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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해질녘서 동틀때까지 대전 생명사랑 밤길걷기

까만 밤중에 반짝이는 반딧불처럼, 9월의 어느 날 아름답게 반짝이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한 '대전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한 뜻으로 모인 대전시민들은 비가 내려도 굴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그 따뜻한 현장, 같이 보실까요?

 

9월 21일 5시 30분부터 시작된 '대전 생명사랑 밤길 걷기' 캠페인은 시작부터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태풍 '타파'로 인해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대전생명의전화에서 제공한 우비를 입은 사람들로 샘머리공원이 북적입니다.

이 날 대전 생명사랑 밤길걷기 행사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총 1300명이라고 합니다. 대단하지요?

 

빗속에 무슨 행사냐 불만 하나 있을 법 한데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고,

생명에 대한 가치관과 자살예방에 대한 경각심으로 부스를 관람하는 모습이 참 멋있습니다.

역시 대전에 많은 시민들은 마음이 참 따뜻하고 단합이 잘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한쪽 부스에서는 간식과 전등봉을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받은 봉 불빛 1300개가 곳곳에서 반짝입니다.

세상이 어둡고 혼자인 것 같지만 이 불빛을 통해 당신은 혼자가 아님을 알리고 함께 하자는 취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밤길 걷기 할 때 거의 꼴찌로 걸었는데 반대편에서 야광봉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괜스레 반가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한 뜻으로 뭉치고 함께 걷는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019년 대전 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습니다.

생명과 자살에 관한 내용의 부스 체험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무대에서는 시민들이 부르는 노래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약봉지에 담긴 사탕도 받을 수 있었고, 빵이랑 물 같은 먹거리도 있었습니다.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했던 대전 행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함께 모여 숫자 34를 만들며 생명존중 자살예방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숫자 34는 하루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의미합니다. 그들의 안타까운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생명사랑 밤길걷기는 말 그대로 함께 생명사랑을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리던 밤길걷기가 시작됩니다. 1300여명의 신청자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출발점에 모여 함께 걸을 준비를 합니다.

사회자가 출발이라고 외치자 모두 줄을 지어 밤길을 걸어갑니다. 혼자 걷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모두가 함께하니 든든하고 어찌나 신나던지요.

 

* 10km 신청자가 먼저 출발하며 신청자들끼리만 가는 것이 아니고 안전요원들과 동행하는 거라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 아쉽게도 이번 행사에서는 34km 밤길걷기는 태풍으로 위험할 수 있어 취소되었고, 34km 신청한 사람들은 10km로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산은 접어두고 우비만 입고 걷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비가 꽤 많이 왔는데도 그 비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서로 장난을 치며 걷는 남학생들, 가족끼리 옹기종기 모여가는 모습들, 친구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밤길을 소복소복 걷는 모습들.. 정말 모두 아름답고 참 즐거워 보였습니다.

일상에서 탈피하고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앞서가는 사람들과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 모두 그들의 이야기로 밤을 밝혔습니다.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걷는 내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날 굳이 밤길을 걷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수도 있었을 텐데 함께 밤길을 걸으며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를 몸소 보여준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0km를 걷고 제일 꼴찌로 도착점에 도착했을 때 어디선가 사람들의 큰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완주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한 행사 관계자들의 응원의 메시지였습니다.

정말 수고 많았다고 잘했다고 대단했다고 칭찬을 받는데 괜히 울컥했습니다.

타인뿐만 아니라 내 생명의 소중함 또한 일깨워주게 돼서 스스로에게도 참 많은 위안과 힘이 되는 행사였습니다.

 

행사 당일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신발이 온통 빗물로 젖어서 걷는 게 불편했지만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대전 시민들과 함께 대전 곳곳을 누비며 생명을 생각하고 자살에 대해 생각했다는 점에서 마치 100km 완주한 듯이 너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노력하며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생각에 참 기뻤습니다. 아마 모든 참가자들이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사랑밤길걷기는 대전 생명의 전화에서 주관한 행사입니다. 

 

이날 비가 오는 바람에 혹여나 참가자들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계속 신경 쓰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대전 생명의전화 직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날뿐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자살 예방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고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해 생명존중을 널리 알리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2019년의 밤길걷기는 마무리 되었지만 대전 생명사랑 밤길걷기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시작된 의미가 깊은 행사로 참여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대전시민들이 보여주었던 합동심! 다음 행사에도 많은 대전시민들의 뜨거운 단합을 기대해봅니다.

 

대전 생명의전화

 전화번호 : 042-522-9193    

 홈페이지 : lifelinedj.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