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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공원ㆍ마을

동춘당공원 소대헌ㆍ호연재 고택에서 아름다운추억

대전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대전에서 꼭 가보고 싶은 명소, 사진 찍기 좋은 곳, 한복 입고 나들이하기 좋은 곳을 찾고 계시나요? 대표적인 고택을 꼽으라고 하면 대덕구의 '동춘당 역사공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덕구 송촌동에 있는 동춘당공원은 동춘 송준길 선생의 출생부터 어린시절, 업적, 시대적 상황 등을 알 수 있는데요. 이곳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선비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동춘당공원에는 우리나라꽃 무궁화와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진 고택들이 있는데요. 이번에 동춘당공원 중에서 국가 민속문화재 제290호로 지정된 소대헌ㆍ호연재 고택 주위만 취재해 보았습니다.

<소대헌ㆍ호연재 고택 전경>

대전시 민속문화재 제2호인 송용억 가옥이라고도 하는 소대헌호연재고택은 동춘 송준길의 둘째 손자인 송병하가 1674년 분가하여 건립한 고택인데요. 송병하의 아들 소대헌 송요화와 소대헌 송요화의 부인 호연재 김 씨가 거주한 건물입니다.

조선시대 충청지역 사대부가의 건축양식이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가옥입니다. 현재는 대전시민대학 송촌캠퍼스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다양한 시민 교육이 되고 있는 학습의 장이기도 합니다.

고택은 큰사랑채인 소대헌과 작은 사랑채인 오숙재가 있는데요. 소대헌과 오숙재 사이의 안채에서는 지난가을 '소대헌. 호현재 부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행사가 열렸습니다. 달빛을 벗 삼아 호연재의 삶 이야기와 시를 만난 적이 있었죠.

지금은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지만 안채 뒤뜰에는 조상들의 위패를 모시고 추모하는 '송 씨 가묘'라고 쓰인 사당도 있습니다.

동춘당공원에는 배롱나무가 가장 많이 있습니다. 봄에는 영산홍, 자산홍, 철쭉이 만개합니다. 고택과 꽃을 배경으로 인생 샷도 남기고 웨딩촬영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난 주말은 태풍과 장맛비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다가 쨍~~하고 해가 뜨니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를 듯했네요. 그래도 신록이 우거진 나무와 화사한 꽃들을 보면서 잠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습니다.

곱게 입은 한복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마치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온 듯 합니다. 가던 길을 다시 돌아 이분들과 함께 대화도 나누면서 촬영했습니다.

새롭고 흥미진진한 내용을 전세계에 방송한다는 인터넷 TV에서 나왔는데요. 배롱나무와 고택, 한복이 잘 어울리는 곳은 동춘당 만한 곳이 없다고 하면서, 이날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편집 후 전 세계로 방송된다고 합니다. 한국을 알리는 것이죠.

동춘당 원형광장과 소대헌ㆍ호연재 고택의 중간에는 '송씨3세 효자정려 구허비'가 있습니다. 이는 송 씨의 삼대 효자정려의 옛터로 송촌동 동춘당에 이르는 길가에 있었는데 1861년 후손들이 이사하면서 정문도 함께 대화동으로 옮겨지자 그 터를 기념하기 위해 이 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한복을 입고 거니는 모습. 단아하면서도 조선시대의 여성들이 시간여행 온 듯합니다.

한복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고택에 배롱나무꽃! 여기에 한복 입은 사람들까지 합하니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순 없죠. 백일 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고 해서 배롱나무라고 하는데요. 백일동안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호연재 김 씨의 시 세계가 적혀있는 조형물을 보면서 조선시대 사대부의 아녀자로 삶이 평탄치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독을 참아내고 위로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시와 술이었다고 합니다. '삼산 군수에게 쌀을 빌리며'라는 시를 보면 쌀을 빌릴 정도로 살림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강강술래를 부르면서 어우러지는 모습>

 

강강술래 영상

 

마침 동춘당공원으로 대전 스토리 투어 오신 분들도 만났습니다.

오른쪽의 바위는 금암 송 몽인이 거문고를 연주했다고 전해지는 바위입니다. 금암의 글이라는 설과 동춘의 글이라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대헌ㆍ호연재 고택은 지금 안채 및 가묘 보수 정비사업 공사로 8월 중순까지 문화재 관람 및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정비가 완료되면 어떤 모습으로 개방되는지 궁금해집니다.

입구 쪽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 잡초도 제거하면서 상사화를 심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호연재는 浩然, 즉 마음이 넓고 깨끗하다는 의미로 그녀의 삶을 잘 말해주는 호입니다.

호연재는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의 뒤를 잇는 대표적인 여성입니다. 조선시대의 선비보다 더 뜨거운 삶을 사셨던 호연재 김 씨(1681~1722)는 244수의 한시를 남겼습니다. 그녀를 기리는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도 벌써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올해는 9월 28일(토)에 열립니다.

도종환 시인의 '목백일홍'의 내용처럼 가장 뜨거울 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워놓고는 가녀린 자태로 소리 없이 물러서 있는 모습이 꼭 호연재를 닮은 꽃 같았습니다. 피고 지고 또 피는 꽃... 전통 고택과 어울려 더욱 고귀해 보입니다.

품격과 아름다운 멋이 느껴지는 고택의 기와는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품고 싶은 친숙하고 편안한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시비의 앞과 뒤>

고택의 후문 쪽에는 호연재 김 씨 시비가 있습니다. 

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 샘에 비낀 별빛 맑은 밤 / 안개 바람 댓잎에 스치고 / 비 이슬 매화에 엉긴다 /
삶이란 석 자는 시린 칼인데 / 마음은 한 점 등불이어라 / 서러워라 한 해는 또 저물 거는 /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그의 행실은 규범이 될 만하고 사상은 넓고 깊어 이 비에 새겨 그를 기린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동춘당 공원 근처에는 이시직 공 정려각, 송애당, 은진 송 씨 정려각 등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동춘당공원을 찾으면 덤으로 볼 수 있는 문화재입니다.

고택의 뒤에는 푸르른 소나무와 대나무의 기상이 함께하니 천하의 명당인 듯합니다.

뜨거운 햇살과 맞대며 곱게 피어나는 꽃을 넋을 놓고 바라보면 저도 분홍빛에 물들어 갑니다.

동춘당 공원에는 연못이 세 군데가 있으며 수련도 많이 피었고, 잉어와 거북이도 살고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찾기도 합니다.

도랑물이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까지 들리니 요즘처럼 폭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역사공원으로 불리고 있는 동춘당공원 안에는 대덕마더센터 북카페 노리와 대전 무형문화재 전수회관까지 있습니다. 많은 다양한 모임이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동춘당 소대헌. ·호연재 고택은 대전시 대덕구 동춘당로 70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차장도 있지만 시내버스 103, 311, 314, 617번을 이용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