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휴일에 갈 만한 식당이 없을까?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맛있는 밥상을 받아볼 수 있는 곳이 없는 걸까?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나만을 위해 준비한 듯한 형형색색의 풍성한 상차림을 내오는 곳은?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면 주저없이 저는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서대전사거리 샘골식당을 추천합니다.
온통 황금빛으로 영글어갈 계절인 가을,
소국 몇 송이로 마중합니다.
서대전네거리에서 내려 용두동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샘골식당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전 시장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군데군데 남아 있는 오래된 맛집에 북적이는 손님들의 모습들로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다.
자꾸만 사라져가는 풍경에 대한 미련과 애착이 생기는 건 왜일까요?
기억 속의 고향처럼, 주름진 얼굴의 어머니처럼,
그렇게 우리들을 길러준, 오래되었으나 옛 영광이 담긴 풍경들을 많이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늦은 저녁 10시까지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이번 추석처럼 명절이 돌아왔을 때 고향에 못가신 분들을
가족처럼 따스하게 맞이해 줄 고마운 공간이네요.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인원수에 맞춰 도톰하면서도 앙증맞은 크기의 녹두야채전이 상에 놓여집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고소한 맛이 느껴지지 않나요?
모든 음식은 2인분 이상이라야 주문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많은 가짓수의 찬이 따르니 2인 이상을 주문해야 수지가 맞을 것 같아요.
반찬 수를 세어보니 모두 열두 가지네요. 거기에 바글바글 넘치게 끓여온 청국장 한 뚝배기가 고향의 가을 향기를 더해 줍니다.
청국장은 두부와 파 정도만 썰어 놓은 듯 한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납니다.
1인분에 만원 대를 넘어서는 한정식집의 찬들처럼
다양하면서도 시골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듯한 형형색색의 찬들입니다.
낙지젓갈은 금방 무친 것처럼 싱싱하면서도 짜지 않고
김치는 더할 나위 없이 사각거렸으며
고구마줄기 무침도 들깻가루를 충분히 넣어서 아삭이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함께 밥상을 받았던 지인은
브로컬리와 같은 몸에 좋은 찬까지 나왔다며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산에서 나는 소고기인 표고버섯 볶음과 된장에 박은 아삭이 고추, 깻잎 장아찌까지
모두모두 짜지 않고 슴슴하면서도 적당한 간이라 밥없이 그냥 집어 먹기에도 좋았지요.
가을 들판의 풍성함을 보는 듯 합니다.
샛노란 조가 섞인 밥 한공기도 찰지고 맛있었지요.
이 모든 음식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공간, 주방의 모습입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후인데도 미처 상을 치우지 못한 탁자들도 많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손님들도 몇 군데 있네요.
두 시 정도가 지나면 정담을 나누며 이렇게 여유있게 식사를 하실 수 있어요.
1인당 5천원에 12가지 형형색색의 반찬들과 깊은 맛을 내는 청국장 한 뚝배기를 받아볼 수 있는 곳,
샘골식당으로 나오셔서 풍성한 가을 들판을 바라보는 듯한 흐뭇함을 느껴보셔유~~
서대전사거리
용두동시장 골목에 위치한
샘골식당.
전화번호 : 256-3188, 257-3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