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싯적만 해도 '암'은, 주말연속극 주인공이어야 걸리는 희귀질환이며 불치병이었죠. 이제는 국내 사망원인 1위가 될 만큼 흔해졌지만, 그간의 의학기술 발달로 완치 확률도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는데요, 가위로 싹뚝 잘라내듯 유전자를 편집해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그래서요? '암'을 15년 내 정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게 될텐데, 그만큼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 행복한 고민의 해결법 중 하나가 바로 '평생교육'이 아닐런지요. 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억지로 해야만 했던 학교공부와 달리, 내 삶을 보다 풍요롭게 채우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공부. 그래서 평생교육의 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그래, 난 아직 늦지 않았어.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고 다짐합니다.
11일 오전 11시, 처음과 으뜸을 뜻하는 숫자 '1'이 모인 의미있는 날, 의미있는 시간에 서구 평생학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대전의 다섯 개 구 중에서 가장 늦게, 또 가장 작게 시작한답니다.아직은 독립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탄방동에 자리잡은 서구문화원 4층을 빌렸지만, 만년동민인 저로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죠. 구립 도서관과 주민센터, 문화센터 등 서구 안에만 370여 개의 평생교육공간이 있대요. 이들의 중심이 되어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하니 정말 기대됩니다.
첫 강의는 정유년 새해와 함께 1월 2일부터 시작했는데요. 저는 '한국사지도사'와 '교양세계사' 두 과목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그저 외우기만 하는 역사가 재미없어서 이과를 선택했는데,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리고 역사란 것이,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인지라 알면 알수록 참으로 흥미진진합니다.
아, 서구 평생학습원이 개원했는데, 왜 '서구 평생학습관' 프로그램을 소개하나 싶으시죠? 저도 평생학습원인지 평생학습관인지 헷갈려서 관계자께 살짝 여쭤보니, 서구 평생학습원이 중심기관이고 그 아래에 서구 평생학습관을 비롯한 4개의 도서관 등 하부 기관이 운영되는 거래요. 정리하자면 서구문화원 건물 안에 서구 평생학습원 사무실이 마련된 것이고, 더불어 같은 장소에서 서구 평생학습관까지 운영하는 거지요. 제가 잘 말씀드렸나요?
◇ 대전광역시 서구 평생학습관이 궁금하세요?
게다가 서구 평생학습원은 탄방역 5번 출구에서 3분 거리에 있다보니 세 아이의 엄마인 저는 알찬 혜택을 받거든요. 아이가 셋 이상인 다자녀 가정 부모에게는 대전광역시에서 '꿈나무 사랑카드'를 발급해 줍니다.
이 귀한 물건이 있으면, 대전도시철도가 '공짜'지요. 또 서구평생학습원의 43개 강좌 중 2과목이나 수강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답니다. 대전시민대학과 여성가족원 등에서도 수강료 할인 혹은 무료 혜택이 있지만, 뚜벅이인 제게는 집도 가깝고 지하철역도 가까운 곳이 최고죠.
◇ 대전광역시의 다자녀가정 혜택이 궁금하시다면, 들러보세요!
http://www.daejeon.go.kr/drh/DrhContentsHtmlView.do?menuSeq=3143
수요일이었던 이 날도, 오전 수업을 마친 저를 포함하여 여러 수강생들이 개원식 현장을 함께 했습니다.아름다운 음악공연으로 시작하여, 개원하기까지의 감회를 소개하고 개원을 축하하는 여러 내외빈들의 말씀이 오갔지요.
그리고 현판 제막식도 했습니다. 이런 장면은 뉴스에서나 봤는데, 제가 소셜미디어기자단이 되어 요런 구경도 해봤네요.
서구평생학습원의 첫 교육은 지난주부터 시작하였고 4월까지 계속됩니다. 1년에 3번, 1월·5월·9월마다 개강하니 4월·8월·12월마다 미리 신청하시면 되겠죠?
가장 궁금하실 수강료는 월 1만원입니다. 참,착하죠? 참, 다른 평생학습기관과 달리 어른이 그 교육대상입니다. 그렇다면, 23개동 49만 서구민들 중 39만 명(이 기회에 통계자료까지 찾아봤네요.)을 위한 행복한 배움터가 되겠죠?
아직 지도검색이 안되지만, 서구문화원을 찾으시면 됩니다. 궁금하실 때 전화문의(☎ 042-611-6461~4)를 하시면, 아주 친절하게 해결해 주시네요.
좋은 글귀들을 하나씩 품고 서구 평생학습원 현관을 지키고 있는 장독들입니다.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답니다. 여러분의 새해도 알차게 흘러가길 바랍니다.
