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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공연

[공연] 오페라가 이태리라면 오페라마는 대한민국의 대전!!









“오페라마”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오페라마는 오페라와 드라마의 합성어로

공연예술학 박사 출신의 성악가 바리톤 정경의 공연 예술작품을 말합니다.



지난 2월 19일 일요일 저녁 8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 오페라마의 첫 공연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오페라도 봤고 드라마도 봤지만, 오페라마는 처음 접하는 것이 호기심으로 공연을 보고 왔는데요,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준비한 것을 쏟아 붓는 오페라나 리사이틀과는 달리

 관객과 함께 공유하고 대화를 함으로 무대에 선 사람과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과의 거리를 좁히는,

즉 마당극과 같은 느낌의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오페라 곡을 갖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무대라는 점이죠.


오페라마는 독창성과 함께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아 작년 11월 특허청에서 상표출원 결정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페라는 이탈리아에서, 드라마는 미국에서 첫 시작을 했지만,

오페라마는 한국에서, 그것도 대전에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더군요.

지난번에 말씀 드렸던 “메이드 인 대전”을 기억하시나요?




대전의 예술가가 대전의 무대에서 대전의 시민들을 위해 만든 작품을 통털어

 “메이드 인 대전”이라고 했었는데요, 대전의 현악기 제작자 마에스트로 선생님도 그렇고

오페라마를 특허 출원한 대전의 성악가도 그렇고, 모두가 메이드 인 대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공연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하시죠?

공연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이탈리아 가곡과 한국 가곡의 공감으로 준비했습니다.

넓은 뜻에서 가곡은 “시에 작곡된 노래”를 뜻하는데요,

그 자체가 독립되어 있는 노래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 노래들이 16세기 말 이탈리아의 형식을 따라 노래로만 가사가 전달되는 형식을 오페라라고 하지요.
 
그래서 오페라 본 고장의 감성을 담고 있는 이탈리아 가곡과 함께 한국인의 감수성을 담고 있는 한국가곡을 1부에서 다루었습니다.

이렇게 오페라의 감수성과 한국인의 감수성을 담은 1부가 끝나고 난 후,

잠시 쉬었다가 2부의 오페라마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페라마의 특징은 바로 이야기에 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나래이터와 함께 오페라마는 시작됩니다.




오페라마 공연에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백작과

 백작부인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각색해 연기와 함께 소프라노 윤미영이

백작부인의 ‘아름다운 그 시절은 어디에’(Dove sono)와 피가로의 아리아를

백작역을 맡은 바리톤 정경이 ‘더 이상 날지 못하리’(Non piu andrai)를 열창했습니다

.

지난번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아이들과 함께 보았었는데,

아이들이 이 노래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지루해 하던 1부와는 달리 2부에서는 재미있어 하며 흥얼거리고 있더군요.

아이들에게 오페라와 드라마가 결합된 오페라마는 조금 흥미로운 장르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소품도 준비했는데요, 그 소품 역시 의미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배우 김영규씨의 설명으로 관객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알마비바 백작의 마스크는 인간의 이중성을 드러내 주는 역할로 마스크를 쓴 얼굴은 인간의 욕망을 가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백작부인의 솔로에서 등장하는 거울은 우아함과 여자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 하는 인간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Non piu andrai에서 나오는 총은 군대를 상징하는 등

드라마적 요소를 오페라의 아리아에 결합시킨 독특한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이범진씨가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서곡을 연주하면서 잠시 이야기는 멈추는 듯 하더니만,

이탈리아의 감수성을 드러내던 공연은 갑자기 심각한 주제를 다루기 시작합니다.




바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라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라는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서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인의 감수성이 담긴 ‘한’의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바리톤 정경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1000회 집회에서

 ‘아리랑’을 편곡한 ‘정경 아리랑’을 부르며 응원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날 그 애절한 사연을 뮤지컬 “노틀담의 파리” 중 “대성당들의 시대”라는 노래로





현 시대를 거대한 성당들의 시대에 사라져 가는 작은 이야기를 절규에 가깝게 담아내었습니다.




이날 오페라마 공연은 오페라와 드라마의 요소를 적절히 다루면서
 
오페라의 아리아를 드라마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그 안에 일종의 담론을 풀어내는 시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앙콜을 하기 전, 정경은 이탈리아의 고전인 오페라가 품고 있는 감수성이

 한국인의 민족성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관통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오페라와 우리의 가곡을, 그리고 그 ‘한’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었다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하자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앙상블 홀의 1층과 2층을 거의 다 채운 관객들을 보면서 오페라마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페라처럼 완벽한 틀을 갖춘 것도, 그렇다고 드라마처럼 많은 이야기들을

주저리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대전의 성악가가 만들어 낸 “오페라마”,





우리가 응원하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몇십년, 아니 몇백년이 지난 후에는 오페라처럼

대한민국의 대전에서 2012년에 열렸던 ‘오페라마’의 그 첫 공연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니,

이날의 공연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 같은 느낌에 가슴 뿌듯하게 아이들과 함께 공연장을 나왔습니다.

오페라는 이탈리아에서, 드라마는 미국에서, 그럼 오페라마는 어디? 한국, 바로 대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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