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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상/대전사람들

대전어린이회관 개관 10주년 기념 스토리텔링 사업 '대어봉 찾기' 의 주인공을 만나다

대전어린이회관은 대전광역시 설립, 기독교연합봉사회에서 위탁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20091117일 문을 연 어린이회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스토리텔링 사업 대어봉 찾기를 진행했는데요. ‘대어봉이란 대전어린이회관에 어린시절 놀러 왔던 자원봉사자를 지칭한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놀러 온 아이가 자라 자원봉사자가 된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회관에게 흐른 10년의 시간을 살펴보고자 대어봉 찾기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접수를 통해 대어봉들의 응모를 받고, 어린 시절 사진과 추억, 자원봉사자로서의 느낌 등을 평가해 4명의 대어봉 주인공을 찾은 어린이회관을 방문해보았습니다.

대어봉 주인공시상식은 1117, 10번째 생일을 맞아 어린이회관 미래의 광장에서 진행됐는데요. 대상 윤호정(대전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최우수상 김민지(대전반석고등학교 2학년), 최우수상 김유민(대전동방고등학교 3학년), 우수상 양세빈(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 1학년) 이렇게 네명의 친구들이 주인공으로 뽑혔습니다. 양세빈 학생은 일정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윤호정, 김민지, 김유민 학생을 만나 인터뷰해보았습니다.

대상을 받은 윤호정(대전외국어고교 2학년) 학생

 

최우수상을 받은 김민지(반석고교 2학년) 학생

 

최우수상을 받은 김유민(대전동방고교 3학년) 학생

 

200912월 가족들과 함께 처음 어린이회관을 방문한 윤호정 학생은 대어봉 찾기를 신청하기 위해 옛날 동영상과 사진을 찾아보면서 포근해지는 마음과 함께 그리운 감정이 들었다고 합니다. “제 어린 시절이 그리운 건 아니고 영상과 사진 속에 젊은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 그리운 감정이 들었어요.”라며 운을 뗀 호정 학생은 다시 찾아본 사진 속에서 몽글몽글한 행복을 꺼내 들었다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 재량으로 우리 반만 수업 대신 어린이회관에 견학을 온 적이 있어요. 가족들과 함께 왔을 때와는 또 다른 추억을 쌓았어요. 지금은 운동을 잘 못하는데 어린 시절 사진 속에선 공을 뻥뻥 차며 웃고 있는 제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라며 어린 시절을 추억했습니다. , “어릴 때 여기서 재밌게 놀았는데 봉사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보니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대전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좋았어요.”라며 어린이회관과 대전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2009년 회관을 찾은 호정 학생 

 

2019년 자원봉사를 하는 호정 학생의 모습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어린이회관을 자주 찾았다는 김민지 학생은 어릴 때는 모든 게 커보였던 어린이회관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여 , 내가 그만큼 자랐구나느꼈다고 합니다. 민지 학생이 어릴 때는 지금처럼 키즈카페 같은 시설이 많지 않아서 날씨와 상관없이 마음 껏 뛰놀 수 있는 곳 하면 무조건 어린이회관이었다고 하는데요. 나이에 크게 국한되지 않는 곳이어서 3살 차이가 나는 동생과도 재미있게 놀 수 있었고, 친구 동생들과도 우르르 몰려와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비록 그 친구들은 지금 서울, 제주도 등 전국 각지로 이사를 갔지만 어린시절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은 어린이회관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추억할 수 있다고 서두를 뗐습니다. “예전에는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게르 체험을 하거나 슈퍼에서 돈 계산을 하는 등 직접 체험해보는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같은 것은 많이 사라지고 VR과 스마트 농장, 큰 스크린들이 들어와 조금은 낯선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익숙해하고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니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이렇게 큰 스크린 앞에서도 한데 모여서 놀고 함께 하는 체험이 중요하겠구나 싶었어요.”라며 새롭게 바뀐 어린이회관과 아이들의 놀이 문화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또 자원봉사를 하면서 달라진 어린이회관을 보고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쉴 곳이 조금 부족했었는데 지금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늘어나 아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온 부모님들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한다고 느꼈어요. 또 제가 어릴 때는 주로 엄마와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봉사를 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즐기는 것을 보고 지금 크고 있는 아이들은 내가 살던 세상과는 분위기도, 환경도 더 좋은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라고 느낌을 전했습니다.

2009년 회관을 찾은 어린 시절 김민지 학생의 모습
현재는 리모델링 되어 모험의 숲으로 바뀐 세계문화체험존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진다. 

 

김유민 학생은 당시 동물원이었던 오월드를 향하던 발걸음이 추운 날씨 탓에 실내놀이터로 향하게 되어 어린이회관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첫 방문이 강렬했던 추억으로 남았는지 2010320일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하네요.

유민 학생은 어릴 때 동생과 자주 싸워 부모님들이 걱정이 많았는데, 어린이회관에서 놀 때는 동생을 잘 챙겨주고 체험하는 방법도 잘 알려주어 엄마 아빠가 뿌듯해하셨어요라고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제일 기억나는 체험은 소방관 체험이에요. 예전엔 나무로 된 집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지금은 벽돌 집에 소방관 옷도 더 디테일하게 바뀌어 있어 아이들이 실제 소방관이 된 것처럼 보여서 저도 어릴 때 재밌게 불을 껐던 기억이 났어요.”

여러 가지 이유로 유치원 교사를 꿈꾸게 된 유민 학생은 관련학과 수시를 합격하고 입학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회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모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재밌게 놀까 생각하시며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어린 시절 이곳에서 즐거운 추억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라며 앞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포부도 밝혀주었습니다.

2010년 쌀쌀한 날씨에 실내놀이터를 찾은 유민 학생의 가족
리모델링 되기 전 소방 체험 모습, 현재는 집 모양과 불 모양이 변경되었다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세계문화체험존
고등학생이 되어 자원봉사를 온 유민 학생의 모습

 

어린이회관이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화해 갈 텐데 어떤 모습으로 바뀌면 좋을지 묻는 말에 호정 학생은 지금 초등학생은 배우는 교과 과목 자체가 달라졌어요. 앞으로는 4차 혁명 시대에 맞춰서 이곳도 인공지능과 친밀도를 높이는 체험 활동이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해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도 필요하니 사계절상상놀이터 같은 공간은 유지하거나 보수하면서 발전해가는 게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좋은 의견을 내주었고, 민지 학생은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아이들의 교육에도 격차가 생기고 있는데 그런 격차를 어린이회관에서 줄이는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교육을 프로그램화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지원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어린이회관의 복지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짚어주었어요.

유민 학생은 아이들의 상상을 키워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해진 모듈도 좋지만 아이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서 색다른 줄거리를 만들어가면서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상상을 키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라며 웃음 지었습니다.

사진 속의 대어봉친구들은 어린 모습으로 어린이회관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웃는 모습이었는데 10년의 세월이 지나 만나본 세 친구는 너무나 성숙한 모습으로 자신만의 생각과 철학, 꿈이 확고한 모습이었습니다. 10년의 세월을 정량화할 순 없겠지만, 아이에서 청소년이 된 대어봉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회관의 10년의 세월이 어렴풋이 눈에 그려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대전어린이회관은 또 다른 10년을 향해 분주히 달릴 준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어린이 기자단 해단식과 함께 진행된 대어봉 시상식 모습, 1기 어린이 기자단이 10년 뒤에는 또 다른 대어봉으로 어린이회관을 찾기를 바라본다 

 

10년 뒤에는 또 다른 대어봉과 또 다른 추억들이 많이 쌓여 있을 테지요.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대전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는 호정 학생의 말처럼, 앞으로의 날들도 지금처럼 아이들이 안심하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