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공연은 없었다. 이것은 영화인가 연극인가.
대전철도마을의 소소한 이야기 소제극장 두번째 시간이 지난 6월 26일,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습니다.
지난 5월 29일 소제극장 1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 이어, 1961년에 개봉했던 고전영화 '돼지꿈'이 공연된 건데요.
원래 대전전통나래관 옥상에서 개최하려고 했지만, 비가 온다는 날씨예보에 따라 실내인 다목적홀로 장소를 변경해 시행한 '아주 특별한 극장'입니다.
영화관람의 꽃은 역시 팝콘과 콜라지요.
관람객들은 팝콘과 콜라 대신 전통나래관에서 준비한 기증떡과 식혜를 받아, 공연장 밖 복도에서 일행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먹는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소제극장은 대전문화재단이 매마수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으로, 인근 지역 주민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한 '대전철도마을의 소소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첫번째 프로그램으로 소제동 주민과 지역 예술가가 함께 대동천에 옛 능청다리를 재현한 바 있는데요. 이 능청다리는 오는 7월 30일까지 전시한 뒤 철거됩니다.
소제극장 '돼지꿈'은 1961년 개봉한 영화를 50분 정도의 길이로 줄여서 편집한 영상에 자막 대사를 넣고, 현장에서 이시우 남명옥 두 배우가 목소리와 효과음을, 서은덕 연주자가 아코디언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입니다.
시작 전, 영화 중 많은 어린이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의 함성소리를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내도록 했습니다.
이시우 배우가 '와∼' 라고 쓰인 팻말을 들면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는 걸 연습했는데요. 최초의 관객참여 영화인 셈이죠.
영화 '돼지꿈은 열심히 살던 부부가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가는 이야기인데요.
지금은 고인이 된 김승호, 문정숙, 허장강, 이예춘, 김희갑, 문정숙, 구봉서 등의 모습과 함께 안성기의 어렸을 때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어르신들한테는 추억소환이 됐을 것 같습니다.
배우 이시우는 남자 출연자 전원의 목소리와 망치질 소리 등의 효과음을, 남명옥 배우는 여자 출연자와 어린 아들(안성기 분)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오리지날 배우보다 더 실감나는 연기였어요.
두 배우가 돼지소리를 낼 때는, 정말 돼지보다 더 돼지 같아서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답니다.
그리고 서은덕 연주자의 아코디언 연주는 극의 재미를 더해 주었는데요.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도 하고, 주인공의 분노와 슬픔의 감정을 더 실감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김승호, 문정숙 부부가 사기꾼 허장강에게 네다바이를 당한다는 영화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결국 문정숙이 돈을 허장강에게 건네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한숨소리가 나올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관람객들은 대전전통나래관에서 준비한 또 하나의 선물 물병을 받고 즐거움이 배가됐습니다.
소제극장 3탄은 8월 28일 저녁 8시에 대전전통나래관 옥상에서, 찰리 채플린의 영화 '전당포'를 상영하는데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문의는 042-636-8062로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