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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축제ㆍ행사

들어는 보았나,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



이천십일 년 십일 월 십일 일, 대전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우리가 보고 싶어 만드는 SNS 사운드 페스티벌이란 모토로 시행되는 축제. 이름 하여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입니다. 사실 대싸페(대전 사운드 페스티벌)는 대전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축제입니다. 여름과 가을의 모호한 경계선에서, 30명 이상 모이면 대전에서 축제 한 번 추진해보겠습니다, 란 한 밴드 보컬의 트윗이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시작된 축제니까요. 시작은 정말 조그마했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의 멘션과 디엠. 그리고 어느덧 삼십 명의 호응. 그렇게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은 첫 발을 디뎠습니다. 그리고 이천십이 년 올해도, 그 가슴 뛰는 발걸음을 힘껏 떼려 합니다.

 

 솔직히 자기들이 필요해서 부른 거잖아요. 저희는 길거리 어디서 하든지 상관없는데. 다른 뮤지션들 생각했을 때도 이건 좀 아니다싶더라고요. 무대의 주인공은 공연을 하는 팀과 그 공연을 보는 관객이 돼야 하거든요. … 그래서 우리가 만들어보자 했어요. 관객도 공연 팀도 즐거운 그런 공연 말이에요. 그런데 왜 서른 명이 필요하다 했냐 하면요.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열 명은 조금 작은 거 같고 이십 명은 좀 그렇잖아요. 설마 서른 명이 모이겠어, 하는 마음에 트윗을 날린 거죠. 서른 명 되면 내가 총대 매겠습니다. 하고.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 추진위원장 박정훈 인터뷰 중.










사실 대전에서 축제가 열린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애초에 기본적인 전시나 공연마저도 전혀 없다시피한 문화 척박시 대전에서 무려 축제라니요. 하지만 박정훈 씨의 첫 트윗 이후, 저는 생각도 못한 전개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 한 시의 첫 모임, 추진위원회 결성, 고등학생과 삼십 대까지 다양한 나이대를 아우르는 대전 시민의 열정 어린 기획. 그리고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오픈과 라인업 발표에 이은 티케팅 시작. 축제는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었습니다. 지산도 아니고, 인천 펜타포트도 아닙니다. 바로 대전, 대전인 겁니다.

 

 그리고 대전에서 락 페스티벌을? 하고 비웃음 보내는 한계들 있잖아요. 여러가지 한계들을 다 깨고. 어차피 불가능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불가능이라고 써진 거 다 한 번 깨보자. 그래서 이걸 진행하게 됐죠. … 라인업도 라인업이지만, 의미로 봤을 때 대전에 서울밴드들이 내려와서 공연을 한다.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또 더군다나 신구를 아우른 열 팀의 대전 밴드가 뭔가를 한다. 장르 측면에선 헤비메탈, 펑크 이런 게 안니라, 모든 장르를 통틀어서 공연을 한다. 이런 것. 곰팡내 나는 실내가 아니라, 실외 탁 트인 공간에서 락페를 한다. 뭐 의미는 대단히 많다고 생각해요. 박정훈 인터뷰 중.










 가히 제 인생 최고의 아홉 시간이었습니다. 높은 대청댐의 밤하늘을 울렸던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 그들의 숨결에 담긴 메시지. 대전에서도 할 수 있다, 라고 외쳤던 모든 이들의 바람. 늦은 밤의 둥그스런 보름달에 희망이 가득 찬 듯 보였습니다. 소란스러웠던 대청댐의 바람이 저 높은 달에 가 닿았을 까닭일까요. 물론 아직은 미흡했습니다. Grand Mint Festival이나 지산 등과 비교했을 때 라인업이나 행사 진행에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하나의 트윗으로 시작된 축제는 어느새 수백의 관중과 아티스트가 거대한 숨결을 이뤄 호흡하는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된 것입니다.


 저는 올해의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을 기대해봅니다. 지금의 열정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대전 사운드 페스티벌은 언제까지나 우리가 보고 싶어 우리가 만드는 페스티벌로 기억될 겁니다.


대전블로그기자단 이한규 대전시청홈페이지 대전시청공식블로그 대전시 공식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