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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

[대전 소극장탐방 #2] 새로운 창작의 도전, 소극장 고도를 다녀오다.


 
이번 겨울에 맘먹고 도전한 소극장탐방 시리즈를 오랜만에 이어가 봅니다. 이번에는 2010년 새롭게 문을 연 "소극장 고도"를 다녀왔습니다.




  날이 몹시 매서운 1월 말, 대흥동에 위치한 소극장 고도를 찾았습니다. 위치는 도청 맞은편, 중부경찰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극단 떼아뜨르 고도(대표 권영국)는  2001년 '돼지와 오토바이'(이만희 작/권영국 연출)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극단 고도는 그 후로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초연작품으로만 올해로 벌써 11번째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15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리 연락한 터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몇분의 단원과 함께 연습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극단 떼아뜨르 고도의 대표, 권영국님과 커피 한잔과 더불어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날이 추운 관계로 따스한 난로 앞으로 안내해 주셔서 몸을 녹이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Q: 어떤 연극을 하고 싶으신가요?



A: '감동이 있는 작품'을 위해 "탁월하고 위대한 연극을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극단마다 각기 특징이 있는 것 같은데, 떼아뜨르 고도는 뭔가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권대표는 올해로 30년의 연극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자신의 경력과 더불어 창단 1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모노 드라마, '무대뒤에 있습니다'라는 작품을 올렸다고 합니다.

 
  
 

"무대 뒤에 있습니다."
- 시놉시스 

; 연극 배우인 남훈, 그는 오늘도 무대 뒤에 있다. 연극 배우임에도 그는 무대 앞에서 연기를 하지 못하고 무대 뒤에서 음향효과를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그 일도 그에게 운이 따르지 않는지 실수만 반복할 뿐이다. 결국 선배들에게 실컷 욕만 얻어 먹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분명히 연극배우다. 무엇보다 대중예술을 혐오하는 순수한 연극배우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가수 남진 남자에 나훈아 훈자를 합친  '남훈'이다. 그뿐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에도 그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의 멀고 먼 촌 구석 출신으로 세상에서 태어나 가장 유명한 사람은 남진과 나훈하라고 믿고   자란 그런 시골사람이다. 연극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무대, 오로지 무대 위에 서는 것이 좋아서 삼류 천막극단을 따라다미녀 어설픈 묘기를 배웠고,  그 유명한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촌놈이었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촌놈, 남훈이 아닌 나태두였다. 나태두는 나태두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개명한 남훈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로 향하는 나태두. 그는 결코 다시 고향을 찾이 않으리라고 결심한다. 그렇게 달랑 불알 두 쪽 밖에 없으면서도  배우를 꿈꾸는 아니 무대 위를 꿈꾸는 남훈의 서울 생활은 구로동 공장의 쪽방에서 시작된다......

  모노 드라마, '무대 뒤에 있습니다.'는 마치 권대표의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양 느껴집니다. 연극이 좋아 무대에 오르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자신의 모습을 '남훈', 아니 '나태두'를 통해 자신의 이면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런지...시놉시스를 읽으면서 권대표의 연극에 대한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무엇보다 대중예술을 혐오하는 순수한 연극배우'라고 남훈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연극에 대한 그의 순수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Q: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극단 데아뜨르 고도만의 특색은?

A:  잠시 손에 잡혀진 시놉시스를 읽으면서 그의 연극에 대한 철학을 잠시 엿보고 난 후에 다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권대표 또한 소극장의 현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을 올린 공간도 부족하며, 올릴 작품의 부족에 대해서도 토로했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 장르가 희곡인데, 희곡작가의 발굴이 어려운 현실에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가 노력하는 것은 바로 '초연'이었습니다. 초연이 어찌보면 가장 모험적이고 어려운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극장이 어느 정도 상업성을 갖기 위해서는 서울과 같은 곳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보인 작품을 가져와 각색하거나 그냥 연기를 하는 것인데, 초연의 경우는 작가의 작품을 직접 각색해 처음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하는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소극장의 경우, 초연에 대해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극단 떼아뜨르 고도는 2001년 '돼지와 오토바이'라는 작품으로 초연을 시작하였으며, 그 후 지속적으로 초연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2009년 초연작품으로 올린 '소풍가다 잠들다'라는 작품은 전국 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무대에 올린 초연작품으로는 '안녕 체욱아저씨', '냄비위의 파리똥', '손님'(황성역님의 소설 각색), '도가니'(공지영 소설 각색), '엄마와 나, 그리고 냉장고', '구운몽 전설 짓기', '낙원동 순례기' 등이 있습니다. 올해로 11번째 초연작품을 준비하는데, 바로 '하이옌'입니다.  이 11번째 초연작품인 '하이옌'으로 올해 5월 20일부터 6월 중순까지 열리는 전국 연극제에 출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12번째 초연작품인 '전당포전', 13번째 초연작품인 '울보 박영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초연작품에 창의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창의적인 작품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는 권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합니다. 바로 '창작실험극장, 비틀기'입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비틀기라고 하려는 듯이 '창의적인 방향'으로 유도하여 젊은 연극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극단인 "씨올투"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이름의 의미를 물었더니 '(see) - 봐라', '(all) - 모두', '(together) - 함께'라고 했습니다. 이름 자체에서 CO2라는 딱딱한 화학기호를 생각할 수 있으나, 그는 그 이름에 또 다른 메타포를 심었습니다. 바로 '모두 함께 와서 봐라'는 의미와 더불어 지구인류현안에 대한 관심을 연극으로 표출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 그간의 공연연혁 (문화.예술.공연 매거진 "앙코르" 2010년 11,12월 호 참조)

2001. 12     이만희 작 / 권영국 연출  "돼지와 오토바이"
2002. 3      사무엘 베케트 작 / 주진홍 연출 "고도를 기다리며"
2002. 12    김태수 작 / 권영국 연출 "옥수동에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2004. 4      황석영 작 / 박찬조 연출 "한씨 연대기"
2004. 9      아담롱 외 2인 작 / 박찬조 연출 "헬로 세익스피어"
2004. 11    오태석 작 / 박찬조 연출 "태"
2006. 3      엄인희 작 / 권영국 연출 "그 여자의 소설"
2007. 9      뒤렌마트 작 / 박찬조 연출 "피지시스트 - 물리학자들"
2007. 11    안톤 체홉 작 / 김상열 각색 연출 "안녕! 체홉 아저씨"
2010. 4      공지역 작 / 송재인 연출 "도가니"
2010. 7      황석영 작 / 박찬조 연출 "손님"
2010. 10    엘리스카이퍼즈 작 / 김혁수 각색 / 권영국 연출 "엄마와 나 그리고 냉장고"
2010. 12    모노드라마 "무대뒤에 있습니다."



Q: 2011년의 계획은?

A: 우선 권대표는 두가지를 대답했습니다. 한가지는 3월 18일부터 4월 20일까지 소극장 고도에서 창작초연시리즈 #11, "하이옌"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략 1달여 동안 매주 월요일만 빼고는 매일 저녁 8시에 공연을 한다고 했습니다. 3월이 되면 공연에 맞춰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5월 15일경 부터 6월 20일경까지 창작초연시리즈 #12, "전당포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2011년 5월 20일 - 6월 중순까지 강원도 원주에서 개최하는 전국 연극제에 참여하여 대통령상 수상의 영광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출품작으로는 현재 연습중인 창작초연시리즈 #11, "하이옌"입니다. 



 * 창작 초연시리즈 #11, "하이옌"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인데 필리핀(베트남??)에서 이주해 온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Q: 끝으로 연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A: 권대표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갑니다. '무조건 와라', '용기를 갖고 문을 두드려라', 그리고 '오디션을 봐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문을 열고 와서 도전해 보라는 말입니다. 아마도 권대표의 극단과 극장의 운영에 대한 철학이 베어있는 말이었습니다. 그와 나눈 40여분의 대화 속에서 '도전', '창조', '노력', '시도'라는 단어가 연상되었습니다. 대전의 문화공연에 대한 지원금으로 문을 열고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소극장 '고도'를 둘러보며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에서 그 대답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도전정신으로 창작에 대한 자기반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외부의 좋은 작품에 대한 유혹도 느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은 "내 작품" 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작품'이기에 애착이 쉽게 가지 않기 때문에 "내 작품"에 대한 애착을 위해 완성도는 좀 떨어지더라도 실험적인 작품, 창조적인 작품들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창단 10년째인 극단 떼아뜨르 고도의 작품세계는 '창작초연시리즈'가 계속해서 이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멋지고 완성도 높으며 좋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사람 냄새, '소극장 냄새'를 좀 맡으러 오는 시민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습니다.

메이드 인 대전(Made in Daejeon)을 꿈꾸는 또 한 사람, 극단 떼아뜨르 고도의 대표 권영국님은, 또 한 사람의 메이드 인 대전의 멤버였습니다. 대전의 소극장에서 대전의 연극인을 통해 대전의 작품을 각색해 초연하는 작품을 대전의 시민들과 더불어 무대에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열정의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소극장 고도의 모습입니다.



극단 떼아뜨르 고도의 소극장 고도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주차문제가 여의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극장이 그러하듯 주차문제는 해결해야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대흥동 예술의 거리 근처에 있지만, 도청 맞은편 중부경찰서 옆에 있어 예술의 거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무대에 올렸던 '무대 뒤에 있습니다.'의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소극장 고도, (Little Theather GODOT)라고 쓰네요...



입구를 들어서기 전, 위를 쳐다보았습니다.



소극장 고도의 무대입니다.
최근 공연했던 모노 드라마, '무대 뒤에 있습니다.'의 무대세팅입니다.
저 앞과 뒤를 오가며 혼자 모노 드라마를 연기하셨다고 하네요~~




객석에 앉아 바라본 모습입니다.
제법 커 보이지만 어안렌즈의 특성입니다.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습니다.
객석은 대략 80석 정도....




무대에서 바라본 객석의 모습입니다.





소극장 고도에는 조명이 제법 많이 달려 있습니다.





천정에 달린 조명의 갯수만큼 배우들의 열정의 연기도 빛나길 바래봅니다.





객석 제일 뒤쪽에 위치한 음향과 조명 조절하는 자리입니다.





객석 중앙, 제일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중앙 천정이 머리에 닿았습니다.
지하인 터라 천정의 높이가 그리 높지 않더군요.





권영국 대표가 객석에 앉았습니다.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연기를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모노 드라마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려보는 것일까요?

예사롭지 않은 그의 모습입니다...






단촐한 무대 세팅, 그는 이 무대세팅 하나를 두고 자신의 연극 인생을 표현한 모노 드라마, '무대 뒤에 있습니다'를 열연했다.





그래서 '무대 뒤'로 갔습니다.
휑한 무대 뒤에서 자신의 연극의 꿈을 키워갔을 그의 연극의 삶을 잠시나마 엿봅니다.
무대 앞에 관객들의 환호와는 상관없는 무대 뒤에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갔을 '남훈'의 연극인생...

무대 앞의 화려함과 달리 무대 뒤의 외로움과 고독을 엿봅니다.






"하이옌"에 대한 대본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읽어나가면서 캐릭터 분석과 더불어 어떤 내면의 모습을 갖고 있을까를 서로 토론하였습니다.

너무나 진지해서 촬영하는 제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송구스러웠습니다.




























































그들의 연기에 대한 집념과 작품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같이 읽어가면서 캐릭터를 설정하고 인물의 내면을 토론하는 모습...

이러한 과정을 통해야만 초연을 이룰 수 있나 봅니다.

초연의 창작과정...
그 힘든 여정의 시간을 잠시나마 엿보았습니다.






인쇄되어 있는 작품, 하이옌의 대본...
그 작품의 세계속에 자신의 삶을 대입시키는 과정...연극....

그들은 이렇게 차가운 대흥동의 지하 연습실에서 열정으로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의 세계에 자신의 생각들과 느낌들을 빼곡히 적어가며
또 다른 작품의 세계로 빠져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무대에 올린 "하이옌"...
3월달, 무대에 올려진 그 날을 다시 한번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차가운 대흥동 한 구석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 고도...
발길을 돌리며 그들의 새로운 작품 창조의 열정과 노력에 숙연함을 갖고 나왔습니다.

올해 소극장 5호가 탄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에는 소극장 핫도그와 마당이 남았군요.
조만간 나머지 두개의 소극장을 탐방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소극장 탐방기 2탄, 소극장 고도 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덜뜨기의 마음으로 담는 세상 = 허윤기]
[대전시 블로그 기자단 = 허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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