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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동

청년들이 대전 원도심 중동에 살았던 이야기-중동, 이 거리는 유산이다 2017 중동돋보기프로젝트 청년들이 제작한 아카이빙북[인터뷰집,사진집,엽서3종,포스터]중 이야기책 '이 거리는 유산이다' 표지그림 ⓒ 권순지 중동을 처음 만난 2017년 봄. 따스한 햇살이 골목 구석구석까지 내리쬐던 봄이었습니다. 그 찬란한 계절과 대비되듯 중동의 봄은 조용했고, 추위가 물러선 계절을 반기는 소란스러움도 어떤 설렘도 없었습니다. 거리는 줄곧 한산했고, 곳곳의 골목을 차지한 생명체는 빛과 공기, 작은 화분들, 그리고 길고양이 몇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올린 골목집들의 담장을 바라보며 생각했었어요.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어떤 이들이 이 마을을 지키고 있을까. 그렇게 멀찌감치 서서 마을을 바라보기만 했던 봄과 여름. 두 계절을 보내고 나서야 그들의 삶과 마주할 수..
시 읽는 골목 '대전 중동', 보통의 시간을 새기다 비구름이 지나는 날, 물기 가득 머금은 공기를 마시며 골목을 찾아 헤맸습니다. 추위도 가신 날씨인데 동네엔 함께 걷는 이가 드물었죠. 습기찬 도로의 이물질들을 가르며 조용히 달리는 차들,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옛 느낌 진득한 방앗간도 지나고, 문틈으로 좁은 실내가 보이는 여인숙도 지났습니다. 건물마다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낡은 문과 광택을 잃은 창들. 그리고 쉬이 보이지 않는 골목의 선물. ▲ 중동, '시 읽는 골목' ⓒ 그림 권순지 사실 특별한 선물이 있는 골목을 찾는 일이 그리 오래 걸릴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동네 골목들은 어디로든 문이 열려 있으니까요. 걷고 있는 골목이 아니면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방향을 틀어 또 다른 골목을 마주하면 되는 일이죠. 열려있는 골목 문을 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