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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산(山)ㆍ천(川)

한여름밤에 떠난 달빛 산책, 계족산 야간 산행

황톳길 맨발축제로 유명한 계족산의 밤은 어떤 모습일까요? 언제가, 페이스북에서 계족산 야간 산행한 팀들의 사진을 보고 엄청 부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야간산행은 하고 싶다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게, 막연한 버킷리스트처럼 남아있던 계족산 야간산행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날!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산악인 이상은 씨가 "야~~ 한 산책"을 가자는 제안에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콜!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갈지 알 수가 없기에 무조건 콜 했습니다. 그렇게, 잊지 못할 멋진 기억으로 남을 계족산 달빛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약속 장소인, 장동에 위치한 계족산 관리사무소 앞.


스틱과 등산화까지 갖춘 완벽한 등산가 복장으로 참여하신 분도 계셨고,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집 앞 공원에 산책 나오듯이 가볍게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후자 쪽!(등산 경험이라고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열 손가락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제가 겁도 없이 무작적 오겠다고 신청했네요.  막상 도착하고 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가다가 힘들어서 못 올라가면 어쩌나···.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상은 샘을 따라 가벼운 준비 운동을 마치고 사브작사브작 계족산성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어둠에 잠긴, 산이 주는 마력 때문일까요? 두려움도 사라지고,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어느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는 우리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과 함께,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근심 걱정도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오롯이 산에 집중되는 순간...   이래서 사람들이 산에 가는 걸까? 싶어 지더군요.

 

 

 

중간중간, 이상은 샘이 산을 잘 오르는 비법(?)도 가르쳐 주시고, 서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계족산 정상! 눈앞에 선물처럼 펼쳐진 대전시 야경에 모두 다 환호성을 지르며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포기했다면, 결코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없었겠죠. 너무나 뻔하디 뻔한 교과서 같은 교훈도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각자 가지고 온 먹을거리들을 꺼내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서로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한 토막씩 꺼내어놓은 이야기보따리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산 때문인지, 그 산속에 오른 사람들 때문인지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큰 위로와 따뜻함을 느겼던 시간.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이날 함께했던 분들 모두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매달, 이렇게 계족산에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분분했던 밤.

 

아직도, 그 날의 따뜻함이 순간순간 미소 짓게 만들어주고, 삶이 참 재미없고 더디다 느껴질 때 버틸 수 있는 시간의 한 토막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제게, 너무나 좋은 기억을 만들어준 계족산 달빛산행을 대덕구에서 공정·생태 여행으로 만드셨더라고요. 딱, 9월 한 달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제게 너무 좋은 기억을 선물해준 계족산 달빛 산행을 여러분도 만나보실 수 있으면 참 좋겠단 생각에 소개해 드립니다. 분명, 멋진 시간이 되실 거예요.

 

달빛 품은 계족산 낭만 산행 신청 링크 → http://bit.ly/2NFaF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