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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화/전시ㆍ강연

지원 박양준 서예전, 붓글씨 사이로 이야기가 흐른다

 

2017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상 수상기념전<지원 박양준 서예전>이  6월 13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제4전시실에서 열립니다.

 

 

평소 "예서를 추사처럼 멋스럽게 쓰고 싶다"고 말하는 지원 박양준의 작품 전시인데요. 너무 짧은 6일간의 전시회라 정말 아쉽습니다.

 

 

마침 작가가 작품설명을 하고 있어서, 작품마다 깃들어 있는 이야기와 의미를 들을 수 있었어요.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글씨인 듯 그림인 듯,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서예전의 방명록다운 한지에 붓과 벼루입니다. 저는 글씨에 자신이 없어서 쓰진 않았어요. 글씨가 괴발개발이거든요.

 

 

100 여 점의 작품들은 액자, 족자, 병풍 등 형태도 서체도 다양했는데요. 이렇게 북이나 장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가죽 위에도 글씨를 썼네요.  북과 장구를 만드는 고당 한기복 선생으로부터 받은 거라고 하는데요.

우리 한글 중에서 예쁜 말이 무엇이 있을까 찾다가 <처음처럼>(술 광고 아님..), <맛, 벗, 멋, 붓, 꽃>, <꽃내음, 라움, 다솜, 보다>를 썼다고 해요. 

 

 

박양준 선생의 서체는 문외한인 제가 봐도 다양하고 역동적이에요.

언젠가 전서의 파동성과 예서의 상형성을 좋아하고, 작품에 반영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해나 달, 산 등의 글씨가 정말 사물의 모양을 그린 것 같고,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역동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위 사진, 두번째 작품은 공자(孔子)에 대해 '온화하면서도 엄숙하시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고,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셨다'고 표현을 한 것입니다. 孔子라는 글씨가 그림 같아요.

작품 옆에는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있어요. 조금 아쉬운 건 글씨가 작고 조금 낮게 있어서, 가까이 가서 허리를 굽혀 들여다 봐야 한다는 건데요. 그래도 작품설명을 보면 작품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알게 되고,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춘향전'에서 암행어사 출도하기 전에 '사또의 생일잔치'에서 썼다는 '金樽美酒千人血 ... ' 라는 그 유명한 시도 있어요.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아우성이 보이는 듯합니다만, '춘향전'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어요. 이 시가 춘향전 중 이몽룡의 실존인물이라고 알려진 성이성이 지은 시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가로 900㎝ 세로 210㎝나 되는데요. 퇴계 이황 선생이 선조께 '성군이 돼 달라'며 바친 '성학십도'의 서문에 해당한답니다.

사흘간 꼬박 잠도 자지 않고 한 번에 써내려간 글이래요. 그러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깜빡 졸았던 부분이 있다는데요. 정말 미세한 '실수'가 작가가 알려주니 보이네요. 어느 부분인지 찾아보세요.

이 대작 앞에서 저도 박양준 선생과 기념사진 한 장 찍었네요.  

 

지원 박양준 선생의 30여 년 작품활동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이번 전시회. 꼭 한번 가보세요.

 

대전시립미술관


= 지원 박양준 서예전 =

일  시 : 2018년 6월 8일(금) - 13일(수) 10:00 - 19:00

(월요일도 전시)

장  소 : 대전시립미술관 제4전시실

관람료 : 무료

 

2018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

2018 대전광역시 소셜미디어기자 조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