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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옛전설 깃든 대전트레킹코스 상세동 아들바위와 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

때로는 복잡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숲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숲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겨보고 문화 유적까지 접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가벼운 복장으로 상세동의 아들바위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을 다녀왔습니다. 

 

상세동의 아들바위는 바위에 돌을 던져서 처음 던진 돌이 구멍에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입니다. 또 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빼어난 풍광과 우수한 생태환경을 자랑하는 친환경지역입니다. 이곳은 최근에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계룡시가 새단장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다녀온 코스는 세동 마을에서 시작하여 아들바위를 거쳐 계룡시 육군본부 주차장까지로 정했습니다. 사색과 문화유산을 만나는 가벼운 트레킹이 목적이므로  대전 시내에서 접근하기 가장 편한 세동 마을에서 시작하여 거의 평지에 가까운 코스인 육군본부 주차장까지로 정하였습니다.

 

 

42번 버스 종점이 세동 마을입니다. 세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승용차나 버스를 하차한 후 시간적 여유가 되시면 이 곳 마을을 잠시 둘러보는 것도 권장합니다.

아들바위로 가기 위해선 1호선 국도를 기준으로 세동마을 반대편 동문암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 길은 집이 몇가구 되지 않아 한적합니다. 조금 걷다보면 조그마한 돌무덤이 있고 서낭당이란 간판도 보이네요. 동구밖 고갯마루가 아닌 포장도로에 서낭당이라... 조금 쌩뚱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판에 이렇게 적혀 있네요.

"서낭당은 오랜 세월 이곳을 지나는 길손에 의해 자연스레 생긴 돌무덤이다. 마을과 마을사이, 고을과 고을 사이의 경계를 짓는 고갯마루에 서있는 서낭당은 행인들이 넘나들며 생기복덕을 빌거나 왼발을 세번 구른다던지, 돌을 주워 던져 행운을 빌던 곳이다. 음력 정초에는 마을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나와 치성을 드리고 헝겊이나 종이로 폐백을 올리고 가정에 액운을 막았던 제단이다."

 

잘 깔린 포장도로를 조금 걷다보면 비포장 도로가 나옵니다. 여기가 헷갈려서 좀 헤매었습니다. 왼쪽 다리를 건너면 안되고 오른쪽 숲길로 접어 들어야 합니다.

 

여기가 '아들바위' 입니다.

왼손으로 돌을 던져서 처음 던진 돌이 바위 구멍에 들어 가면 득남을 한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져 온다고 하네요.

이 아들바위를 신도안에서 보면 닭벼슬 같이 보여서 벼슬바위라고도 한답니다. 상세동에서는 아들바위를 품고 있는 산을 바라보면 노적가리 같다 하여 노적산, 신도안에서 보면 신도안을 등지고 앉아 있는 모습이 싫어서 시루봉이라고 한답니다. 등진 모습 싫어, 시러, 시루...^^

 

 

왼손으로 돌을 던져 처음 던진 돌이 구멍에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구멍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립니다. 아무데나 던질 수도 없고... 아무리 찾아봐도 못찾겠습니다.

 

 

구멍을 찾아도 왼손으로 처음 던진 돌이 구멍에 들어간다는 보장도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바위틈에 돌들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네요. 긍여지책으로 이렇게 바위에 슬쩍 올려놓는 센스~~~ ^^

아들 얻기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얻은 아들 귀하고 또 귀하지요. 저도 돌 하나 슬쩍 바위에 올리고 이땅의 귀한 아들들의 행복을 빌어 봅니다.^^

자세한 아들바위의 전설을 알고 싶다면 유성문화원 홈페이지에서 구전설화편을 참고하세요.

http://www.yuseong.or.kr/?pid=0203

 

 

이정표를 보아하니 아들 바위를 기점으로 대전 유성구와 계룡시가 구분되어 지나 봅니다. 1시간 안에 두 도시를 탐방하는 중입니다.

이정표를 보니 위로 올라가면 관암산 시루봉입니다.

 

 

 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은 대전과 충남 계룡시의 접경지역으로 충남도에서 국토해양부의 '2012 친환경 문화사업' 누리길 조성 대상지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계룡시가 주체가 되어 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을 조성되는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아들 바위 옆 시루봉 올라가는 계단이 정비되어 있습니다. 노란 페인트가 칠해진 계단에 아직 페인트 냄새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루봉 올라가는 길목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예정에 없었지만 잠시 올라가 보았습니다만 노란 계단이 끝나는 지점부터 급경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관암산 정상까지 2.5Km 남았답니다. 결정과 결단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냥 하산하기로 합니다.

 

 

방향을 틀어서 계룡시쪽으로 가기로 합니다. 예비군 동원 훈련장, 육군본부 교회 주차장까지 앞으로 1Km 정도. 꽃길은 아니어도 탄탄대로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싸목싸목 숲길을 걸으면 됩니다.

 

 

중간에 쉬어가라고 벤치도 놓여 있구요, 그 뒷편에 작은 웅덩이도 있네요. 까르르 까르르 청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새소리보다 맑습니다. 엄마아빠와 함께 산책 나온 아이들은 언 웅덩이에서 얼음을 지치고 있네요. 온가족이 함께 하는 그 모습이 따뜻해 겨울 추위도 녹아 내리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이름모를 생명체 투성입니다. 꽃인듯 꽃이 아닌 꽃같은 저 무리들...

그런데 삭막한 겨울 색깔들 속에 도드란진 빨강 리본은 무얼까요?

계룡시에서는 신도안면 예비군 훈련장, 동운다리재, 시루봉, 괴목정 공원을 잇는 총 8㎞구간을 대상으로 걷기 편하도록 등산로를 정비하고 안전시설, 산책데크, 전망대 등을 설치하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저 빨강 리본이 도로정비 경계인듯 합니다.

 

 

오후의 햇살은 부드럽고 긴 그림자는 정겹습니다.

한두번의 오르막내리막 길 빼고 이렇게 평지에 난 길을 편안하게 걷다보니 거의 목적지입니다.

꽃길은 아니어도 이 정도면 탄탄대로 입니다.^^

 

 

그 길 중간중간 색다른 장면에 한눈을 팔아도 괜찮습니다. 종이 다른 두 나무의 뿌리가 서로 엉켜 있네요. 이건 '공생'일까 아님 '공존'일까  잠시 생각합니다. 동등한 생명체의 독특한 '공존'이라 결론 내리고 잠시 시조 한수 읖조리고 길을 갑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년까지 누리리라"

 

 

드뎌 종착지. 누리길 주차장 너머로 육군본부 교회도 보이네요.

세동 마을에서 여기까지 2.5Km, 쉬엄쉬엄 왕복 두시간 정도 걸린 듯합니다.

누구나 가벼운 복장으로  전설을 간직한 숲길을 걸으며 심신을 정화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상세동 아들바위와 계룡산 생태탐방 누리길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 아들 얻고 싶으신 분들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