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상/대전사람들

시민이 꿈꾸는 도시, 시민큐레이팅 도시의 파수꾼 프로그램 참여해보니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7. 16:39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테미예술창작센터, 창작마을을 꿈꾸며 프로그램을 펼치다.

 

대전광역시에서는 문화, 예술 활성화와 원도심 재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옛 테미도서관 공간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로 활용하여 입주예술가의 창작활동과 시민과의 소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 가운데 '테미창작마을조성' 차원으로 '시민큐레이팅 워크숍' 프로그램이 7월 13일(토)부터 8월 10일(토)까지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총 5회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시민큐레이팅, 시민이 주최가 되어 도시재생을 설계해보고 시민이 꿈꾸는 도시를 그려봅니다.

미술관, 박물관을 방문하면 전시장을 찾은 방문자, 관객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 안내, 해설을 해주시는 큐레이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교육에 쓰인 '큐레이팅'이라는 용어는 큐레이터의 활동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참여했습니다.

 

아직까지 어학사전에서는 직접 '큐레이팅'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재정 확보, 유물 관리, 자료 전시, 홍보 활동 따위를 하는 사람을 '큐레이터'라 부르는 것(출처: 네이버 국어사전)을 보면 '큐레이팅'은 전시, 예술활동에 대한 기획, 운영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창작마을조성을 위한 시민 큐레이팅 워크숍은 시민을 대상으로 '창작마을' 조성을 위한 기획 및 운영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학습,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7월 13일, 도시재생 사례 - 인천 동구 배다리 마을 지키고 가꾸기

 '시민 큐레이팅 워크숍'에는 5회 차에 걸쳐 인천 스페이스 빔의 민운기 대표가 주 강사로서 함께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 교육에서 민운기 대표는 직접 활동하고 있는 인천의 원도심 동구 배다리 마을의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흔히 '도시재생'을 떠올리면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국가정책 차원의 도시재생 보다 조금 더디고 당장 눈에 띄게 보이지 않더라도 시민과 예술가가 직접 추진하는 마을 단위 도시 재생의 모습이 소개되었습니다.


민운기 대표가 소개한 인천 배다리 마을의 주민주도 도시재생에서는 정책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시민의 입장이 아닌, 추진 중인 정책에 의견을 제안하거나 대응해나가는 시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7월 20일, 도시와 마을, 재생에 대한 참여자의 생각

두 번째 교육에서는 대전 각지에서 모인 주민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대전의 곳곳과 자신의 사는 집에 대해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생각,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감상을 떠올려 보는 시간은 주위 환경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수많은 대화의 기록의 대화를 모두 나누기에는 제한이 되어 몇 가지 의견을 공유해 봅니다.


대전 시민이 말한다.
내가 사는 집은 [ □□□□□□ ]다.


1. 살고 싶은 마을에 내 집이 아닌 임대주택이다.
2. 역사다. 지금 순간도 역사의 한 순간이고 아파트를 살고 있다.
3. 주택이다. 아파트 주택 개념이고 꿈을 이루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4. 쉼터이다. 소소한 행복들이 아파트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연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편리성을 위한 개발은 반대한다.
5. 밤에만 있다. 저녁에 들어가게 되면 그 자체가 돌아갈 집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상황이다. 다른 상황에서는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고 산다.
6. 오래된 친구다. 도시 안에 있지만 텃밭도 있고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7. 내 삶의 충전기다. 낮에는 활동을 하고 재충전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데, 집이 일터였으면 좋겠다.
8. 혼자만의 곳이다. 독립해서 사는데 앞뒤에 아파트가 생겨버렸다. 혼자만의 공간을 잃어버리고 있다.
9. 정이 들 수밖에 없는 집이다. 빌라에 살고 있는데 10년이 훨씬 넘게 살면서 익숙하다.
10. 어렸을 때부터 살던 동네, 최근에 들어 많이 살았는데 최근에 주택들이 빌라로 바뀌고 있다.


대전 시민이 말한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해서 좋다 혹은 안좋다.


1. 가능성이 있어서 좋다.
2. 도시의 느낌도 나지만 시골 할머니의 느낌이 났다. 현대와 옛것이 공존하는 느낌이 났다.
3. 서울은 강남, 강북으로 구분을 하지만 대전은 동마다의 특징이 있다. 균형적 발전은 좋지만 내가 사는 동네가 색깔이 없이 빌라 원룸으로 채워지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대전 시민이 말한다. 
나에게 대전은 [○○○○○] 한 도시다.


1. 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대전역까지도 괜찮은 관광코스가 나올 것이다. 역사가 담겨있는 관광 코스가 될 수 있었겠다.  
  바다가 없는 군산처럼 성심당이 있고 역사가 담겨있고 미술관이 될 수 있고 좋은 활용들을 거칠 수 있다.
2. (도시의 문화는) 활동가, 예술가의 행동이 중요하지만 일단은 주도하는 '관'(官)과 함께 연결이 매칭이 되어 동상이몽이
 되지 않도록 확장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3. 프랑스 리옹은 축제 하나로 도시가 빛이 나고 보존이 잘 된 도시였고. 주위 도시까지도 가치가 살아났다.
  우리도 공주와 부여도 함께 다녀올 수 있지 않겠나? 

 

7월 27일, 현장탐방 및 기록 : 도시 재생 및 개발특구 지역탐방

세 번째 교육은 은행동 원도심 지역 답사로 진행되었습니다. 반대편 으능정이 거리가 젊은 시민들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대로를 경계로 시간이 멈추어 버린 골목을 이날의 참여자와 함께 거닐었습니다. 근현대 대전의 성장과 함께 했던 흔적의 거리에서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상적인 곳은 사진으로 담아 두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미처 방문해보지 못했을 원도심의 거리를 거닐며 시민이 간직해야 할 기록, 자료를 어떻게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인지, 무조건 재개발의 방식이 아니라면 거리와 골목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와 마주하는 시간을 경험했습니다.

 

8월 3일, 탐방 소감 및 재생에 대한 참여자의 생각

네 번째 교육시간은 지난 현장 탐방에서 찍어온 사진을 서로 소개하며 탐방소감과 함께 은행동 원도심 지역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의상실 간판 등 이제는 사라졌을 것만 같았던 과거의 흔적을 보고 추억을 회상하는 참여자도 있었고,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거리마다 주차구역을 폐타이어로 표시해 놓은 마을의 문화를 발견한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방학을 맞아 고향 대전에 찾아와 시민 큐레이팅 교육에 참여했다는 한 청년은 함께 방문하여 비슷한 것을 느끼는 것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본 경험도 나누었습니다. 그 청년에게는 한 번으로는 다 돌아 볼 수 없었던 아쉬움 가운데 다시 탐방현장을 찾아가게 했던 열정도 있었습니다. 다른 청년 참여자는 "은행동 그 골목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참여자의 소감을 다 들어본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재생하면 흔히 관광, 사람을 찾아오게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데 사는 분들이 우선시되고, 그 분들이 주도해서 집과 마을, 장소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그 속에서 보람과 의미, 성과를 당사자들이 먼저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8월 10일, 도시재생 워크숍 결과발표 : 마을계획수립에 대한 의견정리 및 발표

 

마지막 교육은 참여자가 모둠을 이루어 일정 지역을 프린트하거나 직접 그려가며 '커뮤니티 맵핑'Community Mapping)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커뮤니티 매핑'은 시민이 지역, 공동체 정보를 직접 지도에 표기하는 참여형 지도 제작 활동으로 시민의 참여 가운데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도 사용됩니다.

 

세 개 모둠으로 나뉘어 참여한 워크샵 참여자들은 전지 위에 메시지나 이미지를 표시해보면서 우리가 방문한 은행동 지역에 어떤 것들이 가치 있고 어떤 것을 살려야 하고 매력이 있는지를, 무엇을 추가하고 활용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보았습니다.

 

각 모둠은 전통놀이, 일반인 예술활동 전시기회 확대, 마을 자전거, 길고양이 보호센터, 운동시설 확충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시민큐레이팅 워크숍의 마지막 활동을 아쉬워한 어느 모둠은 개인적으로 인천의 배다리 마을 사례를 방문해보고, 발표 자료를 사전에 준비하여 만들어오는 열정도 보였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주최한 대전문화재단은 시민들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문화도시기획자 양성사업과 문화특화지역 사업을 하반기에 진행할 것이라 합니다. 이번 시민큐레이팅 워크숍은 참여자에게 더 많은 시민이, 우리의 대전과 우리의 마을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로 느껴졌습니다. 지역과 시민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날수록 시민이 주인 된 주민으로 지역의 활동에 참여하게 될 것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 새로운 마을, 주민의 힘으로!

그 과정 가운데 이번 시민큐레이팅 워크숍에 참여한 주인공들이 나설 수 있는 가까운 미래가 이미 다가온 것처럼만 느껴집니다

시민큐레이팅 워크숍 마지막 회차에 참여한 시민들과 테미예술창작센터 관계자, 강사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동영상 출처: 테미예술창작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