠.


2030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데, 40대인 제게는 조금 부끄러운 연극이었습니다.
어제 리허설을 계속 보면서 이 연극을 누구에게 추천하면 좋을까를 고민했습니다.

'하룻밤의 사랑'이라는 가벼운 소재를 아무리 가공한다 하더라도 
두 남녀의 섬세한 감정선 자체 만으로는 '사랑'이라는 고귀한 단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연극을 2030대의 젊은이들이 아닌, 3040대의 기혼 부부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기획의도는 2030대 젊은 연인들로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럼에도 젊음의 사랑이 하룻밤이라는 강렬하고 극적인 하룻밤의 사랑이 아닌
좀 더 의미있고 고귀한 사랑을 느껴보면 어떨까 합니다.


연극의 후반부에서도 물론 이런 고민이 나타납니다.




사랑이 두려워 시후를 떠나보낸 정훈이 그리워 하는 장면에서 
무엇인가 사랑의 더 깊은 의미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끝에서 정훈과 시후는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길 기대하지만 연극은 그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마치 동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아니라는 말이죠.


그렇다면 이 연극이 어떻게 끝나는지 궁금하시죠?
직접 보세요.
이 연극은 8월 16일부터 9월 16일까지 소극장 핫도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문의는 1599-9210으로 하시면 되구요...

주의사항!! 이 연극은 19세 이하는 보실 수 없습니다. 
또한 연극의 특성상 늦으면 입장하실 수 없구요
중간에 나가시면 다시 들어오실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두남녀의 말할 수 없는 비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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