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노루벌 걷기여행,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휴일 오래간만에 사람들과 노루벌을 찾아서 트래킹 하듯이 걸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지금 노루벌은 원래 대한적십자사의 공간이 공개되기 시작해서 사람들이 조금 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노루벌의 변화될 사업 대상 위치는 흑석동 산 95-1 외 6필지, 면적은 16만 1,614㎡로 현재 대한적십자 청소년 수련원 자리입니다.
노루벌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반딧불이 3종 모두가 출현하는 도심 인근 청정지역인데요. 생태자원과 지역자원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환경부의 생태보전 협력금 반환사업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올해 가을이 되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될 대전 서구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장평보 유원지, 흑석유원지, 노루벌 둔치가 모두 이 부근에 자리한 여행지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그냥 막연히 뛰면 좋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 것일까요. 자기 인생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가려고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볼 일입니다.
"토끼가 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다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꿈을 꾸었다. 마침 도토리 하나가 토끼의 귓불을 때리며 떨어졌는데 착각을 하고 벌떡 일어나 뛰기 시작했다. 토끼의 뜀박질에 놀란 여우가 뒤이어 뛰고 사슴, 꿩, 코끼리, 다람쥐 등 숲 속의 동물들이 영문도 모른 채 그들을 따라 뛰었다. 그들을 기다리는 끝은 위험천만한 낭떠러지였다." - 우화
노루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집도 잠시 들러보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라파엘로의 뮤즈는 젊은 사도의 두상처럼 ‘보조 스케치(Auxiliay Drawing)’입니다.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 있는 ‘라파엘로의 방’ 중 하나인 ‘서명의 방(Stanza della Segnatura)’에 있는 프레스코 벽화 파르나 수스 속 여신의 얼굴을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그 온화하고 부드럽고 인간적인 모습은 모든 작가들이 찾고 싶어 하는 뮤즈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포스터 속의 뮤즈라는 단어가 눈에 뜨였습니다. 드로잉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 중에 라파엘로의 뮤즈가 있습니다.
갑천은 길이 62.75㎞. 금강의 제1지류로 으뜸이기에 갑이라는 한자가 붙어 있는 하천입니다. 오래전에는 상류를 정천·유남천·성천이라 부르고 중류를 갑천·선암천, 하류를 신탄이라 불렀습다. 지금의 지명으로 남아 있는 것은 갑천과 신탄입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건물들과 이제 오래된 흔적만 남아 있는 사일로가 놓여 있습니다. 사일로는 겨울철에 옥수수 · 호밀 · 보리 따위의 수분이 많은 가축 먹이를 마르지 않게 저장하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돌과 벽돌, 콘크리트, 철재로 만듭니다.
오래전에 사용했을 음수대도 보입니다. 풀등을 넣어서 저장 사료로 사용하는데 이것과 엔실리지 또는 사일리지라고 합니다. 푸른색과 풀 향기가 그대로 있고 영양분이 많아 저장해 두고 다른 사료와 섞어 먹이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노루벌의 안쪽으로 들어오면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산책자를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메타쉐콰이어 길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생태길 초입에서 분위기만큼은 그럴 듯 해지는데 완전히 오픈된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들어와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아침에는 한 사람을 기쁘게 해 주고 저녁에는 한 사람의 슬픔을 덜어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메타쉐콰이어 나무 아래에서 짙은 녹음을 만끽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무의 앞에 붙은 메타처럼 가끔은 초월적인 무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면 너무 많이 비워졌기에 다시 채우는 정신적으로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때 여행이 가장 좋은 약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