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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행/역사유적

옛충남도청사 도지사실, 근대 대전의 역사를 품다

 

충남도청은 1896년 충청남도가 탄생한 이래 공주에 있었으나 일제의 식민정책으로 1932년 10월 대전으로 이사하였다. 공주는 1603년(선조 36)부터 1932년까지 329년동안 충청도의 중심도시로 그 역할을 다하였다. (중략)

2012년 12월 충청남도는 80년 간의 대전청사시대를 마감하고 내포신도시로 이전하였다.

 - 충청남도 /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충청남도 옛 청사, 그리고 옛 도지사실」 중에서

 

 

 

 

따스한 봄볕 아래 옛 충남도청입니다.

 

이곳 2층에는 충청남도의 도지사가 도정업무를 수행하던 옛 도지사실이 있습니다. 2012년 12월 26일까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근무했던 그 모습 그대로, 2013년 10월부터 국민의 문화공간으로 개방되었습니다. 알고 계신가요?

 

충남도청의 대전 80년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곳에서, 누구나 편하게 들러서 둘러보고 쉬어갈 수 있음을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여, 대전의 뚜벅이 고기자가 소개합니다. 게다가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없는 깜짝 전시도 열렸다는 말씀!

 

 

 

 

중앙 출입구에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얼마나 열심히 갈았는지 난간에 이음새가 전혀 없답니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의 피땀이 서렸을까요. 옛 충남도청사로 들어서면, 먼저 85년 된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눈이 부십니다. 당시 충남도청의 권위를 보여주는 설계라고 합니다.

 

 

 

 

드디어 충청남도 옛도지사실 앞에 당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또 무료로 열린 곳이니 주저하지 말고, go go!

 

[출처: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누리집][출처: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누리집 - 옛 충남도지사실 구조 안내]

 

 

#1 옛도지사실

 

① 안내실

처음 들어서게 되는 안내실은, 예전에 도지사 비서실이었다고 합니다. 이 곳에는 여러가지 안내 자료들을 볼 수 있고요, 옆의 터치스크린은 충남의 역사, 충남도청과 역대 도지사에 대한 소개를 보여 줍니다.

 

16대 김수학 도지사는 지금의 초등학교인 보통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면사무소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하여 국세청장까지 역임한 분이래요. '개천에서 용 났다'는 속담의 표본입니다. 또 관람시간 내내 상주하는 문화해설사가 있어 도지사실과 충남도청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내력을 들을 수 있습니다.

 

⑥ 전시실

안내실의 오른쪽 방은 도지사 비서실장실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특별전시실로 바뀌어, 1980년대 이전까지 충남도청 공무원이 직접 썼던 타자기며 인장, 전화기, 계산기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끼리 나이로 서열을 정할 때 하는 말이 있지요? "야, 민증 까 봐!"

그 '민증'이 뭔 줄 아세요? 주민등록증? 아니아니요~~ 바로 '도민증'이랍니다.


1968년 5월, 주민등록증이 의무 발급되기까지 각 도의 규칙에 따라 도민에게 발급되었던 이 도민증이 신분증명서였다고 합니다. 저도 해설을 듣고 처음 알았답니다. 허니 꼭, 열정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문화해설사와 함께 관람하시길 강추합니다.

 

[사진설명 ; 첫번째 줄은 안내실 전경, 그 아래 두 줄은 전시실 전경입니다.]

 

 

② 접견실

다시 안내실을 가로질러  이곳에 들어서니, 고급스런 접견장소입니다. 비록 복제품이지만 충남의 대표 문화재인 백제금동대향로와 무령왕릉 석수가 있고, 3대 성낙서 도지사를 임명한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큼지막한 임명장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1932년 10월까지 옛 충남도청사를 거쳐 간 도지사는 총 43명,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안희정 도지사까지 31명의 도지사가 근무했다고 합니다. 벽면에는 이 31명의 도지사 사진과 근무기간을 정리해 놓았는데, 심대평 지사처럼 여러 번 역임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인과 미군, 또 육군사단장이 부임하기도 했던 곳, 임명직에서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으로 도민이 직접 뽑은 선출직이 근무했던 곳, 바로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역사도 함께 더듬어 봅니다.

 

③ 도지사 집무실(A)과 ⑤ 테라스

간부회의 등 도정업무를 했던 집무실(A)은 특별한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문을 열면 작은 정원이 꾸며진 테라스로 나갈 수 있습니다. 85년 전 그 모습 그대로, 대전역까지 이어지는 중앙로의 상전벽해를 목격했겠지요.

 

 

[사진설명 : 윗줄은 접견실 전경, 아랫줄은 도지사 집무실(A)와 테라스]

 

 

④ 도지사 집무실(B)

여기는 도지사의 개인 사무공간으로 도정을 연구하고 휴식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여민동락-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하다'라는 뜻으로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맹자께서 이른 것이라 합니다. 이 글을 쓴 서예가의 성함은 잊었으나, 충남도지사가 매일매일 이 고사성어를 보며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으리라 믿습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쓰던 명패는 신청사로 옮겨졌고, 이곳에는 새것이 있습니다. 글씨체 낯익으시지요? 소주 '처음처럼'으로 익숙한 바로 그 글씨체 맞습니다. 신영복 교수가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인연으로 새 명패에 남겼다고 합니다.

이 집무실에 작지만 귀한 전시가 열렸답니다.

 

 

 

#2 『엽서 속 역사의 편린』전

 

평창올림픽 기념주화처럼, 기념주화나 기념우표는 국가적으로 또 국제적으로 뜻깊은 사건이나 행사가 있을 때 특별히 만듭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조선이 일본과 병합되어 얼마나 근대화되고 있는지 널리 알리고자 기념엽서를 발행했다고 합니다.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오얏꽃으로 장식된 사진 속 인물, 제복을 입고 있는 이 분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십니다.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고종 황제가 강제로 퇴위되고 1907년 일제에 의해 즉위하셨던 비운의 인물입니다. 이 '한국황제폐하어진영'을 비롯하여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일제강점기의 기념엽서들은 충남역사박물관의 소장자료라고 합니다.

 

'관제 기념엽서'란?

기념엽서는 특정한 정치적 사건이나 경축할 만한 날을 기념해 발간하는 엽서이다. 특히 관제 기념엽서는 주로 국가적 행사나 정책을 선전하기 위한 근대적 의식의 산물이었으며, 제국주의와 국가주의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됐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제국의 억압과 저항의 사회사, 2011. 2. 28., 민속원)] 중에서

 

몇 가지 엽서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이 얕아서 그냥 혼자라면 대강대강 보았을텐데, 다행히도 서구평생학습관 한국사지도사 선생님과 동행하여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답니다.

 

 

 

 

첫번째는 순종 황제의 즉위 기념엽서입니다. 두번째 엽서의 주인공은, 일본이 4세기에서 6세기에 한반도 남부지방을 다스렸다는 임나일본부설의 신공왕후입니다. 일제가 한반도 침략을 정당화한 인물이기도 하답니다.

 

세번째는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하는 박람회 기념인데, 우리나라 기생을 그려넣어 조선은 약하고 여성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합니다. 네번째는 2대 조선총독이었던 하세가와 요시미치, 다섯번째는 안중근 의사에 의해 하얼빈에서 죽은 이토 히로부미입니다.

 

 

 

 

경성에 지었다는 조선호텔 기념엽서부터, 번잡한 시장이 넓게 잘 정리되었다고 비교하는 사진엽서, 마루에서 책상도 없이 공부하는 서당과 제대로된 교실에서 공부하는 보통학교를 비교하는 사진엽서까지, 일본의 식민지 정책으로 조선이 근대화 되고 있음을 선전하는 것이랍니다. 지금은 씨가 말라보린 명태잡이 사진도, 겨우 어린 티를 벗은 아이들이 기계식 공장에서 일하는 사진엽서도 있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분명 근정전인데, '조선박람회 식장'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경복궁에서는 각종 박람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식민지 조선의 변모된 모습을 전 조선인에게 각인시킨 행사가 ‘조선박람회’였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식민지 통치의 정당성과 업적을 알리기 위한 개최한 것이지요.

 

근정전, '왕은 부지런히 정치하라'는 뜻으로 정도전이 지었고 국가의 중대한 의식을 거행한 경복궁의 중심인데, 일제 강점기에는 어좌에 총독이 앉아서 박람회 시상을 했다고 합니다. 또 이 때부터 전국 곳곳에 있는 문화재들을 끌어보아 총독부와 조선박람회장이 된 경복궁 곳곳을 장식하게 했답니다.

 

이 밖에도 국내 명승과 사적 엽서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갈 수 없는 평양 을밀대와 금강산이 당시 일본인들의 여행지로 소개되었답니다. 이렇게 문화재 사진이 담긴 도록은 이후 도굴과 약탈의 안내지도처럼 쓰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문화재를 복원하는 근거 자료로도 삼는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많은, 아니 수량은 적지만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엽서들이 있습니다. 짧은 이 전시가 끝나기 전에, 꼭 한 번은 들러 보셨으면 합니다. 저부터도 잘 몰랐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작은 엽서전을 통해 배웠습니다.

 

<엽서 속 역사의 편린 전시> 

장 소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 2층 충청남도 옛 도지사실

○ 일 시    2017. 03. 07.(화) ~ 2017. 03. 24.(금)

 

3월 봄날, 군산으로 강경으로 근대문화유산 여행을 계획하셨나요? 일제강점기에 가장 일본식으로 꾸며졌었다는 대전, 그리고 옛 충남도청사가 바로 그 현장입니다. 옛 충남도지사실 테라스에서 광합성을 하고, 대전역까지 이어지는 중앙로를 따라 걸으며 원도심의 맛집을 발견하는 재미를 누려보심이 어떠세요?

 

 

 

 옛 충남도청사 관람안내

 

 관람시간

 3~10월 09:30~17:30

 

 11월~2월 10: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1일 및 기타 사유 발생시

 관람요금

 무료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01 옛 충남도청(2층 옛도지사실)

 안내 및 전시해설문의

 042)226-8385

 

 교통안내

 

 버스

 급행1번, 101번, 103번, 201번, 202번, 314번, 613번, 614번, 701번

 지하철

 1호선 중구청역 4번 출구 

 기차

 대전역에서 하차 후, 지하철 이용 혹은 중앙로따라 도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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