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밭수목원을 찾았습니다.
소나무원 산책로 아래에는
반짝이던 단풍별들이 살포시 지상으로 내려와 있더군요.
버드나무가 서있는 이 풍경은 서원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입니다.
봄에 새순돋을 때와는 달리 버드나무의 단풍은 더욱 황금빛에 가까운 것 같아요.
연둣빛 새순이 돋는 봄에도 이 풍경을 담았었지요.
얼음이 녹는 초봄이면 버드나무의 새 가지들은 겨자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한껏 좋아하는 물을 가지끝까지 길어올린 버드나무는 봄이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새순들을 내보입니다.
그렇지 않은 버드나무도 있네요.
하지만 물을 좋아하는 건 모든 버드나무의 공통점이라고 합니다.
우물가에는 반드시 버드나무를 심어왔는데
그것은 뿌리가 물을 정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한 버드나무잎을 물바가지에 띄워 해갈 급한 길손의 체함을 방지하는 지혜의 도구로 쓰이기도 했지요.
선조들의 혜안에 새삼 고개가 숙여집니다.
버드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는 종류만도 40종류가 넘는다고 합니다.
버들피리 꺾어불던 물가의 갯버들,
길가나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능수버들이나 수양버들입니다.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1년생 어린 가지의 색깔이 황록색이면 능수버들이구요,
적자색이면 수양버들이라고 합니다.
수양버들은 고향이 중국인데요, 수나라의 양제가 양자강에 대운하를 만들면서
백성들에게 상을 주며 이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해요.
그래서 수양버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능수버들이나 수양버들은 가지가 늘어지는 특징이 있어 가로수로 많이 심는데
'버드나무'라 불리는 버드나무는 가지가 축축 처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버드나무 외에도 오래도록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장수하는 나무인 왕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버드나무류는 빨리 자라지만 수명이 짧은데 이 왕버들만은 오래 살아 곳곳에
정자나무로 남아 있거나 물가를 지켜 사진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요.
우리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버드나무는 이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