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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계족산 자락 옥류각, 동춘당 송준길의 발자취

계족산은 대전에서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산입니다.

 

계족산은 장동으로 올라가는 길목도 있고 동구 쪽에서 올라가는 길도 있습니다. 그중에 비래골은 고속도로가 지나는 곳이라 대전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으로 올라가면 동춘당 송준길의 발자취가 있는 옥류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녹색길은 이렇게 길게 그리고 거미줄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춘당생애길이 가장 많이 알려진 길입니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계족산으로 산행과 나들이를 나온 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계족산을 많이 방문해봤지만, 이쪽 길로는 처음 올라가 봤습니다. 이토록 자연과 어우러지는 멋진 정자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물소리가 들려오는 길목으로 올라가다 보니 정자가 하나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에 자리한 정자가 바로 옥류각입니다. 이곳은 동춘당 송준길을 기리며 송규렴이 세웠다고 합니다.  송준길과 그 문인들이 인조 때(1623∼1649) 송촌동 일대에서 강학(講學)을 하던 자취를 기린 것이라고 합니다. 정면은 계곡과 닿아있어서 측면으로 드나들도록 되어 있는데요. 입구 쪽으로부터 2칸은 마루, 나머지 1칸은 방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바위에 힘찬 필체로 초연물외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물질적인 것에 구속되지 않고 초연하다는 의미입니다. 정치 등의 논쟁 등에서 어느 편에도 가담치 않으며 중용을 유지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옥류각은 팔작지붕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이니 총 6칸 규모의 자그마한 누각입니다.  하부 기둥은 굵은 원기둥이고, 마루 기둥은 가는 사각기둥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기둥머리에는 쇠서[牛舌] 모양의 부재를 끼웠으며, 창방으로 도리를 받고 그 위에 서까래를 얹어 지붕을 짰습니다.  



이곳에 옥류각이 있기 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갔을지는 모르지만 송준길은 엄격한 강학과 성현의 문화가 만나는 이곳에서 학문과 사색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합니다. 옥류각의 강학 공간으로 건너가 보았습니다. 강학 공간에 보물처럼 숨겨진 글들을 하나하나 짚다 보면, 어느새 송준길의 깊은 마음이 보입니다. 


당대의 지식인이며 학자라면 많은 것을 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합니다. 송준길이 새겨놓은 초연물외같은 삶을 살았던 지식인은 얼마나 될까요.

 

계족산을 올라가는 기슭에 자리한 옥류각을 언제 다시 올진 모르겠지만 열린 공간이면서 분위기가 좋아서 멀지 않은 날에 다시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준길이 일찍이 지은 ‘층층 바위에 날리는 옥 같은 물방울(層巖飛玉溜)’이라는 시구(詩句)가 남아 있는 옥류각. 

 

자연속에 자리한 아름다운 건축물을 여러분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